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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투자 5년 점검]'4조 출혈' 누적된 재무부담, 자산유동화 트리거로③'디지털 전환' 자산 재배치 단행, 점포매각 유동성 확충 부채비율 관리

이윤정 기자공개 2023-06-07 08:09:32

[편집자주]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이마트가 본사를 이전했다. 2008년 '이마트 성수점'을 사옥으로 삼은지 19년만에 서울 남대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스타벅스코리아, 야구단, 지마켓 등의 공격적인 투자가 결국 본사 이전으로 이어졌다. 지난 5년 이마트는 신성장 동력 차원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구사했다. 이마트의 투자 발자취를 조명하고 포트폴리오를 비롯한 재무 정책 변화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2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규모 투자에는 자금 유출이 수반된다. 이마트는 지마켓, 야구단,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 지분, W컨셉코리아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4조원이 넘는 실탄을 투입했다. 그 결과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이 높아지며 자연스럽게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일부에서는 공격적인 투자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최근 이마트는 보유 지분과 자산 등을 매각하며 다각적으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펼치고 있다. 제3자 매각은 물론 신세계그룹 안에서 신세계백화점 계열로 지분을 넘기며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재무건전성과 관련한 지표들이 차츰 개선되고 있는 양상이다. 자산 규모 등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소화가능한 투자라는 평가와 최근 투자가 자산유동화를 초래했지만 오히려 신세계그룹, 이마트 계열 차원에서 자산을 재배치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 '공격 투자' 재무건전성 지표 악화 부메랑, 치솟은 부채비율

이마트는 자산 규모가 2020년 말까지 15조7771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2021년 말 자산총계가 19조1418억원으로 3조5647억원가량 늘었다.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가 3조3342억원에서 7조5212억원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야구단, 지마켓 , 스타벅스 지분를 인수하면서 자산이 불어났지만 4조219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소요됐다. 동시에 재무건전성과 관련한 지표들이 모두 악화됐다. 2020년 3조1398억원이던 총차입금은 2021년 5조9978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0년 6987억원에서 2021년 1238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2021년 100%를 넘어서며 102.6%을 나타냈다. 차입금의 질도 나빠졌다. 장기차입금보다 단기차입금의 증가 폭이 컸다. 총차입금 중 단기차입금의 비중이 2020년 21.2%에서 2021년말 33.8%로 증가했다. 여기에 단기차입금과 현금 및 현금성자산 비율이 2020년말 104.7%에서 2021년말 6.1%로 급락했다.



업계 기업분석 전문가는 "사업 성장성 측면에서 이마트의 투자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기업의 재무상황과 신용도 측면에서 2021년 재무구조와 단기 유동성은 악화된 것이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이마트 역시 자산 총계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소화 가능한 투자 결정이었다는 입장이었지만 악화된 재무건전성 관련 지표들은 적잖은 부담이 됐다. 이는 전방위적인 지분 및 자산 매각으로 이어졌다. 과감한 결단과 다양한 방식들이 동원된 이유도 자산유동화 필요성을 절실히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 영랑호리조트 등 매각, 잇단 자산유동화 유동성 수혈

사실 이마트가 자산 유동화에 나서기 시작한 시점은 디지털 전환을 계획한 2019년부터다. 재무건전성 확보와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자산 유동화를 시작했다. 2019년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13개 점토와 토지를 매각해 약 9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이마트의 지분 매각과 자산유동화가 과감하고 다양해졌다. 서울 마곡 부지(8158억원)를 매각한 이마트는 2021년 가양점과 성수점 등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했다. 가양점의 경우 이전까지 세일앤리스백 방식이 아닌 폐점 후 개발을 전제로 진행해 부동산업계와 유통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21년말에는 이마트 성수점과 함께 본사까지 매각하는 결단을 내렸다.

점포와 부지만 매각한 게 아니다.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지분을 신세계그룹 내 신세계백화점계열사로 매각하는 조치도 이뤄졌다. 대표적인 계열사가 신세계라이브쇼핑이다. 2022년 이마트는 자회사 신세계I&C와 함께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지분 전부를 2255억원에 신세계로 매각했다. 또 올해 이마트가 보유하고 있는 영랑호리조트를 신세계백화점으로 넘겼다.

이러한 적극적인 자산유동화를 거치면서 이마트의 재무건전성은 일부 개선됐다. 지분 매각과 자산 매각으로 현금유입이 이뤄지면서 2022년 총차입금이 5조8866억원으로 전년대비 감소했다. 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43억원으로 소폭 증가해 2022년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각각 93.2%, 29.2%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 전문가는 "2021년말과 비교해 2022년에 비해 재무구조와 단기유동성은 다소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1분기도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2022년 보다 소폭 높아지긴했지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증가해 유동성 상황이 소폭 개선됐다"라고 덧붙였다.

재무적 측면 뿐 아니라 신세계 그룹 차원의 자산 및 사업 포트포리오 조정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영향도 있었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계열사 영역이 중복되거나 시너지가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며 "연장선에서 영랑호리조트,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이 이마트에서 신세계백화점 계열로 재배치 되는 게 순기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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