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06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라일락 꽃을 피울 준비에 한창이다. 라일락(LaiLAC)은 'Lotte ai Lab Alliances&Creators'의 약어로 롯데가 준비 중인 유통 특화 생성형 AI 추진체다. 라일락을 통해 롯데쇼핑을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이를 위해 지난해 꾸렸던 AI 전담 태스크포스를 최근 라일락 센터라는 이름의 정식 조직으로 개편하고 외부 인재를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김영호 라일락 센터장은 딜로이트 컨설팅, IBM, 메타넷 글로벌 등을 거친 디지털 혁신 전문가다.
김 센터장은 취임 후 처음 롯데 유통군 리더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다다익선'이라는 사자성어로 앞으로의 포부를 소개했다. 흥미를 끄는 건 그가 사용한 다다익선이 '多多益善'이 아니라 'DA多益善' 이었다는 점이다.
데이터(Data)와 AI는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다는 의미를 유쾌하게 담아낸 비유다. 이날 김 센터장은 AI에 기반한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 개발을 통해 롯데그룹의 유통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최근 한 유통업계 관계자와 중국발 이커머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이나 커머스와의 경쟁은 곧 데이터 확보 경쟁"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커머스는 고객이 어떤 물건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지부터 무슨 물품을 사는지, 결제는 어떻게 하는지 등 데이터의 집합체와 같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주도권 확보는 자연스럽게 AI 발전으로 이어진다. 많은 정보를 학습시켜 고도화한 AI 서비스는 고객에 대해 더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과 가격 결정, 마케팅은 또 다시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다.
한창 알리, 테무 등 중국발 이커머스의 공습 소식이 알려졌을 당시 우려섞인 시선이 나왔던 이유다. 국내 소비자 데이터 주도권을 넘겨줄 경우 외국 기업들에게 내수 소비 시장에 대한 우위를 내어주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커머스가 아닌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이러한 데이터 다다익선의 법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유통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AI를 신년 목표로 내세운 배경이다. 국내 소비시장의 데이터를 AI로 제대로 읽어내는 기업이 DA다익선의 선순환을 실현할 수 있다.
롯데그룹의 시작은 희망적이다. 우선 수십년간 국내 유통업계를 이끌며 쌓은 4300만 고객 데이터라는 비옥한 토양이 있다. 이를 기반으로 AI 기반 고객 상담 등 서비스를 개발하고 데이터 커머스 등 B2B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가 피워 낼 라일락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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