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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패러다임 시프트]리스크 억제 역점 둔 교보생명의 '안정 속 변화'공격적 쇄신 대신 보수적 변모…리스크 줄고 본업 수익성 점진적 확대

이재용 기자공개 2024-06-05 08:20:03

[편집자주]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보험산업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기 시작하고 이를 기반한 보험계약마진(CSM)이 핵심 수익성 지표로 떠올랐다. 보험사들은 하나같이 CSM 확보에 유리한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상품 구성부터 조직 개편까지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IFRS17이 도입된 지 1년,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발맞춘 각 보험사의 경영전략 변화 전반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3: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의 행보는 경쟁사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많은 생보사가 새 수익성 지표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기 위해 대대적인 인적·조직적 개편과 사업구조 변화를 단행했지만 교보생명은 비교적 현상을 유지했다. 그렇다고 현재에 만족하며 성장동력 발굴을 멈춘 것은 아니다.

안정 속에서도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기존 사업구조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보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확대하는 방식을 취했다. 사업 리스크 확대를 초래할 수 있는 급격한 쇄신 대신 느려도 안정성을 확보하고 리스크를 억제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안정성에 중점 둔 영업 전략…지주사 전환과도 관련성

교보생명이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것은 지주사 전환이라는 최대 과제와도 관련이 깊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손보사 인수 등 사업포트폴리오 확장에 대비해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 이런 입장에서 리스크 발생이 동반되는 공격적 영업 전략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교보생명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영업 전략을 펼쳐 왔던 게 확인된다. 일례로 업계에서 불붙었던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경쟁을 들 수 있다. 교보생명은 연초까지 환급률 130%로 판매에 반짝 열을 올리기도 했으나 대체로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의 경쟁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 있었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납입기간이 짧고 향후 해지환급금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리스크가 크다고 본 것이다. 대신 고객의 보장 자산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전환해 보장성 보험 가입자 확보에 힘을 쏟았다. 보장성보험은 CSM 확보 측면으로도 유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자회사형 GA 설립 바람이 불어온 것에도 교보생명은 거리를 뒀다. 여전히 GA 설립 없이 전속 설계사 중심 영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GA 자회사의 경영상 이점이 있기는 해도 무리한 설계사 모집 경쟁에 따른 출혈이나 이직 설계사들의 승환계약 유도 등에 의한 소비자 피해 등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신 교보생명은 전국 67개 설계사 지원단의 인사나 교육 등 기능을 본사에서 통합 운영하는 등 영업채널 재정비로 효율성을 제고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전속 설계사들의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설계사 수수료 체계를 독립 GA와 같은 방식으로 개편하기도 했다.

이런 행보는 미래 수익성 확보를 더디게 할지라도 리스크 관리에는 효과적이었다. 교보생명의 보험계약 인수, 보험금 지급 등 보험계약 자체 요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과조치 전 생명장기손해보험위험액은 4조8568억원이었다. 연초 대비 1조2133억원이나 감소한 수준이다.

◇기존 강점 유지하며 수익성 개선…보험손익 및 CSM 확대

더디지만 본업에서의 수익성 역시 성장세다. 교보생명의 보험손익은 지난해 1분기 531억원에서 지난 1분기 1042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신계약 CSM도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3934억원을 확보했다. CSM은 6조2139억원으로 전년 말 5조8982억원보다 증가했다.

교보생명의 본업 실적 증가는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가 견인했다. 1분기 수입보험료는 4조51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는데, 특히 1조3453억원을 기록한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가 1년 전보다 11%나 늘었다. 전체 수입보험료 중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29.8%로 커졌다.

IFRS17 도입 이후 제3보험 등 보장성보험 부문을 강화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관련 비중을 꾸준히 높여왔다. 업계 안팎에선 이를 제3보험 프로젝트라고 한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암보험, 뇌·심장보험, 종신보장 건강보험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건강보장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가구를 직접 조립하듯 원하는 보장을 맞춤 설계하는 DIY형 건강보험을 출시한 데 이어 유병자 대상 상품도 내놓기로 했다. 다만 이런 행보는 보험 포트폴리오를 갈아엎는 수준의 개편이 아니란 점이 특징이다. 교보생명은 강점을 지니고 있는 기존 저축성보험 등을 토대로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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