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캐즘' 돌파 전략]테슬라에 웃고 우는 엘앤에프, 믿을건 여전히 테슬라⑧매출 80% 이상 의존 추정...하반기 테슬라향 신제품 출하로 반등 기대
정명섭 기자공개 2024-08-13 10:10:15
[편집자주]
멈춤 버튼이 없을 것 같았던 글로벌 전기차 산업이 암초를 만났다. 2023년 들어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와 주요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부진해지자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투자 계획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여파는 국내 배터리 업계로 향했다. 합작투자가 무산되거나 지연되거나 생산기지 확장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단기적 부진일까 아닐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K-배터리는 당장 눈앞의 보릿고개를 견뎌야 한다는 점이다. 더벨은 전기차 '캐즘' 속 배터리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앤에프는 글로벌 양극재 시장점유율 4위(2023년 기준) 기업이다. 국내 양극재 기업 중에선 에코프로비엠 다음으로 점유율이 높다. 주요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다. 전체 매출의 약 80%가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나온다.엘앤에프의 양극재가 들어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는 글로벌 전기차업체 테슬라로 향한다.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은 밸류체인 후방에 있는 엘앤에프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작년에는 테슬라에 3조8000억원 규모의 양극재를 직접 납품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공급 기간은 2024~2025년이다. 앞으로도 테슬라에 울고 웃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난해 엘앤에프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분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는 저가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과 경쟁이 심화하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 2분기에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향인 NCMA90 양극재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34%나 줄었다. 올들어 테슬라의 전기차 인도량이 1년 전보다 역성장(6.6%↓)한 상황이다. 주력 차종인 모델3와 모델Y 판매량이 모두 줄었다.
같은 기간 ESS향, 유럽 일부 완성차업체향으로 생산되는 NCM523 양극재 출하량이 60% 이상 늘었지만 시장의 전망치보다 낮았다. 출하 물량 감소는 가동률 저하를 의미한다. 그만큼 고정비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NCM523 제품의 경우 엘앤에프가 직접 원재료 소싱을 맡고 있다. 원재료 매입과 재고관리에 따라 실적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의미다. 가령 원재료 시세가 떨어지면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실제로 올해 리튬 등 양극재 핵심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지난 1분기에 800억원 이상의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엘앤에프는 최 양극재 출하량 가이던스로 '전년 대비 3~5% 성장'을 제시했으나 최근 '전년 대비 25% 감소'로 수정했다. 기존 전망치를 크게 하회한 수준이다.
엘앤에프는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NCMA90 양극재 출하량이 감소한 이유가 고객사의 제품 변경 때문이라 하반기에는 그만큼 공급 물량이 더 늘어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4680 원통형 배터리 양극재, 2170 원통형 양극재 등의 신규 제품 출시도 하반기 중에 출시된다. 모두 테슬라와 LG에너지솔루션향일 것으로 추정된다.
4680 원통형 배터리 양극재의 경우 고객사로부터 부품 승인을 받고 양산 준비도 끝난 상태다. 양산 요청이 들어오면 바로 출하할 수 있는 상황이다. 2170 원통형 양극재도 고객사 부품 승인을 받았다.
이외에도 미드니켈 양극재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극재 개발 등 신규 제품 개발도 계속되고 있다. 미드니켈 양극재는 올 3분기부터 고객사로 테스트 제품이 출하된다. LFP 양극재의 경우 파일럿 라인을 통해 양산 관련 제품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 4월 북미 전기차용 LFP 배터리 업체인 아워넥스트에너지와 LFP 양극재의 중장기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엘앤에프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현금창출력 저하로 인한 재무부담 등을 고려해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LS그룹과 추진 중인 전구체 합작법인 설립과 미쓰비시케미컬과 추진하는 음극재 사업 투자 등이 속도 조절 대상이다. 올 2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1조3588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2% 늘었다. 이에 따라 차입금 의존도는 29.8%에서 42.8%로, 부채비율은 202.6%에서 244.3%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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