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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와 ‘이례적’ 직접 소통, 확 달라진 SK그룹 주총 경영진, 성과·투자 계획 PPT에 질의응답까지

정명섭 기자공개 2023-03-31 16:53:38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0일 19: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주주 대상 간담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29일 SK㈜ 정기 주주총회 현장. 30분간 진행된 주주총회가 끝났지만 장동현 부회장, 이성형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경영진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가 예정됐기 때문이다.

매년 3월에 상장사들이 여는 정기 주주총회는 상정 안건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고 마무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경영진들은 자리를 뜨기 바쁘다. 주주들이 찾아오기 어렵게 교통편이 불편한 곳에서 주총을 열거나, 의도적으로 지방에서 주총을 여는 기업도 있다. 특히 주가가 부진하거나 주주환원책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일수록 소액주주들과의 접촉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SK㈜ 주가는 최근 3년 새 가장 낮은 16만~17만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SK㈜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기관투자자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만 진행하는 기업설명회를 이번에 처음 열었다. SK㈜는 “회사의 핵심 전략인 ‘파이낸셜 스토리’를 소액주주에게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재무성과뿐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을 담은 전략을 말한다.

29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 정기 주주총회 현장.

이날 기업설명회에는 장동현 부회장과 이성형 CFO, 김양택 첨단소재투자센터장, 김무환 그린투자센터장, 김연태 바이오투자센터장, 유경상 디지털투자센터장이 번갈아 단상에 올라 2022년 투자 성과와 2023년 경영 방향, 투자 계획을 설명했다.

이들은 주주들의 질문에도 직접 답했다. 주주들은 떨어진 주가에 불만을 토로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회를 찾아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간담회는 총 50분간 진행됐다.

30일 주총을 개최한 SK이노베이션도 같은 방식의 간담회인 ‘주주와의 대화’를 열었다. SK이노베이션도 일반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준 부회장과 김양섭 CFO가 참석했고 핵심 자회사인 SK온의 지동섭 대표, SK지오센트릭 나경수 대표가 배석했다.

김준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 카본투그린 사업전략, 김양섭 CFO는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지동섭 사장은 수익성 개선 목표와 전략, 나경수 대표는 폐플라스틱 재활용과 관련한 사업 계획을 소개했다. 이들의 발표는 1시간가량 진행됐고, 이후에 약 40분간 주주와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같은 날 열린 SK스퀘어 주총에서도 박정호 부회장은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약속했다. 그는 “주주들이 자유롭게 찾아와 궁금한 걸 물어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호 부회장이 약속을 이행하면, SK스퀘어는 상장사 중 주주 전용 공간을 만든 첫 번째 회사가 된다.

지난 28일 주총을 열었던 SKC는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총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이에 SKC 주주는 박원철 사장이 작년 성과와 올해 경영 방침에 대해 보고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온라인으로 볼 수 있었다. 박원철 사장은 사전에 접수한 주주들의 질문에 대해 현장에서 직접 답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에 주주 행동주의가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소액 주주들은 기업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거나 주주환원도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시장, 주주와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면 소통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SK그룹 관계자는 “최근 소액주주들의 주주 권리 행사가 활발해지면서 회사가 (주주들과) 소통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면서도 “간담회를 정례화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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