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공익법인 점검]아모레퍼시픽 서민정, ‘승계 재원 기부’ 통큰 결단서경배과학재단, 이니스프리 주식 무상수증 '운영자금 확보'
변세영 기자공개 2024-09-10 07:54:52
[편집자주]
기업이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기부금이나 물품 기부 등 직접적인 활동 외에도 공익재단을 만들어 사회적 효용을 높이는 방식으로 안팎에 기여하기도 한다. 특히 ESG가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기업 오너일가가 직접 손을 걷어붙이며 공익활동 범위를 점차 확대하는 추세기도 하다. 더벨은 국내 유통기업들이 어떤 비영리법인을 두고 있는지 살펴보고 수익 구조와 공익 활동 내역 등을 다각도로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5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서경배 회장을 필두로 한 글로벌 화장품 제조·판매 기업이다. 특히 오너인 서 회장은 사회 환원에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자신의 이름을 딴 과학재단을 출연하는가 하면 꾸준히 주식 출자를 통해 재단운영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서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Division AP팀 담당도 부친의 DNA를 물려받았다. 개인 보유 지분을 재단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승계 대신 공익법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3000억 출연 약속하며 과학재단 설립, 기초과학 연구 기여
아모레퍼시픽그룹과 관련해서는 크게 3개의 공익재단이 존재한다. 그룹에서 출연한 공익재단은 △아모레퍼시픽재단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이다. 서 회장이 출연한 개인 재단으로는 서경배과학재단이 있다.
아모레퍼시픽재단은 1973년 아모레퍼시픽그룹 창업자 서성환 회장의 뜻으로 설립된 학술연구재단이다. 당시 대학생과 고교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공익재단 활동이 시작됐다. 특히 아시아의 미(美), 차(茶) 문화연구 등 사회적 가치가 있는 연구를 통해 기여한다. 당초 태평양학술문화재단이라는 이름을 거쳐 2010년 ‘아모레퍼시픽재단’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은 1982년 태평양 복지회가 전신이다. 사회복지시설 지원사업을 위한 목적으로 출범했다. 특히 주 고객층이 여성인 화장품 회사답게 여성 복지증진 사업에 앞장선다. 동네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유휴 공간 리모델링 지원사업 등도 전개해 왔다.
서경배과학재단은 2016년 출범했다. 서 회장 개인 재단이다. 이는 개인자금으로 만들어진 국내 첫 기초과학재단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서 회장은 과학재단에 개인 보유 주식 3000억원을 출연하겠다고 공언해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의 홍콩 소재 자회사(AMOREPACIFIC Global Operations) 지분과 자신의 아모레G 지분을 꾸준히 넘겼다. 과학재단이 올해까지 선정한 신진 생명과학자는 총 28명으로 연구에 지원한 금액만 총 775억원이다.
◇승계 핵심 지렛대 내려놓은 서민정, 이니스프리 지분 절반 기부
2023년 아모레퍼시픽공감재단은 총사업수익이 12억원으로 나타났다. 기부금수익 6억원으로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4억원을 현금으로 기부받았다. 이밖에 보조금수익은 2억8000만원, 배당수익은 3억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공감재단은 아모레G 우선주 0.32%(2만490주), 아모레G 1.86%(141만5510주)를 각각 보유한다. 이상목 대표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재단은 총사업수익이 15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기부금 수익은 8억원, 배당수익은 약 6억4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재단은 아모레퍼시픽 1.19%(69만7670주), 아모레퍼시픽 우선주 0.66%(6만9530주), 아모레G 0.56%(42만5810주), 아모레G 우선주 0.66%(4만2430주), 아모레G 3우선주 0.45%(3만2151주)를 각각 보유한다.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5억원 규모 배당수익을 올렸다.
서경배과학재단이 가장 덩치가 크다. 2023년 사업수입이 총 302억원으로 나타났다. 기부금 수익이 298억원, 이자수익 2억3000만원, 배당수익 1억4000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기부금 수익 내역을 살펴보면 법무법인 KCL과의 인연이 돋보였다. KCL이 1억원 기부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2021년 자회사 퍼시픽글라스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60%를 프랑스 화장품용기 제조회사에 매각했다. 당시 케이씨엘은 아모레의 법률자문사로 인연을 맺었다.
무엇보다 서경배과학재단은 서민정 담당의 파격적인 결단으로 수백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이 쌓였다. 서 담당은 2023년 6월 자신이 보유 중인 이니스프리 주식 절반(2만3222주)가량을 출연했다. 과학재단은 수증받은 지분을 557억원에 이니스프리에 매각해 공익재단 운영 재원을 확보했다.
그간 이니스프리는 아모레퍼시픽그룹 3세 승계 핵심 키로 꼽혀왔다. 서 담당의 아모레G 지분율(보통주)은 2.93%에 그쳐 서 회장(52.96%)와 격차가 크다. 이에 이니스프리 배당금을 재원으로 아모레G 주식을 매수하거나, 훗날 주식 스와프 등 가능성이 거론됐다. ‘지렛대’였던 셈이다. 그러다 서 담당이 이니스프리 주식을 처분하면서 승계 작업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서 담당은 개인 사정으로 휴직에 돌입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재단의 경우 지난해 50주년을 맞아 서 회장이 의지를 갖고 문화재단으로서의 역할 전환을 충실히 하고자 이사장으로 취임했다”면서 “서경배과학재단의 경우 기업 재단이 아닌 개인 재단으로 출연자인 서 회장이 이사장을 맡아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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