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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2년 리뷰]'이복현표' 지배구조 개선, 진땀 뺀 금융지주 회장님들①취임 후 회장 연임 '0명', 견제없는 승계 불허…'모범관행' 정립, 개선 단초 마련

최필우 기자공개 2024-06-10 12:56:14

[편집자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2주년을 맞았다. 금감원장은 보통 2년 안팎의 임기를 소화하고 교체되는 게 관행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 원장은 여전히 에너지 넘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이 원장이 취임 후 여러 실효성 있는 아젠다를 던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이 원장 체제 금감원이 이행한 중점 과제와 성과를 돌아보고 매듭지어야 할 현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0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취임 당시 금융권에서는 금감원 설립 이후 최초의 검사 출신 금감원장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이 많았다. 심심찮게 사법 리스크에 노출되는 금융지주 회장 입장에서 껄끄러운 인물이라는 점이 부각됐다. 예상대로 이 원장은 임기 만료를 앞둔 지주 회장들을 상대로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이 원장 취임 후 연임에 성공한 은행금융지주 CEO는 단 1명도 없다.

이 원장이 금융지주 회장을 견제한 건 지배구조 개선을 핵심 아젠다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는 은행권이 건전한 영업 문화와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려면 승계 절차를 손봐야 한다고 진단하고 가이드라인 정립에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현재 금융권에선 금융지주 CEO가 연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 원장 취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풍경이다.

◇CEO 승계 때마다 거침없는 언사…'적절한 견제' vs '과도한 개입' 논란

이 원장은 오는 7일로 취임 2주년을 맞이한다. 그가 2022년 6월 7일 취임한 이래 4곳의 은행금융지주(NH농협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KB금융) 회장과 2곳의 지방금융지주(BNK금융, DGB금융) 회장이 CEO 승계 절차를 밟았다. 6명의 기존 회장 중 연임에 성공한 인물은 전무하다.


연임이 무산된 인물들은 시간 순으로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 김태오 전 DGB금융 회장 등이다. 이중 김지완 전 회장은 연임을 시도하지 못한 것은 물론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임했다.

지배구조상 나이 제한 규정에 저촉되는 등 연임 도전이 어려웠던 인물은 김태오 전 회장 정도였다. 손병환 전 회장은 첫번째 임기를 마쳐가는 중이었다. 조용병 전 회장, 손태승 전 회장은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3연임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었다. 윤종규 전 회장은 4연임이 가능한 상태였다.

이 원장은 연임을 앞둔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잇따라 견제구를 날렸다. 김지완 전 회장 퇴임으로 승계 절차를 앞둔 BNK금융에는 지배구조가 폐쇄적이라고 지적했다. 라임펀드 사태로 금융위원회 중징계를 받게 된 손태승 전 회장에 대해서는 징계 관련 외압이 없었다며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표면적인 이유로는 사법리스크가 꼽힌다. 김지완 전 회장의 경우 자녀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금감원 조사를 받은 만큼 BNK금융이 사법리스크를 떠안을 위험이 있었다. 손태승 전 회장은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건으로 금융 당국과 벌인 법정 공방을 라임펀드 징계 때도 반복하는 건 우리금융에 부담이 될 수 있었다.

금융 당국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조용병 전 회장은 라임펀드 관련 징계를 받긴 했지만 경징계인 '주의'에 그쳤다. 윤종규 전 회장은 사법리스크가 없었을고 KB금융을 리딩금융으로 만든 공로를 인정받은 인물이다.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에 부정적인 금융 당국의 기조가 유능한 CEO를 하차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원장은 과도한 개입이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금융지주 CEO의 무난한 연임을 경계하는 기조를 이어갔다. 금융권 비판이 더 악화되지 않은 건 과거와 달리 낙하산 CEO 인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법리스크에 노출되거나 견제받지 않는 CEO의 연임을 당연시하지 않되 특정인을 CEO로 밀지 않는 게 이 원장 체제의 원칙이었다.


◇전례없는 '30개 핵심원칙' 수립 성과

이 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과 긴장감을 조성한 건 은행금융지주와 은행 지배구조 개선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은행권에 불건전 영업 관행이 뿌리를 내리거나 미흡한 내부통제로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지배구조를 꼽았다. 지배구조를 재정립하려면 CEO 승계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잇따른 연임 포기 과정에서 이 원장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명확해졌고 지난해 7월 금감원 지배구조 모범관행(best practice) TF가 출범했다. 모범관행TF에는 은행권 이사회사무국 담당 임직원이 참여해 사별 지배구조 현황을 파악하고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개선해야 할 내용을 취합했다.

모범관행 TF는 반년에 걸친 논의 끝에 지난해 12월 30개에 달하는 핵심원칙을 내놓았다. 핵심원칙은 사외이사 지원조직 및 체계,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과 독립성 확보,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체계 등 4가지 분야에 걸쳐 정립됐다.

과거 금감원이 특정 내용을 강조해 지배구조 내규에 변화를 주는 식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있었으나 전 분야에 걸쳐 핵심원칙을 제시하는 건 이 원장 체제에서 처음으로 시도됐다. 핵심원칙별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거나 금융사에 무리가 따른다는 견해도 있으나 은행권 지배구조를 진일보시킬 초석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 원장은 지난 4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개별 금융지주 CEO는 다 훌륭하시지만 셀프 연임 등의 이슈에서 자유롭냐에 대해 갸우뚱 할 때가 있었다"며 "내부통제 실패와 소비자보호 실패가 거버넌스와 어떻게 연관이 돼 있느냐에 대해 고민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당국은 유효경쟁을 통해 필요한 사람을 뽑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고 물밑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는 알수 없다"면서도 "(지배구조가) 과거보다 좋아진 건 맞고 100% 정답이 아니라 운영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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