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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시장 분석]증권사 상반기 7.3조 유치…보험사 처음으로 앞질렀다[업권별 분석]미래에셋증권 선두 굳건…KB-삼성 운용성과 '희비'

조영진 기자공개 2024-08-09 08:05:26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14:29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상반기 증권업권은 퇴직연금 적립금을 7조원 넘게 늘리면서 처음으로 보험업권의 운용규모를 추월했다. 시장규모 확대에도 보험업권의 적립금 규모가 역성장한 반면, 해마다 조 단위 뭉칫돈을 유치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4조2000억원을 유치한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만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으며 업계 선두에 걸맞는 면모를 나타냈다. 원리금보장형 운용성과로는 KB증권이 전체 사업자 43곳 중 최상위권에, 삼성증권이 최하위권에 각각 랭크됐다.

◇DB 8000억 이탈, DC·IRP에는 8조 유입…미래에셋증권 약진 거듭

5일 더벨이 은행과 증권, 보험업권 등 국내 전 금융업권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증권업 사업자들은 2024년 상반기 기준 94조512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말 적립금(86조7397억원)과 비교해 7조3000억원가량 순증한 규모다.

조 단위 뭉칫돈을 유치하면서 퇴직연금시장 개화 이후 처음으로 보험업권의 운용규모를 뛰어넘었다. 증권업권의 퇴직연금시장 점유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23.9%로, 보험업권(23.6%)을 0.3%포인트 앞질렀다. 증권업권이 점유율을 1%포인트 끌어올린 반면 보험업권의 점유율이 1.1%포인트 하락한 영향이 컸다.


개별사업자 상당수가 성장세를 보인 게 주효했다. 증권업권 사업자 14곳 중 13곳이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의 적립금을 올해 상반기 유치했다. 유형별로는 확정기여형(DC)으로 약 3조원, 개인IRP형으로 약 5조원이 추가 유입됐다. 43곳 사업자 전체의 DC형 및 개인IRP 증가규모(6조6400억원, 12조4000억원)의 상당 부분을 증권업권이 책임진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이 DC형과 IRP형으로 각각 1조4433억원, 1조7151억원을 추가 확보하며 증권업권 사업자 가운데 가장 큰 증가치를 기록했다. 기존에 운용 중이던 확정급여형(DB)에서 3000억원가량 자금이 유출됐으나 DC, IRP 부문의 약진으로 지난해 말 대비 2조8654억원을 추가할 수 있었다.

이외 상위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1조972억원을 유치하며 14조원대까지 적립금 규모를 확대했다. 삼성증권 또한 1조4584억원을 추가 확보, 총 13조4662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증가율로는 한화투자증권이 가장 두드러지는 수치를 나타냈다. 한화투자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올해 6월 말 기준 5948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19.8%(983억원) 불어났다. 2019년 퇴직연금 비즈니스를 시작한 한화투자증권은 그해 101억원을, 이듬해인 2020년에는 532억원을 신규 유치했다. 이후 2021년 1118억원, 2022년 1563억원 등 해마다 추가 적립금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한편 다른 증권업권 사업자들도 외형 확대에 성공했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KB증권이 각각 5000억원 가량을 추가 모집했다. 대신증권은 약 1000억원을, 하나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및 나머지 증권사들이 수백억원의 적립금을 유치한 것으로 관측된다.

◇원리금보장서 증권업권 '파죽지세'…KB증권 웃고 삼성증권 울고

DC·IRP 부문에서 각각 3조원, 5조원의 적립금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이유로 준수한 운용성과가 꼽힌다. 올해 상반기 전체 사업자 43곳의 원리금보장 DC형 수익률은 최저 2.9%에서 최고 5.3%로 분포됐다. 상위 5위권을 KB증권(5.3%), 한국투자증권(4.9%), 한화투자증권(4.9%), 하나증권(4.9%), 하이투자증권(4.7%) 등 증권업권 사업자들이 독식한 상황이다.

개인IRP 부문도 마찬가지였다. 원리금보장 개인IRP의 올해 상반기 수익률은 최저 2.6%에서 최고 5.9%로, 상위 사업자 10곳 중 9곳에 증권업권 사업자들이 랭크됐다. KB증권(5.9%), 한화투자증권(5.2%), 한국투자증권(5.1%), 한국포스증권(4.8%), 신한투자증권(4.5%)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보험사로는 유일하게 푸본현대생명(4.1%)이 10위에 올랐다.

원리금보장형 상품 운용성과로 KB증권이 두각을 드러낸 셈이다. KB증권은 원리금보장 DB형 부문에서도 업계 상위권에 속하는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상반기 KB증권의 원리금보장 DB형 수익률은 4.7%로 푸본현대생명, 흥국생명보험, IBK연금보험에 이어 4위에 랭크됐다.

증권업권이 순항하는 와중에 내부적으로는 삼성증권이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증권의 원리금보장 DC형, IRP 수익률은 각각 2.9%, 2.7%다. 이는 은행업권, 보험업권 등 전체 사업자 43곳 중에서도 하위권에 해당하는 성과다. DC형으로는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고, IRP로는 하위 3개사 중 1곳에 해당했다.

한편 원리금비보장 상품에서는 증권업권 사업자들이 타 업권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원리금비보장 DC 부문에서는 BNK경남은행이 16.6%로 올해 상반기 최고 성과를 기록했고, 현대해상이 15.5%로 그 뒤를 이었다. 상위 5개 사업자로 하나증권(15.2%), BNK부산은행(14.9%), 하나은행(14.8%)이 이름을 올리는 등 증권업권 사업자는 하나증권이 유일했다.

원리금비보장 IRP형도 유사한 상황이 연출됐다. 자금유입만 놓고보면 증권업권 사업자들이 상위권을 독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국포스증권(18.1%)과 삼성증권(14.7%)만이 상위 5개 사업자에 랭크됐다. 나머지 자리는 현대해상(16.6%), 광주은행(15.8%), 미래에셋생명(14.8%)의 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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