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빠진 중소형 증권사]브릿지론 칼겨누자 줄줄이 '적자'…체력소진 '빨간불'[총론] 2분기 중소 하우스 6곳 '적자'…5월 도입 '신평가체제'로 충당금 대거 적립
윤진현 기자공개 2024-09-09 07:57:55
[편집자주]
iM증권, 한화투자증권, SK증권, 다올투자증권, 상상인증권 등은 2024년 2분기 적자를 기록한 증권사들이다. 이들 증권사는 자기자본 3조원 미만의 중소형 하우스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부동산금융 관련 충당금을 적립한 데 이어, 각 사업부문별 실적 약화가 적자 전환의 배경으로 여겨진다. 증권 업황 악화를 버티던 중소형 증권사의 체력이 고갈되고 있는 만큼 각 하우스별 특징을 더벨이 점검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2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 체급별 실적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손 부담을 떨쳐내고 우상향 그래프를 그린 대형 증권사와 달리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적자 국면에 들어섰다. 중소형 IB 하우스의 특징으로 여겨지는 부동산 금융 부실화가 그 배경으로 꼽힌다.정부가 평가 체계를 조정해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도 예외 없이 충당금 적립 의무를 부여해 부담이 커졌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2분기에만 800억원을 상회하는 충당금을 신규로 쌓은 이유다. 대손 부담 속 체력이 고갈된 증권사들이 대거 등장했다.
◇중소 증권사 줄줄이 적자 늪…대손 부담 불구 이익창출력 차이 '핵심'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총 6개 증권사가 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규모 면에서 보면 별도 기준 iM증권이 729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한화투자증권(241억원), SK증권(217억원), 상상인증권(182억원), 다올투자증권(176억원), BNK투자증권(6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중 반기 기준 적자를 시현한 하우스도 다수다. iM증권, SK증권, 다올투자증권, 상상인증권 등 네 곳이 올 상반기 기준 순손실을 냈다. 상황이 이렇자 중소형 증권사의 평균치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기업평가의 집계치상 올 2분기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가 각각 178억원, 162억원으로 확인됐다.
올 2분기 대형 증권사 8곳의 평균치가 영업익 1조9169억원, 순익 1조4211억원으로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부동산 PF시장 회복 지연에도 불구하고 투자은행 부문 실적이 견고하게 유지됐다. 반면 중소형사는 부동산 금융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가 유지됐던 점이 발목을 잡았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올 5월부터 정부가 본격적으로 새로운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을 적용하면서 충당금 적립액이 증권사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며 "이익창출력으로 대응한 증권사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증권사도 존재했다"고 밝혔다.
◇정부, '부실우려'시 충당금 적립 강제…브릿지론도 '예외 없다'
정부는 올 5월 PF 질적 위험도를 반영할 수 있도록 사업성 평가 가이드라인을 전면 개정했다. 우선 평가등급을 기존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했다. 이에 따라 △양호 △보통 △유의 △부실우려 등으로 구분했다.
기존 악화 우려 단계를 유의와 부실우려로 나눈 셈이다. 이때 부실우려 등급을 받을 경우 충당금을 회수 의무 수준으로 쌓게 강제했다. 이 '부실 우려' 등급은 평가지표를 2개 이상 부합할 때 받게 된다.
그간 이 평가지표가 본PF에만 적용됐다면 이제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도 적용을 받는다. 정부의 평가 대상 사업장이 큰폭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던 이유다. 즉 토지매입 미완료, 인허가 미완료, 본PF 미전환 등 평가 지표에 부합하면 충당금을 적립해야만 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때 대형 증권사는 양적 부담이 큰 반면 질적 위험도가 덜한 PF 포트폴리오를 보유해 충당금 적립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결국 대형사들의 올 2분기 충당금 적립 총액은 632억원으로 분석됐다.
대신 중소형 증권사는 2분기 충당금 적립액이 816억원으로 전분기(314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이미 2022년부터 꾸준히 충당금을 쌓아왔음에도 신규로 쌓은 금액이 800억원을 상회하는 모습이다. PF 익스포저의 질적 위험이 비교적 높은 중소형 증권사의 충당금 적립이 커진 셈이다.
강화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향후에도 사업 진행 지연 여부에 따라 재분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현재는 유의단계에 머무는 사업장이 향후 부실 우려 단계로 하향 조정돼 충당금을 적립해야할 수 있단 의미다.
정부는 이미 올 하반기부터 유의 등급과 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을 대상으로 재구조화 정리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즉 상각 혹은 경매·공매를 통한 매각 추진 등의 재구조화를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PF 사업장 평가 대상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지금 유의 단계를 받은 사업장들이 향후 부실 우려 등급을 받아 추가로 충당금을 누적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실적 개선 여부를 단언하기 어려운 분위기인 만큼 당분간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이라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중소형 증권사의 신용도 하방 압력도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선 상황인데, 신용평가 업계는 변화 추이를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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