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펨트론 투자한 '덕인의 20억', 나비효과된 사연은 2015년 워크아웃 위기서 천금 투자, 가치 320억+검사장비 양사 시너지↑

조영갑 기자공개 2023-03-30 08:14:23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8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T(표면실장) 검사장비 제조사 펨트론이 반도체, 이차전지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2015년 펨트론에 투자한 '덕인'의 안목이 재차 주목 받고 있다. 당시 투자한 20억원으로 대주주 자리를 꿰차는 동시에 지난해 펨트론의 상장을 거치며 지분가치를 약 320억원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적 교류 역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펨트론은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유상증자 공모를 거치면서 지분율이 일부 희석, 지난해 말 기준 덕인 31.16%(332만주), 유영웅 펨트론 대표 8.72%(93만주) 등의 지분구조를 보이고 있다. 덕인, 유 대표, 조철훈 전무, 조항석 상무 등은 모두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3년 간 '락업(공동목적보유확약)'이 걸려있다. 덕인은 대전에 소재한 3차원측정기, 레이저 장비 제조사다.

펨트론은 검사장비 전문 제조업체다. 현대자동차, 메디슨 연구소 등에서 근무한 유영웅 대표가 2002년 설립했다. 산업 제조 라인에서 납 도포 및 치수, 불량여부를 고속으로 판별할 수 있는 3D 정밀측정 검사장비를 개발해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광학계 카메라를 활용한 머신비전 기술과 AI 딥러닝 소프트웨어(SW)를 토대로 SMT, 반도체 생산라인, 이차전지 산업 등에 장비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펨트론은 지난해 코스닥 시장 안착과 더불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겹경사를 맞았다. 공모가 밴드 하단인 8000원에 공모가를 확정, 목표액 보다 적은 규모의 공모자금(88억원)을 조달했지만,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29.1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불황 국면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더불어 지난해 글로벌 고객사 군을 확장하고, 신규 장비(반도체 후공정, 이차전지 리드탭 검사장비)를 런칭하면서 실적 역시 돋보였다. 지난해 매출액 612억원, 영업이익 6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5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주주 덕인은 약 16억원을 지분법이익으로 챙기게 됐다.

양사의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대전에 소재한 검사장비 제조사 덕인은 지난해 계열사 펨트론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면서 "지분가치가 폭등한 것은 물론이고, 실적이 꾸준하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덕인 내부의 분위기가 매우 밝다"고 말했다.

펨트론과 덕인의 연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내 주요 고객사향 3D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펨트론은 고객사가 장비 도입을 전격적으로 취소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신규장비 R&D를 위해 금융권 차입을 대거 끌어왔으나 매출로 연동되지 못한 까닭이다. 이 때문에 펨트론은 워크아웃(채무조정)을 신청했고, 이 소식을 거래처 중 하나인 덕인이 듣고 20억원을 투자해 준 것이 연의 시작이었다.

당시 덕인은 펨트론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331만7122주를 20억원에 인수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603원이다. 채무로 인해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펨트론의 상황 덕에 덕인 입장에서는 헐값에 회사를 인수한 셈이다. 당시 유상증자로 덕인은 펨트론의 지분 34.76%를 확보, 새 대주주로 올라섰다. 기존 대주주인 유 대표는 대규모 희석 탓에 지분율이 9.73%로 줄어들었다.

결과적으로 덕인으로부터 유치한 '20억원' 덕택으로 펨트론은 금융권 차입을 변제하고, 워크아웃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펨트론의 신용등급은 BB-(NICE 디앤비) 수준이다. 펨트론은 2015년 이후 SPI, AOI 등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지속적으로 매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펨트론의 기술력을 알고 있었던 임재선 덕인 회장 입장에서는 좋은 회사를 싸게 인수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 평했다.

덕인이 투자한 20억원은 펨트론의 상장을 거치며 약 16배 가량 불었다. 27일 종가 기준(9540원)으로 덕인이 보유한 펨트론의 지분가치는 316억원이다. 펨트론의 주가가 올 초 5000원 대의 저점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올 하반기 이차전지 신규 검사장비의 출하가 예상되는 만큼 지분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계약 이후 양사는 지속적으로 결속을 다져오고 있다.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기는 하지만, 단순한 SI(전략적 투자자)를 넘어 양사의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관계를 맺어왔다는 평가다.

덕인은 펨트론의 창업주 유 대표의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으면서 기술교류도 진행하고 있다. 펨트론은 지난해 약 3000만원의 덕인향 매출이 발생했다. 계약 당시 설정한 유 대표의 태그얼롱(동반매도권), 우선매수청구권 역시 피인수기업에 대한 예우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덕인 역시 2021년 연결 매출액 490억원, 순이익 27억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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