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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한한령 해제' 축포는 이르다

유정화 기자공개 2024-06-04 10:25:22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한령(한류 콘텐츠 제한령)이 완전히 해제된다면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중국 자본이 국내 문화콘텐츠 업계에 침투해 게임, 영화, 음악 등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다.”

문화콘텐츠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한 벤처캐피탈(VC) 시니어 심사역의 말이다. 한·중 정상회의 이후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논의를 8년 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문화콘텐츠 분야가 수혜주로 꼽히고 있는 시장의 기대와는 사뭇 다른 얘기다.

실제 FTA 협상에서 문화·관광 분야 개방 확대에 대한 논의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 등 엔터주는 일제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K콘텐츠 제작사인 CJ ENM도 반등해 52주 신고가를 썼다.

그러나 장밋빛 미래 보다 한한령 해제를 걱정하는 목소리에 더 주목하게 된다. 공통적으로 중국 콘텐츠 수출이 단기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기대만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먼저 중국이 예전 중국이 아니라는 점이다. 콘텐츠 경쟁력이 올라왔다. 대표적으로 게임 분야가 있다. 약 10년 전 국산 게임은 중국 게임과 비교해 기술적으로나 게임성으로나 우위에 있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위상이 역전됐다.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가 선보인 게임 ‘원신’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휩쓸었던 ‘라스트워’, ‘버섯커 키우기’ 역시 중국 게임이다. 더 이상 국산 게임이 중국 게임보다 낫다는 말을 쉽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내 혐한 감정도 커졌다. 사드가 2017년부터 한국에 배치되기 시작하면서 이전보다 더 확산됐다는 평가다. 중국 연예인이 한국 아이돌 공연에 방문했다고 자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정도다. 혐한 감정으로 콘텐츠 수출도 타격을 받을 거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중국 자본의 힘이 미칠 영향이 크다. 한한령이 본격화되기 이전 중국 기업은 중국 정부의 내수·문화산업 육성 기조에 맞춰 한국 문화콘텐츠 기업에 관심을 보였다. 한국 기업 M&A 전체 중 절반 이상이 엔터테인먼트 관련 서비스업에 집중됐다는 후문이다.

한한령 해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른 축포는 경계해야 할 시점이다.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이 본격적으로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오래되지 않았다. 그 뒤엔 한국 대중문화 독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와 VC의 자금 지원과 많은 콘텐츠 기업의 노력이 있었다. 세계로 뻗어나갈 국내 문화생태계를 보존할 수 있도록 지원 전략을 다시 고민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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