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급업계 지각변동]'범죄도시' 플렉스한 플러스엠, '빅4' 구조 깨부순 신흥강자2022년부터 약진 계속, 지난해 '서울의봄' 대박…향후 대작 흥행 관건
황선중 기자공개 2024-09-03 09:14:03
[편집자주]
국내 영화 배급시장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영화업계 최악의 불황이 좀처럼 가시지 않으면서다. 대다수 배급사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숨고르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연스럽게 대형 배급사의 몫이었던 배급업계 '왕좌' 자리는 무주공산이 됐다. 그만큼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일부 배급사들은 한층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더벨은 국내 주요 영화 배급사의 현황과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30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영화 배급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배급사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이 배급사는 중앙그룹에서 영화관 사업을 담당하는 메가박스중앙 산하 투자배급 브랜드다. 2022년 콘텐츠 사업 강화를 목표로 브랜드명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에서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로 바꾼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2022년부터 배급업계 '신흥강호' 우뚝
영화진흥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한국 영화산업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플러스엠)은 2014년 출범 이후 2021년까지 줄곧 전체 영화 배급사별 시장 점유율 5위권 밖에 머무르는 배급사였다. 구체적인 시장 점유율이 집계되지 않는 10위권 밖도 세 차례나 경험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플러스엠은 국내 대형 배급사 이른바 '빅4(CJ ENM·롯데엔터테인먼트·NEW·쇼박스)' 아성을 넘보는 도전자였다. 2017년 영화 <범죄도시>, <박열>, <너의 이름은> 같은 흥행작을 배출하며 시장 점유율 순위 6위까지 올랐으나 이듬해부터 대형 흥행작 발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세가 한풀 꺾였다.
플러스엠의 변곡점은 2022년이었다. 플러스엠은 기존에는 메가박스중앙의 투자배급 브랜드였던 만큼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이라는 이름을 썼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콘텐츠 사업 강화라는 명분으로 메가박스중앙이란 이름을 떼어내고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로 새롭게 거듭났다.
◇지난해 배급업계 시장 점유율 1위 달성
성적표도 확연히 달라졌다. 플러스엠은 2022년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순위 5위권에 진입했다. 영화 <범죄도시2>와 <헌트>가 흥행하면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롯데엔터테인먼트, CJ ENM 같은 대형 배급사의 뒤를 잇는 4위를 차지했다. 2014년 출범 이후 8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새로운 역사까지 썼다. 시장 점유율 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총 7.5편의 영화를 배급해 도합 관객수 2156만명(시장 점유율 17.2%)을 불러 모았다. 플러스엠이 배급한 <서울의 봄>과 <범죄도시3>가 모두 '천만영화'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국내 대형 배급사는 '빅4'에서 '빅5'로 재편됐다.
올해 상반기엔 시장 점유율 4위를 차지했다.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4>가 명성에 걸맞은 호성적을 기록한 효과였다. 물론 지난해에 비하면 다소 떨어진 순위지만 빅5 입지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 7월 개봉한 영화 <탈주>가 최근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만큼 하반기 순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도 공격적 배급 계속…'대박 영화' 확보 관건
업계에서는 플러스엠의 약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업계 불황으로 인해 시장을 관망하는 대형 배급사들과 달리 플러스엠은 비교적 적극적으로 투자배급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끝나기를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불황을 돌파하려는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물론 낙관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영화 시장에서 소위 '중박 영화'가 사실상 멸종하면서 배급사의 리스크가 눈에 띄게 커진 탓이다. 기존에는 배급사가 중박 영화로 실적을 유지하고 대박 영화로 성장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나의 대박 영화가 배급사의 운명을 결정하는 불안정한 구조로 변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실제 플러스엠도 지난해 <범죄도시3>과 <서울의봄>을 제외한 작품 대다수가 흥행에 실패했다. 구체적으로 <교섭>, <대외비>, <드림>, <타겟>, <화란> 등이다. <범죄도시3>도 메인투자가 아닌 단순배급인 탓에 기대 수익은 크지 않았다. 그만큼 플러스엠 <서울의봄> 흥행에 모든 공력을 집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영화 산업은 흥행 산업인 만큼 안정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중박 영화를 꾸준히 잡는 가운데 대박 텐트폴 영화를 건져내야 한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대박 영화 흥행 성적에 따라 회사 자체가 휘청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는 "대형 배급사들이 괜히 숨고르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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