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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를 움직이는 사람들]첫 내부 출신 CEO 문동권 사장 "조직 문화 혁신 결실"①직접 찾아가는 현장 소통…플랫폼 기업 진화 목표

이기욱 기자공개 2023-06-05 07:34:54

[편집자주]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부동의 1위 회사다. 단순 실적뿐만 아니라 앱카드, 플랫폼 사업,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부문에서도 늘 앞장서며 업계를 선도해 왔다. 극심한 불황이 예상되는 올해 업계의 시선이 신한카드에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 신한카드는 최초 내부 출신 CEO를 맞이하며 플랫폼 기업으로의 또 다른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이 신한카드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질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3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업의 한계를 넘어 플랫폼 회사로의 진화를 늘 천명했다.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의 혁신이 있어야 한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사진)은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최초의 내부 출신 CEO다. 올해 1월 많은 기대 속에 사장 자리에 오른 그는 아직까지 내부 임직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 사장은 취임 후 임직원들과의 소통, 조직 문화 혁신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플랫폼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조직이 혁신적이고 발 빠르고 애자일(agile)스럽게 변화해야 한다"며 "개방적인 의사소통 문화가 갖춰지도록 조직 문화 혁신에 대해서 제일 많이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CFO 경력만 4년…"재무전문가 역량 자신"

문 사장은 1968년 출생으로 경쟁 카드사 사장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다.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은 1965년생이며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과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은 모두 1964년 출생이다. 8개 카드사 CEO 중 문 사장보다 나이가 어린 이는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1972년)가 유일하다.

임영진 전 신한카드 사장과 비교해도 이른 나이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임 전 사장은 만 56세에 선임됐으며 문 사장은 두 살 어린 만 54세에 선임됐다. 현재 신한카드 부사장, 그룹장 대부분이 문 사장과 나이가 같거나 많다.

문 사장은 성도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6년 LG그룹에 입사했다. LG카드 시절 리스크관리팀장과 경영관리팀장 등을 지냈으며 신한카드 통합 후 경영관리팀 부장, 상품 R&D센터 부장, 전략기획팀 부장을 역임했다.

그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재무 전문가'다. 영남BU(Business Unit) 본부장을 지내며 영업 관련 경험도 두루 쌓았지만 신한카드에서의 주요 이력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평가된다.

문 사장이 신한카드의 CFO로 선임된 때는 2019년이다. 당시 첫 연임에 성공한 임 전 사장은 문 사장을 경영기획그룹장 상무로 전격 발탁했다. 2021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임 전 사장의 신뢰를 재확인 했다.

문 사장은 총 4년 동안 CFO로서 임 전 사장을 보좌하며 신한카드의 경영 지표 개선을 이끌었다.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외부 악재가 있었지만 할부금융, 리스 등으로 수익을 다변화하며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2018년말 2조7000억원이었던 할부금융자산은 지난해말 4조3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리스자산도 2조3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세 배 늘어났다. 2018년 5194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6414억원으로 23.5%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회사채 시장 경색 등의 위기 속에서도 359.91%의 높은 유동성 비율을 유지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문 사장 역시 재무전문가로서의 역량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BSPL(대차대조표·손익계산서)의 숫자를 보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파악할 수 있다"며 "실제 성과가 나기 위해서는 사전적으로 몇 개월 전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고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빨리 '어디를 건드려야 (지표가) 움직인다'라는 것을, 그 길목을 잘 파악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조직문화 평가 계열사 중 1위…그룹장 권한 강화 검토 중

취임 이후 문 사장은 빠른 시일 내에 직원들의 목소리를 많이 듣기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 역대 CEO들 중에는 처음으로 직접 운전을 하며 지방에 위치한 모든 지점까지 방문을 마쳤다.

문 사장은 "그냥 어느 한 곳에 모이라고 하면 누구는 오고 누구는 못 오기 때문에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며 "직접 호남 지역의 순천에 가서 봉고차(승합차)를 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지점을 다 방문하면서 천안까지 올라왔고 가서 들은 직원들의 얘기들을 모두 메모했다"며 "메모한 내용을 분류, 정리해서 직원들이 준 과제들을 한 달 반 만에 모두 피드백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내용은 어떻게 처리가 될 것이고, 어떻게 반영이 될 건지 답을 해줘야 신뢰가 쌓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내부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이 내부 출신 CEO로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일선 직원들의 경우 큰 전략 방향보다는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내용을 주로 건의한다. 외부 출신 CEO들은 단기간에 이를 이해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문 사장의 노력에 힘입어 신한카드는 최근 신한금융그룹의 조직문화 인덱스(Index) 평가에서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플랫폼 기업 전환을 위한 조직 체계 개편 작업도 실시할 방침이다.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으로 올해 신용판매 본업의 한계가 예상되는 만큼 신사업을 통한 수익 다변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는 "최근 3~4년간 플랫폼 부문에 씨를 뿌리고 물을 줬다면 이제는 하나 둘 열매(수익)를 구체적으로 걷고 있는 모습"이라며 "하반기에는 그룹에도 그렇고 후배들에게도 그렇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들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 사장은 그룹장들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의 경영 체제 개편도 검토 중이다. 그는 "이나모리 가즈오가 말한 '아메바 경영'을 스터디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아메바 경영은 최고 경영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 각자의 특기를 살리고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기업경영 형태다.

문 사장은 "큰 회사지만 각 부분 부분 단위로 신속하고 기밀하게 움직이면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과 문화를 도입하는데 신경 쓰고 있다"며 "적절한 시스템이 받쳐줘야 하기 때문에 하나 하나 준비하면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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