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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채권평가 돋보기]한신평, 무디스 손잡고 '글로벌 스탠다드' 입혔다④국내 신평사 중 '최초' 평가…조병준 실장, 해외 사례분석 역량 강점

이정완 기자공개 2023-05-23 13:54:34

[편집자주]

202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개화한 ESG채권 시장은 지난해 금리 인상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녹색채권을 중심으로 ESG채권 발행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만큼 신용평가사도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전망하는 ESG채권 시장과 회사별로 갖춘 평가 역량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09: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신용평가사 중 처음으로 ESG채권 평가를 실시한 곳이다. 모회사인 무디스(Moody's)와 협업해 글로벌 ESG채권 트렌드 파악에 적극 나선 덕이다. 이렇게 얻은 정보를 ESG채권 발행을 시도하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눈높이에 맞게 전달하며 시장의 신뢰를 형성하는데 집중했다.

ESG실장도 해외 연구 경험이 풍부한 인물에게 맡겼다. 선진 금융시장의 구조화금융 사례를 오랜 기간 살펴온 조병준 실장이 ESG 조직이 본격적으로 꾸려졌을 때부터 이끌고 있다.

◇모회사 발맞춰 ‘선제적’ 진출

조병준 ESG실장(사진)은 더벨과 인터뷰에서 "채권 평가와 조직 구성은 독립적으로 이뤄지지만 무디스와 국내외 동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무디스가 ESG채권이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고 여겨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만큼 동일한 방향성을 이어가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ESG 금융인증 평가방법론을 만들 때 무디스의 평가방법론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무디스의 지분 100% 자회사다. 조 실장의 설명처럼 한국신용평가는 무디스와 공동주최 컨퍼런스를 개최해 ESG채권 발행과 관련해 정보 공유는 물론 투자자와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019년부터 TF(태스크포스)팀 형태로 ESG 평가를 준비했다. 2020년 10월에는 한국중부발전이 발행한 지속가능채권으로 첫 평가 실적을 쌓았다. 글로벌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ESG 투자가 확대되자 2021년 5월 독립된 ESG팀을 신설했다. 지난해 ESG실로 한 단계 격상됐다.

조 실장은 2021년 별도 조직으로 승격됐을 때부터 팀을 이끌었다. 2002년 한국신용평가에 입사한 그는 2010년 구조화평가본부로 자리를 옮겨 미국, 유럽 등 해외 부동산 시장의 구조화 금융 상품을 주로 분석했다. 그는 "구조화 상품을 평가하며 수많은 영문 계약서나 영문 자료 등를 분석했다"며 "이런 강점을 ESG채권 평가에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에는 ESG실에 인력 충원도 있었다. 올해 초 한국형 녹색채권 가이드라인 시행에 따라 외부 검토기관으로 등록을 받으려면 환경 전문인력이 필요했는데 이를 충족시켰다. 새로 합류한 오규림 연구원은 한국환경연구원에서 5년 가량 환경 변화가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연구 경험을 쌓았다. 정책 연구를 하다 보니 실무적인 변화를 이끌고 싶어져 이직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글로벌도 '녹색채권'이 핵심…갈라파고스화 벗어나야

ESG채권 중 최근 들어 다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영역이 녹색채권이다. 지난해 환경부가 한국형 녹색채권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발표하면서 기업에서도 이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3월에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시 지원금을 제공하는 사업도 있었다.

지난해 녹색채권 발행이 대폭 줄어들면서 정부 차원에서 활성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조 실장은 "지난해 전체 ESG채권 발행액 감소 폭보다 녹색채권 발행액 감소 폭이 컸다"며 "거시경제 환경 변화를 고려해도 녹색채권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3월 발표한 '2022년 ESG채권 발행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녹색채권 발행액은 5조8610억원으로 전년 12조4590억원에 비해 53% 줄었다. 반면 지난해 전체 ESG채권 발행액은 42조2754억원으로 2021년 52조3035억원에 비해 19% 감소하는데 그쳤다.

조 실장은 "ESG채권은 세계적으로 살펴봐도 사회적채권이 주류가 아니라 녹색채권이 핵심"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ESG채권 시장에서 갈라파고스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긍정적인 점은 환경부 지원사업을 계기로 기업의 발행 시도가 늘었다는 것이다. 조 실장은 "해외 사례를 봐도 녹색채권의 그리니엄(Greenium·Green+Prenium)은 거의 없어지는 추세"라며 "정부 지원 사업은 충분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공기업 발전 자회사, 전기차 배터리 소재·부품사 등과 평가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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