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제약 오너' 조동훈 부사장도 삼진제약 지분 베팅 '개인 사유' 혹은 '배당 매력'으로 선 그었지만 추가 매수 행보 가능성에 이목
최은수 기자공개 2023-05-31 10:33:48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제약 최대주주이자 창업주 조경일 명예회장의 아들인 조동훈 부사장이 삼진제약의 지분을 시간외거래를 통해 매수했다. 작년 조 명예회장의 장녀이자 오너일가인 조혜림 전 자금관리 이사가 하나제약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삼진제약 지분을 매입한 이후 개인 차원의 추가 매입 행보다.하나제약은 대외적으론 삼진제약 지분 매입을 '개인사유' 또는 배당 매력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작년 이후 삼진제약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주가 됐지만, 거버넌스 역시 확보하진 못했다. 다만 지금까지 하나제약과 함께 오너 일가 자금까지 동원해 일종의 '영끌'을 단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개인 행보로 치부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나제약 오너2세 조동훈 부사장, 5억 들여 삼진제약 지분 2만여주 확보
삼진제약은 25일 장 마감 후 하나제약 특수관계인 조동훈 부사장이 2만2000주를 매입한 사실을 공개했다. 거래시기는 이달 22일. 거래 단가(2만2500원)를 고려하면 약 5억원을 들였다. 오너 2세인 조 부사장은 하나제약의 차기 리더십으로 꼽힌다. 현재 하나제약 지분 25.29%를 보유 중이며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한 하나제약에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조 부사장의 삼진제약 지분 매입 행보는 하나제약의 최대주주 등극 시기를 전후로 지속돼 왔다. 작년 하나제약이 삼진제약 최대주주로 올라서기 전만 해도 조 부사장의 삼진제약 보유 지분율은 0.29%였는데 이번 거래를 마무리하면서 지분율은 1.18%로 늘어났다. 매입 자금 원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재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제약과 조 부사장을 비롯한 하나제약 오너 일가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삼진제약 발행주식의 13.25%에 달한다. 삼진제약 주주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했음에도 거버넌스를 거머쥐진 못한 점은 눈길을 끈다. 삼진제약이 이번 조 부사장의 시간외거래에서 그와 하나제약, 삼진제약의 관계를 '10% 이상 주요주주'로 밝힌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이번 지분 투자는 기존 하나제약 측에서 밝힌 대로 삼진제약의 배당 등에 투자 매력을 느낀 개인 사유이자 단순 투자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8개월 만에 재개된 지분 매입 행보, '특별의결권'서 영향력 행사 노림수일까
하나제약 오너 일가는 한때 하나제약 주식을 담보로 확보한 자금을 삼진제약에 투입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약 8개월 만에 이같은 행보를 재개한 셈이다. 사실상 2대주주인 조의환 삼진제약 창업주 보유지분과 그의 우호지분이 두텁게 자리한 상황에서의 추가 매입에 업계의 이목이 다시금 쏠린다.
당장 가깝게는 지분 3%가 넘는 주주에 적용되는 주주 권한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일정 지분 이상이 넘는 주요주주로 구분되면 주주총회 소집청구·주식명부 및 회계장부 열람신청·주주대표소송·주주제안권 등을 갖게 된다.
더불어 경영권을 보유한 주주들을 상대로 다양한 감시감독 및 주주활동을 할 수 있는 대표성도 부여된다. 특히 특별결의 사안에선 액면상 보유 자분이 가장 많은 하나제약과 그 오너일가 측이 적잖은 권한을 쥘 가능성도 있다. 일반결의는 3분의 1 의결권만으로도 가결이 되는 반면 특별결의 사안은 3분의 2 이상의 의결권이 필요하다.
특별결의 사안에는 주식발행이나 영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정관변경, 합병과 관련된 주식변경, 이사회 내 임원 해임 등이 포함된다. 주주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사안에 대해 특별결의로 지정하고 엄격한 의결권 잣대를 부여한다.
삼진제약은 앞서 공동 창업주 및 아리바이오 등 우호지분을 감안하면 의결권 3분의 1 가량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특별결의 사안의 경우 소액주주들로부터 최소 32%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의결을 장담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 주총에서 진행하는 일상적인 안건은 일반결의인 만큼 하나제약이 당장 경영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제약 역시 당장 삼진제약의 주총 안건 등 경영에 간섭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하나제약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조 부사장의 개인 투자와 관련해선 딱히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며 "지금까지 삼진제약 주총에 참석한 적도 없고 경영에 대해서도 관심 없으며 하나제약이 참석할 일이 생긴다면 검토하겠지만 지금으로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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