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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만큼 일하는' CIO [thebell note]

김지효 기자공개 2024-05-31 07:57:46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보면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한다’는 내용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직업적 사명감, 명예가 중시되는 직업들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교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의사는 여전히 인기 직업이지만 보상에 따른 진료과목별 편중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길거리에 피부과는 넘치지만 소아과는 찾기 어렵다.

국내 연기금, 공제회의 CIO도 보상 보다 직업적 사명감, 명예를 요구하는 직업 중 하나다. 가장 대표적인 국내 연기금인 국민연금 CIO의 연봉은 3억원 수준이다. 통상 2년의 임기 이후 3년의 취업제한이 걸리는 것까지 고려하면 5년 동안 6억원 남짓을 받는 셈이다.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이 1000조원으로 세계 3위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박하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만 봐도 연봉 5억원 넘는 사례는 흔하다.

국민연금 기금 고갈이 가시화화면서 국민연금 개편에 대한 필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인재확보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금운용에 대한 책임감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책임지는 CIO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앞서 연기금 고갈의 위기를 거친 나라들의 사례를 보면 국민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개편 방안은 명확하다. 캐나다연금은 1996년 연금 고갈이 20년 남짓 남았다는 연구결과를 받아들고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기금운용본부를 완전히 분리해 일반 사기업으로 변모시켜 독립성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인재 확보에 집중했다. 6323억캐나다달러(약 631조)를 굴리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CIO 연봉은 국민연금 10배 수준이다. 개혁 이후 20년 가량이 흐른 지금 캐나다연금 수익률은 글로벌 연기금 중 상위권이다.

국민연금이 적자로 돌아서는 시기는 20년이 채 남지 않았다. 2051년이 되면 기금이 고갈돼 그즈음 은퇴시기를 맞는 1990년대 태생들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는 거의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국내 연기금, 공제회의 CIO가 '명예직'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는 기금 수익률 제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1990년대를 넘어 2000년대생의 노후까지 책임질 수 있는 국민연금의 토대를 갖출 '받은 만큼 일하는' CIO의 등장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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