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 금융상품 투자 '실적·성장동력' 두토끼 잡았다 비코로나 제품으로 엔데믹 공백 만회…분기 매출 성장세, 적자폭 대폭 감소
차지현 기자공개 2024-08-13 15:54:3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13: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분자진단 기업 씨젠이 비(非) 코로나19 제품에 힘을 주면서 엔데믹 전환에 따른 실적 공백을 최소화했다.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토지매각, 자금운용 수익 등으로 2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낸 점도 눈길을 끈다. 재무적 체력이 뒷받침되는 만큼 신성장동력 확보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비코로나 제품 성장에 분기 매출 1000억 돌파…회복 신호탄
씨젠은 연결기준으로 올해 2분기 10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7.9%, 전분기보다 11.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88.2%, 전분기보다 92.1% 늘어난 11억원을 나타냈다.
씨젠은 엔데믹 전환에 따른 직격타를 맞은 대표적인 업체다.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리면서 연 매출 1조원 규모로 급성장했지만 팬데믹 종식과 함께 실적이 급전직하했다.
작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반토막났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작년 2분기부터 역성장 고리를 끊어내고 매출 성장 흐름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올해 1분기 다시 성장세가 꺾였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 올 2분기 매출 성장을 이끌어내고 분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엔데믹 이후 맞이한 실적 침체기를 이겨내고 본격 회복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어서다.
특히 비코로나 제품이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 공백을 메워줬다는 데 의미가 상당하다. 2분기 전체 매출에서 시약매출이 822억원으로 82%를 차지했다. 이 중 705억원이 비코로나 제품 매출이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백일해 확산 등으로 호흡기 세균(PB) 진단시약 매출이 급증하면서 비코로나 제품 매출이 증가했다. 호흡기 세균 진단시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2%나 성장했다.
제품 매출 비중을 끌어올려 적자 폭도 대폭 줄였다. 씨젠의 매출은 크게 제품매출, 상품매출, 기타(용역)매출로 나뉜다. 제품 매출 비중이 커질수록 원가율이 감소해 수익성이 증대된다. 영업이익이 손익분기점(BEP) 수준으로 회복한 만큼 이른 시일 내 흑자전환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씨젠 관계자는 "비코로나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고 12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제품 매출 비중을 늘려 전년보다 매출 원가율을 7%p 감소했다"고 했다.
◇금융상품 택한 영리한 투자전략, 풍부해진 곳간으로 M&A 가속화
영업적자에도 241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냈다는 점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전분기와 전년도 20억원대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해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씨젠 관계자는 "토지매각, 환차익, 자금운용 수익 등으로 300억원의 영업외수익을 벌어들였다"고 했다. 아직 반기보고서가 나오기 전이라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단기금융상품 투자로 쏠쏠한 차익을 거둬들인 걸로 보인다.
씨젠은 팬데믹 시기 두둑하게 쌓은 실탄 대부분을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했다. 재무제표에 따르면 단기금융상품은 2023년 말 3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2115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2021년 말 2453만원 수준이었던 걸 감안하면 큰폭으로 늘었다.
씨젠은 코로나19 시기 벌어들인 돈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섰던 여느 진단업체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2조원대 M&A로 몸집을 불리고 엑세스바이오가 300억원 규모의 싸이토젠 인수 딜에 참여하는 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올 초부터 기조가 바뀌었다. 시장이 기대를 충족할 정도의 대규모 딜은 아니지만 올 들어 2건의 정보기술(IT) 업체를 인수하면서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월 브렉스에 이어 5개월 만에 펜타웍스 인수를 결정했다.
쏠쏠한 금융자산 투자 실적으로 더욱 풍부해진 현금 곳간 그리고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베팅 전략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 많은 딜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현재 씨젠은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표방한 기술공유 사업을 중장기 프로젝트로 내세우면서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 중이다.
씨젠 관계자는 "비코로나 제품을 필두로 잠재 고객을 확보해 나가는 것은 물론 기술공유 사업 등 중장기 전략을 지속 전개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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