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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SMR 경쟁력 점검]다년간 원전 노하우 쌓인 현대건설, 상용화 '속도전'②홀텍 공동 개발 'SMR-160' 美 원자력위원회 인허가 절차, 지분투자 '아직'

성상우 기자공개 2023-03-23 09:58:04

[편집자주]

SMR은 대형 건설사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미래 먹거리 '원픽' 사업이다.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 생산 체계에 걸맞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잠재 시장 규모가 막대하다. SMR 시장은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맞물려 폭발적인 도약기를 맞이할 분위기다. 사업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경쟁력은 각각 어느 정도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0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원전 사업 역사가 가장 길다. 자연히 시공 경험도 가장 많다. 한국형 대형원전 34기 중 22기를 현대건설이 지었다. 국내 첫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첫 해외 수출 사례가 현대건설 손에서 이뤄졌다. 과거 사업 이력만 놓고 보면 국내 건설사 중 ‘톱’이라 부를 만하다.

과거의 경험과 기술 수준이 원전 신사업에도 어느 정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현대건설은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신사업으로 꼽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서도 경쟁사 대비 한 발짝 앞서 있다. 이 부문에서 아직 압도적인 강자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과거 사업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 수준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美 홀텍과 'SMR-160' 공동 개발, 상용화 속도 가장 빨라

현대건설은 원전 신사업을 크게 다섯가지 부문으로 진행 중이다. SMR을 비롯해 △대형 원전 △원전 해체 △해체 후 부지복원 △원자력 설계다. SMR 뿐만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시대를 맞아 생길 수 있는 원전 관련 신사업 분야 전반을 커버하겠다는 구상이다. 원자력 에너지 생산 체계가 SMR로 옮겨갈 경우 나타날 수 있는 기존 대형 원전 해체와 부지 복원 등에서도 공격적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다.

그 중 가장 핵심인 SMR은 각 국가별 여건 상 대형원전을 설치하지 못하는 지역을 노릴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대형 원전의 경우 해안가에 접해 있어야하고 건설 및 유지·관리 등에 상당 수준의 기술 및 자본이 요구되지만 SMR은 그런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히 지리적·경제적으로 대형원전 건설이 어려운 유럽 내륙 국가나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 등에서 SMR에 대한 잠재 수요가 높다. 최근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자립을 원하는 국가들이 생겨난 것도 SMR 시장을 키우는 기폭제가 됐다.

현대건설은 2021년에 이미 미국 원자력 기업 홀텍인터내셔널(Holtec International)과 SMR 개발 및 동반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놓은 상태다. 홀텍과 함께 개발 중인 SMR-160 모델은 160MW급 경수로형 소형모듈원전으로서 사막, 극지 등 지역·환경적 제한 없이 배치가 가능한 범용 원전이다.

이 모델은 후쿠시마 사태 및 테러 등과 같은 잠재적 가상 위험 시뮬레이션을 거쳐 미국 에너지부의 ‘차세대 원전 실증 프로그램’ 모델로 선정됐다. 현재 캐나다 원자력위원회(CNSC)의 원자로 설계 예비 인허가 1단계를 통과했으며 미국 원자력위원회 (USNRC)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로선 상용화에 가장 근접해있는 모델이다. 현재 미국 뿐 아니라 유럽지역을 포함한 15개국을 대상으로 공동 진출을 검토 중이다. 현대건설의 SMR 사업이 원전 강국인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뒤 글로벌 전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원자력사업단 2000년대 초반부터 유지, 최영 단장 '총괄'

현대건설 내부에선 원자력사업단이 원전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형 대형원전을 활발히 지었던 2000년대 초반부터 있었던 조직이다. 건설사들이 갖추고 있는 원전 관련 사업 조직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조직이라 할 수 있다. 탈원전 바람이 불고 원전 사업이 부침을 겪으면서 다른 상위 조직으로 옮겨지기도 하고 축소·개편되기도 했지만 조직을 없애지는 않았다. 과거 사업 경험과 기술을 신사업 시대에도 계속 계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원자렵사업단 수장은 최영 단장이다. 신고리원자력 3, 4호기 현장소장과 UAE 원전 건설공사 현장소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UAE에서 공사를 진두지휘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 이해도와 관리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무보를 거쳐 상무로 승진한 시기도 UAE 근무기간과 겹친다. 1965년생으로 경희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현대건설에 입사해 31년간 근무한 정통 현대맨이다.

현대건설은 현재까지 해외 기업에 투자를 한 내역은 없다. 자본 투자보단 기술 협약과 공동 사업 추진 등을 통해 실제 수행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업 영역이 기재자 생산보단 발전소 건설 및 관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원전 건설 경험으로 내재돼 있는 기반 기술도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지분 취득을 통한 원천 기술 확보가 그리 시급한 상황도 아니다.

SMR 사업 공략 방식은 건설사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각사의 강점과 자본 여건 등을 감안해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과거 사업 경험과 기술력, 자본력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인 고려하더라도 가장 국내 건설사 중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게 사실이다. 가장 상용화에 가깝게 근접해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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