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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은 지금]가닥 잡힌 '투뱅크' 체제, '비용·인사' 솔루션은②빈대인 회장 '부산·경남은행' 합병 유보, '전산 통합·임원 순환배치' 대안

최필우 기자공개 2023-05-31 08:16:40

[편집자주]

빈대인 회장 취임으로 BNK금융 4.0 시대가 열렸다. 4대 회장인 빈 회장 앞에는 여러 과제가 놓여 있다. 그룹 숙원인 구성원 화합을 이루고성장 불씨를 되살려야 한다. 부산·경남은행 양행 체제 재정비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보강도 필요하다.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첫 단추는 잘 끼웠다는 평이다. 더벨은 빈 회장의 임기 초반 행보와 비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5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통합이라는 중대 과제를 안고 있다. 2014년 경남은행을 인수할 때부터 양행 합병을 염두에 뒀으나 9년 째 '투뱅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전임 회장들은 통합을 추진했으나 지배구조 리스크와 경남은행 구성원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합병을 유보하고 당분간 투뱅크를 유지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통합 이슈에 매몰돼 조직 문화 혁신과 성장 동력 확보 적기를 놓쳐선 안된다는 판단이다. 두 은행의 전산 통일을 타진하고 지주와 경남은행 간 순환 인사로 비효율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전산 유지·데이터 투자 부담, 금융 당국에 쏠린 눈

2014년 10월 BNK금융은 우여곡절 끝에 경남은행을 품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과정에서 경남은행이 매물로 나왔고 BNK금융이 인수전에서 승리했다. 경남은행 임직원과 지역 사회의 극심한 반발에 직면했지만 영업 기반을 부산에서 경남으로 확장할 수 있어 실보다 득이 많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방성빈 부산은행장(좌), 예경탁 경남은행장(우)

인수를 주도한 성세환 전 회장은 급격한 합병이 아닌 '투 뱅크 원 프로세스'를 추진했다. 양행 임직원 겸직을 확대하고 백오피스 업무 기능을 지주에 집중시켜 컨트롤타워를 세웠다. 업무표준화를 전담하는 경영혁신팀과 IT 업무 기준을 수립하는 IT본부도 신설했다. 하지만 2017년 성 전 회장 사퇴로 합병 동력을 상실했다.

5년 간 재직한 김지완 전 회장도 합병 결실을 맺지 못했다. 김 전 회장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2020년 합병을 도모했지만 경남은행 노동조합의 강한 반발에 물러났다. 외부 출신 회장으로 양행 합병을 강하게 밀어붙일 추진력이 부족한 한계가 있었다.

빈 회장은 임기 초반 양행 통합 카드를 꺼내지 않기로 했다. 가장 중시하는 경영 아젠다인 구성원 화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부산 지역 지방은행으로 엑스포 유치 지원이라는 과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BNK금융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TFT'를 만들어 엑스포 유치 지원 사격에 나섰다.

빈 회장은 양행 체제 존속으로 인한 비효율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두 은행의 전산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따른 부담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최근 은행의 디지털 경쟁력이 중시되고 데이터 센터 투자가 늘어나고 있어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빈 회장이 취임 후 조직 개편에서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양행 합병에 앞서 전산을 먼저 통합하는 것도 방법이다. 통상 은행이 합병할 때 통합 법인 출범 1~2년 뒤 전산이 통합되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순서를 바꾸는 것이다. 법적으로 다른 은행이 같은 전산망을 쓸 수 없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BNK금융은 금융 당국이 운영하고 있는 제도개선 TF에서 관련 규제를 손질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지털 임원' 순환 물꼬, 경남은행 임원 '지주 배치' 부활하나

투뱅크 체제를 유지하려면 인사에도 고차방정식이 필요하다. 빈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구성원 화합에 경남은행을 배제할 수 없다. 경남은행 구성원들도 그룹 차원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빈 회장이 지주 그룹D-IT부문장에 김진한 상무를 임명한 것도 양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차원이다. 김 상무는 외부 출신 임원이지만 줄곧 경남은행 소속으로 전산 업무를 담당했다. 경남은행 사정을 잘 아는 인물에게 그룹 IT 업무를 총괄하게 해 양행 전산 통합 초석을 놓는다는 구상이다. 경남은행에는 부산은행 디지털 담당 임원이었던 이주형 본부장이 배치됐다.

디지털 외 분야에 경남은행 출신을 중용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지주의 의사결정 과정에 경남은행 구성원들의 의중도 반영해야 양행 통합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합할 때 외환 측 인사들에게도 권한을 부여했다.

BNK금융에선 황윤철 전 경남은행장이 2017년 지주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고 이듬해 행장에 취임한 사례가 있다. 이후 디지털 임원을 제외하면 지주에서 근무하는 경남은행 출신 임원 명맥이 끊겼다.

BNK금융 관계자는 "디지털 담당 임원들이 회장 직속 위원회에서 소통해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됐다"며 "경남은행과 관련된 이슈가 있으면 담당 임원들이 어떤 형태로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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