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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엔비디아를 꿈꾸는 기업들]AI 거인 맞닥뜨린 인텔·네이버, '삼성 방패' 든다한국 역할 확대 기대, 연합군 vs 연합군 '확전' 가능성

김도현 기자공개 2024-06-07 08:05:34

[편집자주]

인공지능(AI) 산업이 본격 개화하면서 엔비디아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내세워 AI 서버 시장 내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면서다. 문제는 커진 엔비디아 영향력 만큼이나 의존도도 높아졌다는 점이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 가격은 수천만원으로 뛰었고 이마저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빅테크 기업들은 '탈엔비디아'를 추진하고 있다. 자체 칩 개발에 나서거나 대체 업체와 협력하는 식이다. 엔비디아 시대에 맞서는 이들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정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이 독점하는 상황이 개선돼야 한다. 경쟁력 있는 대안이 나와서 선택지가 넓어져야 기회가 늘어나고 더 많은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5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인텔 AI 서밋 2024'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엔비디아를 겨냥한 발언이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텔, 삼성전자 등과 동맹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AI 분야에서 자존심을 구긴 인텔 역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 파트너와 손을 잡고 있다.

◇서버 주도권 CPU→GPU, 대세는 '이합집산'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1위로 데이터센터 시장 내 전통의 강호다. AMD가 빠르게 추격하긴 했지만 여전히 격차가 상당하다.

하지만 AI 서버에서는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AI 학습에서 병렬 연산이 가능한 GPU가 핵심으로 급부상하면서 GPU 1위 엔비디아 시대가 열린 것이다. 후발주자 신세가 된 인텔은 자체 AI 가속기 '가우디'로 맞대응할 방침이다.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는 저스틴 호타드 인텔 수석부사장(왼쪽)

이날 저스틴 호타드 인텔 데이터센터 및 AI 사업 총괄 수석부사장은 "우리의 전략은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PC, 엣지, 데이터센터까지 총망라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루나레이크(AI PC용), 제온6(데이터센터용), 가우디3(AI 서버용) 등을 로드맵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중 가우디3는 올 3분기 출시 예정이다. TSMC 5나노미터(nm) 공정 기반으로 3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2E가 보조한다. 앞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가우디3는 동급 엔비디아 GPU 'H100' 대비 학습 시간이 최대 40% 빠르고 대규모 언어모델(LLM) 실행 시 최대 2배 빠른 추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격경쟁력도 인텔이 내세우는 지점이다. 유사한 제품군에서 최대 3분의 1 단가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 GPU 몸값이 급등한 부분을 공략하려는 의도다.

가우디3 주요 잠재 고객으로 네이버가 꼽힌다. 현재 네이버는 전작인 가우디2 검증 작업을 거치고 있다. 연내 테스트를 마친 뒤 가우디3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 센터장은 "테스트에 돌입한 지) 2달도 안 됐지만 초기 실험 결과 가우디2는 엔비디아 'A100'보다 뛰어난 성능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추후 네이버 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가우디로 구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저스틴 수석부사장은 "경쟁을 위해 개방형 생태계가 필요하고 경쟁이 잘 이뤄질 때 혁신이 제고될 수 있다"면서 "이런 철학에서 네이버와 공감이 있었다. 전략적인 파트너십으로 서로의 목표를 수행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네이버의 경우 한편으로 삼성전자와도 긴밀하게 협업 중이다. 양사는 AI 가속기 '마하1'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GPU와 메모리 간 병목현상을 8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제품으로 HBM 대신 저전력 메모리가 탑재되는 것이 특징이다.

인텔 AI 행사 발표자로 나선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 센터장

◇인텔·AMD '한국 잡아라', 새로운 AI 허브 될까

당초 팻 CEO는 대만에서 개최된 '컴퓨텍스 2024'에 참석한 뒤 이번 행사를 위해 방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에 변동이 생겼다. 이 때문에 '한국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이를 잠재우듯 팻 CEO는 "삼성메디슨과 AI를 활용한 초음파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고 국내 기업과의 협력 사례를 꺼내 들었다.

사실상 팻 CEO를 대신한 저스틴 수석부사장도 메모리(삼성전자·SK하이닉스), PC(삼성전자·LG전자), 통신(SK텔레콤) 등 분야에서의 파트너십을 거론하면서 우리나라의 중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엔비디아, 인텔 등과 자웅을 겨룰 AMD도 한국에 발을 걸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3나노 공정 적용을 시사한 데 이어 컴퓨텍스 2024에서 삼성전자 HBM 동맹을 굳건히 했다. 리사 수 AMD CEO는 연내 한국행을 예고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엔비디아-SK하이닉스-TSMC로 구성되는 AI 연합군에 맞서기 위해 인텔 또는 AMD와 삼성전자, 네이버 등의 연맹이 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모두 대응할 수 있어 빅테크들의 SK하이닉스 및 TSMC 대안 1순위로 꼽힌다.

저스틴 수석부사장은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이 AI 미래 비전의 중심이다. 이들과 AI 서버, AI PC 시대를 열어가는 것에 대한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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