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체제 1년 리뷰]불안한 금융시장에 적극 메시지…안정화 큰 성과②선제적 위기 관리 '리스크 연착륙' 기여…'능력과 용기 있는 원장' 평가
고설봉 기자공개 2023-06-05 07:47:47
[편집자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금융권과 적극 소통을 통해 연착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도 개선 및 혁신을 유도하며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데에도 기여했다. 특수통 검사에서 금융당국 수장으로 변신한 이복현 원장의 1년과 금감원의 변화를 돌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2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각종 금융시장 리스크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해 시장을 안정화 시키면서 신뢰를 쌓았다. 사전적으로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문제가 불거지면 즉각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금감원 체계를 바꾼 게 주요 성과로 꼽힌다.특히 이 원장 특유의 위기 돌파력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계속된 여러 금융시장 리스크에 금감원이 적기에 대응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이 원장의 강력한 리더십 때문이었다는 해석이다. 이 원장은 여러 사안에 대한 수 많은 데이터를 종합해 해결책을 이끌어내면서 위기 관리에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 대한 세련되고 묵직한 발언
이 원장의 거침 없지만 세련되고 묵직한 발언은 불확실한 시장을 안정시키는 안정제 역할로 작용했다. 시장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기에 해법을 내놓는 금융 당국 수장의 책임감 있는 모습은 시장 참여자들을 안심시켰다.
실제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와 흥국생명 사태 등 채권시장 불안은 우리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꼽혔다. 연이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 등이 대두되면서 금융시장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일련의 위기 속에서 이 원장은 동분서주했다. 빠르고 정확한 사태 파악과 동시에 해결책을 제시하며 시장을 연착륙 시키는데 주력했다. 책임 있는 당국 수장의 묵직한 발언은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고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하는 효과가 컸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이 원장의 가장 큰 성과는 시장 위기에 잘 대응해서 우리 금융시장을 연착륙한 것”이라며 “기존의 시스템이었다면 지난해 하반기 금융시장 불안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큰 혼란이 야기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당시 금감원이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이 원장이 나서 시장금리를 누르지 않았으면 머니무브 현상으로 불안이 심각했을 것”이라며 “일련의 시장 개입이라던가 관리·감독 과정이 굉장히 매끄러웠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이 펼치는 금융시장 혼란 및 각종 사고에 대응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사전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 위기와 리스크가 커지기 전에 조기 대응하는 선제적 방식과 사건 및 사고가 터진 뒤 제도를 보완하고 강한 제재를 가하는 사후적 방식이 있다.
과거 금감원은 시장의 흐름을 읽거나 선제적으로 위기 경보를 울리는 역할이 많이 부족했다. 이에 따라 사후적으로 강하게 제재를 펼치며 시장을 압박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시장 혼란을 초래했고 일부 시장이 위축되는 역효과를 낳기도 했다.
이 원장 취임 뒤 금감원은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선제적이고 사전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이미 당국이 시장에 밀착해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력을 높였던 만큼 문제가 불거진 뒤엔 해결책도 빨리 나왔다.
돌발 이슈가 생겼을 경우에도 금감원이 적극 대응해 문제를 최소화 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에 대한 대응이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파장을 최소화 하고 검찰 등 공조 수사에 속도를 냈다. 즉각 조치를 취해 사태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통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전 원장들은 시장에 개입해 적극적으로 발언을 하고 자신이 총대를 매고 사태 해결에 나서는 그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며 “이 원장은 굉장히 주도적으로 시장에 대한 발언을 했고 사태를 해소했는데 이건 상당히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전 모니터링’ 강화, 금융시장 안정화 최우선
금감원은 올해 업무계획 제1과제로 ‘잠재 위험요인 대응’을 내세웠다. 글로벌 복합위기로 거시경제가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여전히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이 원장은 금감원의 책임과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수행하도록 조직을 세팅했다.
특히 이 원장은 채권과 단기금융시장에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취약 업종의 차환 리스크가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금융권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고 이는 곧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이에 금감원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전방위적 대응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달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사후적 제재 중심에서 사전적 리스크 제거와 개선 유도로 검사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한편 중요 리스크에는 검사 역량을 집중한다”며 "아울러 검사 사전 요구자료 간소화, 준법교육 조건부 조치면제제도 활성화 등을 통해 그간 보수적인 금융감독 관행으로부터 과감히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추진하는 방식의 금융감독은 후행적 조치보다 훨씬 더 많은 전문성과 노력을 요한다. 사전에 업권별 모니터링을 강화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감독력도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투입돼야 한다.
실제 최근 금감원 업권별 주요 부서들에선 사전적으로 점검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업권별 동향을 파악하는 업무가 이전보다 훨씬 더 체계화됐다. 이 모든 일들이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금감원 전체로 공유되면서 시장 안정화 측면에선 높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이 원장은 이달 1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금융시스템과 민생의 안정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기 하방 압력과 부동산 PF 등 잠재 불안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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