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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스마트폰 시대]'헬스케어 도전' 라닉스, 캐시카우 발굴에 '진심'②심박 측정·마약 탐지 등 공략, 자회사 설립·전문경영인 영입

김도현 기자공개 2024-09-03 10:22:00

[편집자주]

전기차, 자율주행 시장이 확산하면서 전동화를 위한 부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중 핵심이 차량용 반도체로 꼽힌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전례 없는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완성차업계가 공급망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외산업체 독무대였다면 대기업부터 중견 및 중소기업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생태계 확장에 한창인 국내 차량용 반도체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닉스가 새로운 캐시카우 발굴에 나선다. 주력인 반도체 설계(팹리스) 분야의 실적 기복을 상쇄하는 동시에 외형 성장을 이뤄내기 위함이다. 타깃은 스마트 헬스케어다. 각종 진단기기를 수익원으로 내세운다.

중장기적으로는 해당 사업을 영위하는 스마트라이프 부서를 분사한 뒤 상장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반도체와 헬스케어를 '투트랙'으로 운영하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포인트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만 하지 않겠다' 스마트 헬스케어 디바이스 출시

라닉스를 창업한 최승욱 대표는 장기간 고민이 많았다. 자동차, 보안 등 우리나라가 다소 약한 제품군을 다루다 보니 연구개발(R&D)에 유독 많은 시간이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인력 유지 및 유치가 쉽지 않았고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사세 확장도 요원했다.

최 대표는 "차량사물통신(V2X)칩 14년, 보안칩 10년 개발을 이어왔다. 너무 어려운 아이템만 도전해서 반도체 외 다른 쪽을 해보기로 했다"며 "칩 대신 모듈 비즈니스를 생각하다가 스마트 헬스케어로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라닉스의 스마트워치(위)와 체성분 체중계

라닉스가 헬스케어 시장에 발을 들인 건 2021년부터다. 이전부터 개발하던 독거노인, 치매 환자 등을 위한 응급구조 단말기인 '엠펄스(mPERS)'를 선보인 것이다. 심박, 호흡 등을 측정해 사용자의 상태를 확인한다. 이를 운용하기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도 마련해 고객에 토탈 솔루션으로 공급 중이다. 미국, 유럽을 시작으로 국내와 다른 지역에도 납품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말 루하마린테크와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루하마린테크는 일본 네트워크, 시니어 헬스케어 등에 특화된 기업이다.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고객 맞춤형 제품 및 서비스 공동 개발, 브랜딩 및 마케팅 협력 등이 MOU 핵심이다.

이를 계기로 라닉스는 의료 관련 측정 기기를 연이어 내놓았다. 스마트워치와 체성분 체중계가 대표적이다. 두 제품을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적용했다. 현재 보건소와 병원 등에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레이다 센서, 피부밀착형 복합센서 등도 상품화에 나선 상태다. 레이다 센서 중 CPD(Child Presence Detection)는 기보유한 자율주행 기술을 토대로 개발하고 있다. 차량 뒷좌석에 탑승한 사람의 호흡, 심박수, 생체움직임 등을 센서가 파악하는 것이 골자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기반 비접촉 센서로 동작감지기를 구현하기도 했다.

이들 제품은 맞춤형으로 제작해 응용처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라닉스는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생산은 외주업체에 맡긴다. 추후 물량이 대거 늘어나면 자체 생산라인을 확보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또 다른 기대요소는 마약탐지 장비다. 국가 차원에서 수년 간 진행된 프로젝트를 올해 들어 라닉스가 이전 받아 사업화를 진행했다. 최근 마약 범죄가 확산하는 가운데 라닉스는 여러 종류의 마약을 단기간에 검출 또는 확인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준비 중이다.

최 대표는 "진단 키트식으로 마약 수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이다. 경찰청과 긴밀하게 소통 중"이라며 "내년부터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2028년 전후로 타액 기반 마약탐지기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임용제 부사장 합류, 사업 확장 가속화

스마트라이프 부서는 작년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에서 1% 미만이었지만 올 상반기 기준으로 4.20%로 늘었다. 여전히 미미하긴 하나 점차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의미다. 내년부터 마약탐지기 매출까지 더해진다면 헬스케어 비중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라닉스는 스마트라이프 부서를 분할해 자회사를 세우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아직 검토 단계지만 반도체와 별도 비즈니스인 만큼 독립 가능성이 크다. 현실화하면 기업공개(IPO) 절차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 대표는 "암 진단 등 전반적인 질병을 측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자 한다.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 별도 자회사 설립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같은 맥락에서 올 4월 임용제 부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그는 인텔, 삼성전자, 켐트로닉스, 에티포스 등을 거친 반도체 전문가다. 라닉스가 밀고 있는 V2X 경험이 풍부하기도 하다.

R&D 총괄을 맡게 된 임 부사장은 최 대표와 함께 신사업 육성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취임 당시 "라닉스는 자동차 산업을 넘어 양자 보안, 스마트 헬스케어 등 첨단융합산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 중"이라며 "30년 이상 업계 경력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을 위한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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