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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 톺아보기]'국순당 인수 12년' 지앤텍벤처, AUM 5000억 노린다①펀딩때마다 20억 이상 출자…모기업 시너지 아닌 정통 모험자본 역할 충실

유정화 기자공개 2024-06-05 06:50:06

[편집자주]

CVC는 통상적으로 모기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우선순위로 꼽는 경우가 많다. 국순당의 CVC인 지앤텍벤처투자는 다르다. 전통주 회사인 국순당과의 시너지 창출보다는 될성부른 테크기업에 투자하는 정통 벤처캐피탈의 길을 걷고 있다. 이는 배중호 국순당 회장이 벤처캐피탈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지앤텍벤처투자에 폭넓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전문경영인이자 주주 파트너인 홍충희 대표와 전폭적인 신뢰 관계관계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느리지만 뚝심 있게 한 우물을 파온 지앤텍벤처투자는 올해로 국순당에 인수된 지 12년차를 맞았다. 더벨은 알짜배기 하우스로 꼽히는 지앤텍벤처투자의 성장 히스토리를 살펴보고, AUM 5000억원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앤텍벤처투자는 시장에서 알짜 벤처캐피탈(VC)로 꼽히는 하우스다. 3000억원대 운용자산(AUM)을 보유한 중형 VC인데, 세컨더리(구주) 투자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대형사 부럽지 않은 트랙 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모기업 국순당의 지원 아래 단순히 '볼륨업'만을 추구하기보다 투자 성과에 집중해 LP의 재출자가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앤텍벤처의 변곡점은 최대주주가 비티씨정보통신에서 국순당으로 바뀐 지난 2012년이다. 인수합병 당시 시장에선 전통주 회사와 벤처투자의 궁합을 두고 의문을 보내는 시선이 많았다. 주류 사업과 일부 관련이 있는 농업이나, 바이오, 친환경기술 분야 시너지 일부가 기대된다는 얘기도 일부 있었지만, 시장 평가는 대체적으로 회의적이었다.

지앤텍벤처는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2012년 이전까지 단 2개의 벤처조합을 결성하는 데 그쳤던 지앤텍벤처는 국순당의 지원 아래 펀드레이징을 거듭하며 몸집을 키웠다. 국순당은 지앤텍벤처가 결성하는 거의 모든 펀딩에 참여해 20억원 이상의 출자금을 보탰다.

지앤텍벤처는 알짜 VC를 넘어 AUM 5000억원을 달성해, 중대형 VC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일찌감치 모태펀드와 국순당의 출자를 받아 총 565억원 규모로 2개 펀드를 결성한 지앤텍벤처는 추가 펀드레이징을 노리고 있다. 먼저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한 후 하반기 나올 출자사업을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최대주주 올라선 국순당, 시너지 물음표 해소

2000년 설립된 지앤텍벤처는 2012년 최대주주가 비티씨(BTC)정보통신(현 소프트센)에서 국순당으로 바뀌었다. 당시 비티씨정보통신은 LCD 모니터 부문 경쟁이 심화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던터라 선택과 집중을 위해 VC 매각을 결정했다. 이때 2대주주로 경영에 함께 참여해온 국순당의 배중호 회장이 인수를 자처했다.

당시 국순당은 막걸리 열풍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10년 매출이 2배로 늘어 1000억원을 돌파했고 2011년엔 1242억원을 거뒀다. 2003년 이후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2010년이 처음이었다. 국순당이 경영권을 인수한 건 배 회장이 IMM인베스트먼트에 출자하는 등 VC 사업에 관심이 많았고 신영현 BTC정보통신 회장과 배 회장이 연세대학교 동문이라는 인연도 작용했다. 두 사람은 1953년생으로 나이가 같다.

비티씨정보통신은 2012년 3월 보유하고 있던 주식 140만8000주(70.12%)를 60억원에 매각했다. 국순당은 주식 133만7600주(66.62%)를 57억원에 인수했고, 나머지 주식 7만400주(3.5%)는 홍충희 대표가 매입했다. 국순당은 기존에 지분 60만주(29.88%)를 보유하고 있었고, 경영권이 담긴 지분까지 확보하면서 전체 지분을 96.49%까지 확대했다.

당시 시장에선 국순당의 벤처캐피탈 인수를 두고 물음표가 붙었다. 주류회사와 VC의 궁합이 맞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국내 벤처 투자자금은 모바일 벤처가 포함된 ICT 서비스 분야에 가장 많이 투입되던 시기였다.

배중호 국순당 회장과 홍충희 대표가 그리는 청사진은 달랐다. 국순당의 CVC 기능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벤처투자 시장 새로운 기회와 성공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국순당은 최대주주에 오른 뒤에도 지앤텍벤처라는 사명을 바꾸지 않았다. 통상 VC가 인수될 경우 사명을 바꿔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경우가 많다. 지앤텍벤처투자 한 관계자는 "로고에 적힌 G.N.TECH는 글로벌로 뻗는 테크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며 "사명을 그대로 유지한 건 정통 VC로서의 정체성을 이어나가겠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투자처 발굴 측면에서 국순당과의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다. 지앤텍벤처는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정통 VC 모습 그대로 성장해왔다. 관련 펀드로 볼 수 있는 건 이후인베스트먼트(현 클레어보이언트벤처스)와 공동 운용(Co-GP)으로 나서 2016년 농금원 출자를 받은 425억원 규모 'A&F미래성장산업화투자조합'가 전부다.

해당 펀드의 농림축산식품산업 분야 투자 비율은 60%로, 농식품분야에 255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주된 포트폴리오를 보면 치즈 전문 생산업체 '썬리취',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카페 24', 스마트 온실 장비업체 '맥스포' 등으로 주류 산업을 하는 모기업 국순당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는 어렵다.

◇성과로 우려 불식, 인수 6년 만 AUM 3000억대로

지앤텍벤처는 2012년 이전 결성한 펀드는 2개에 불과했다. 2006년 30억 규모 '지앤텍1호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해 2010년 청산했고, 이후 모태펀드로부터 60억원 출자를 받아 2011년 5월 결성한 100억원 규모 '지앤텍2호벤처투자조합'이 전부였다. 당시만 해도 본계정 위주로 투자하던 소형 하우스였다.

국순당으로 최대 주주가 변경되고 지앤텍벤처는 몸집을 차츰 불려갔다. 2012년 M&A 이후 총 11개 펀드(사모펀드 1개 포함)를 결성했다. 2013년 지앤텍벤처는 IBK캐피탈과 함께 300억원 규모 세컨더리펀드 'IBKC-지앤텍세컨더리투자조합'을 결성했다. 해당 펀드를 결성할 수 있었던 배경엔 한국모태펀드의 엔젤세컨더리 계정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성과가 있었다.

모태펀드는 해당 펀드 결성에 30억원을 지원했다. 그밖에 IBK캐피탈이 180억원을, 모기업 국순당이 30억원을 보태면서 도움을 줬다. 지앤텍벤처는 7억원가량 운용사 출자금(GP 커밋)을 보탰고, 나머지 53억원가량을 민간 시장에서 매칭해 펀드를 만들었다.

당시는 세컨더리펀드 운용 환경이 녹록지 않았다. 2015년 7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모태펀드 출자가 없으면 세컨더리 펀드 결성이 불가했다. 운용 기간은 총 5년으로 3년간 해당 펀드를 통해 투자하고 나머지 2년간 관리, 회수 기간이 주어졌다. 여기서 지앤텍벤처는 노바렉스, 피엠티(과거 마이크로프랜드), 휴마시스 등에 투자해 IRR 35.2%란 우수한 성과를 냈다.


지앤텍벤처투자 누적 AUM 추이. 출처=지앤텍벤처투자


지앤텍벤처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펀드를 만들었다. △경남-지앤텍 창조경제혁신펀드(310억원) △지앤텍명장세컨더리투자조합(530억원) △A&F미래성장투자조합(425억원) △지앤텍3호벤처투자조합(310억원) △지앤텍 로드스톤 제1호 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합자회사(203억원) △지앤텍빅점프투자조합(1112억원) 등이다.

2012년 100억원이던 지앤텍벤처의 AUM은 국순당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지 6년 만에 누적 적 기준 3290억원까지 불어났다. 국순당은 7개 펀드 중 사모펀드를 제외한 5개 펀드에 20억~56억원가량을 출자했다. 가장 많은 금액을 출자한 건 지앤텍빅점프투자조합으로, 56억원을 출자했다.

이후 국순당은 지앤텍벤처가 2022년 결성한 신한-지앤텍 스마트혁신펀드(260억원)에도 24억원을 지원했다. 올해 3월 연이어 결성한 지앤텍스마트시티지역혁신펀드(230억원)와 지앤텍명장세컨더리2호투자조합(335억원)에도 각각 20억원, 30억원을 출자하며 펀드레이징에 든든한 뒷배 역할을 맡고 있다.

든든한 모기업의 지원 속에 지앤텍벤처는 이제 5000억원대 AUM을 노리고 있다. 올해는 홍충희 대표의 파트너도 생겼다. 1977년생 젊은 벤처캐피탈리스트 강준규 대표는 지난 3월 공동대표 자리에 올랐다. 홍 대표가 증권업계 출신이라면, 강 대표는 삼성전자를 거친 산업계 출신으로 각자의 장점을 살려 외형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지앤텍벤처 한 관계자는 "국순당은 지앤텍벤처투자가 결정하는 블라인드펀드들에 일정 부분의 출자를 확약해 줌으로써 펀드레이징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며 "모회사가 LP로써 펀드에 참여함으로서 펀드에 참여하는 외부 LP들에게 보다 큰 신뢰를 줬고, 펀드 결성 결성 기한을 맞추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르면 7월내로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할 계획이고, 하반기 나올 출자사업에도 관심이 있다"며 "충분한 수익을 기반으로 한 선순환 구조의 펀드레이징이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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