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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K-가전 기술]위닉스, 50년 탑티어 '열교환기'의 힘③제습기·공청기 핵심부품 첫 국산화 성공, 미국·일본 수출 봇물…'부품-제품' R&D 투트랙

화성(경기)=손현지 기자공개 2023-03-28 12: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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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가 소비 절벽에 부딪혔다. 위기를 타개할 방법은 뚝심 있게 개발해온 '기술' 경쟁력과 오랜 기간 다져온 '제조 공정' 노하우다. 불황 속 고군부투하고 있는 국내 생활가전·보일러 10곳 업체를 선정해 생산현장과 연구개발(R&D) 현장에서의 생생한 노력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닉스는 국내에선 '뽀송'이란 제습기 브랜드로, 미국에선 공기청정기로 유명한 기업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가전제품 회사로만 여기기 쉽지만 제조업계에선 부품회사로 더 통한다. 특히 자체 생산한 '열교환기' 부품은 삼성전자 뿐 아니라 파나소닉, 샤프 등 글로벌 기업에도 공급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위닉스의 지난 50년 역사도 열교환기 부품 개발과 함께 시작됐다. 열교환기는 제습기, 공기청정기, 에어컨, 냉장고 등 대부분 생활가전의 '원천'이 되는 기술이다. 국내에서 열교환기를 자체 생산하고 수출까지하는 기업은 위닉스가 유일하다.

◇위닉스 지탱한 원천기술…'열교환·헤파필터' 국산화

"50년을 이 기술로 먹고 산 것 같습니다."

지난 17일 위닉스 화성공장에서 만난 임직원들도 부품 기술력을 설명할 때 만큼은 자부심이 느껴졌다. 창업의 모태였던 열교환 원천 기술력은 지금도 국내에선 압도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위닉스 제습기, 공기청정기에 탑재될 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으로의 수출 비중도 높다.

*위닉스 화성공장에서 사운드캠으로 제품 소음 포지션을 찾아내 측정하는 모습. 화성(경기)=손현지
이날 고경천 제품제조사업부장 전무는 "지금도 차세대 열교환기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TFT)를 운영 중"이라며 "제습기로 축적한 열교환 기술력과 더불어 공기 마찰 손실을 최소화한 펜(Fan), 유로압력 손실 저감 기술을 공기청정기 성능향상에 적용시키는 방향이다"고 설명했다.

위닉스는 1973년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인 윤희종 현 회장이 냉장고에 사용되는 열교환시스템을 자체 개발하며 설립됐다. 유신기업이란 이름으로 출발해 올해로 50년 내내 열교환 부품 분야에선 탑티어 지위를 유지 중이다.

열교환 기술 역량은 단위 면적당 열 교환량을 얼마나 최대로 끌어올리느냐로 판가름 된다. 위닉스는 전열면적 개선, 열교환핀의 전열성능 촉진 형상개발, 동관 내측 형상변화에 따른 고효율의 열 교환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위닉스의 열교환 기술이 탑재된 제습기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쾌거와 함께 '에너지위너상'을 4회 연속 수상했다. 지난 2018년에는 'World Class 300' R&D 지원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위닉스는 열교환기 뿐 아니라 공기청정기에서의 기술경쟁력인 헤파필터(집진)까지 자체 수급하는 구조다. 세트단 중에서 '열교환기', '헤파필터' 두 부품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은 위닉스 뿐이다. 실제로 타사에 비해 '부품' 사업이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체 조직도를 보면 크게 부품사업부와 제품제조사업부 크게 두 부류로 구분된다.
*(왼쪽부터)오재필 위닉스 생산팀장, 양영우 위닉스 R&D본부장(상무), 고경천 위닉스 제품제조시설장(전무), 김규목 위닉스 품질경영팀장. 화성(경기)=손현지
◇메인 R&D 기지 가보니…사운드캠 등 장비, 제품 디테일 비결

화성공장은 메인 생산기지이자 연구개발(R&D)의 중추 역할을 담당한다. 총 4층짜리 건물 중 2층 전체를 위닉스 부속연구소가 사용하고 있는 구조다.

이날 2층 안쪽으로 올라가자 가장 먼저 회로개발팀들이 눈에 띄었다. 팀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개발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위닉스는 제품을 구동하는 제어기술과 회로 로직을 100% 자체 개발한다. 저차압 고효율 헤파필터에 대한 연구도 지속 전개 중이라고 했다.

오른쪽으로는 신제품 개발실도 보였다. 이 층에서 위닉스의 신제품과 부품 개발을 담당하는 팀원들은 총 50여명에 달한다. 연구실에서 만난 한 위닉스 직원은 "원천기술인 열교환기를 바탕으로 한 제습기 덕분에 위닉스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지만 향후 신기술 개발도 주력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공간인지기술을 활용한 제품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위닉스 R&D본부는 총 6개팀으로 구성돼 있다. 제품 개발팀(1, 2)과 대형개발팀, 시스템제어 관련 회로개발, 스마트홈 개발팀, 특허 담당 기술지원팀 등으로 이뤄져있다. R&D 인력 중 신기술 전담인력은 12명이다. 이들은 산업계, 학계와 합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위닉스가 다양한 환경 조건 속에서 제품이 정상 작동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항온항습시험, 열충격시험 등을 수행하는 모습. 화성(경기)=손현지
3층으로 올라가자 '제품 품질검사실'이 있었다. 열충격시험기나 항온항습기 등 거대한 기계들이 눈에 띄었다. 여기는 습도, 온도에 따른 환경시험, 열충격과 진동시험 등 외력을 가할 때 제품 기본 성능에 변화가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는 곳이다. 개발 중인 제품의 문제점을 사전에 필터링해내고 개선하는 작업을 담당한다.

층 다른 한켠의 '제품 소음 측정실'도 시선을 사로 잡았다. 안쪽 실험실에서 위닉스의 제품과 '사운드캠'이란 이름의 검정색 별모양 기구가 있었고 연구실 직원 한명이 모니터를 심도있게 분석 중이었다. 모니터 상으로 제품 소음 발생 부위가 붉은색으로 감지되고 있었다.

사운드캠은 제품 소음 지점을 가시화시키는 첨단 장비다. 위닉스 연구실은 개발 과정에서 이 장비를 활용하면 사전에 해당 부위에 보완 장치를 부착한다던가 설계를 바꿔 제품 소음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위닉스는 현재 2개의 전용 시험설비를 운영 중이다. 국내의 제습기 제조사에서 제습기 전용 챔버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위닉스가 유일하다. 일부 기업에서는 에어컨용 성능시험설비를 이용하여 성능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AHAM의 제품 평가 기준에 상응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제습기는 미국에서 처음 상용화됐기에 미국에서 처음 제품을 평가하는 기술기준이 정립됐다. AHAM에서 정의하는 평가방법을 동등하게 적용하기 위해 위닉스는 2009년 제습기전용 성능시험설비를 최초로 도입했다.

2015년에는 공기청정기성능시험실을 AHAM 기준으로 구축했다. 이러한 전용 설비도입과 더불어 각 제품별 4대 기술경쟁력 인자를 선정하여 해당 인자의 세부기술 내용을 개발하는 TRM을 수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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