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달라진 수요예측 지형도, '못 보던' 손님도 노크새마을금고·신협중앙회 적극 '유입'…금리 메리트·수익 다각화 필요성
권순철 기자공개 2024-09-09 14:43:59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6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발행금리가 신용등급을 막론하고 하향 추세를 그림에 따라 수요예측 참여기관들의 지형도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보기 어려웠던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중앙회도 최근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협동조합들은 금리 메리트에 힘입어 그동안 잘 담지 않았던 트리플 B급 회사채의 투자 매력이 상승했다는 입장이다. 한편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상반기 적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 향후 운용 비중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이 사이드의 '달라진 계산'…수요예측 기관 지형도 '변화'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금리 인하 시그널이 점차 강해지면서 회사채 발행금리는 명백한 하향 국면에 진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AA-급 회사채(3년물 기준) 금리는 4%대에 형성됐지만 상반기 이후부터 기준금리(3.5%) 수준을 지속적으로 하회하고 있다. 전일 기준으로 하면 3.478%로 집계된다.
무엇보다 신용등급을 막론하고 금리 하향 추세가 뚜렷하게 관측됨에 따라 비우량 등급의 발행사에 특히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트리플 B급 가운데 가장 최근에 발행 금리를 확정한 한솔테크닉스(BBB+)는 1.5년물과 2년물을 각각 4.075%, 4.077%에 조달을 끝마쳤다. 지난해 5월 발행 당시 금리(4.893%, 4.305%)보다 유리한 수준이었다.
이에 바이 사이드의 계산도 사뭇 달라진 것으로 파악된다. 상반기까지 더블 A급 이슈어들의 언더 발행이 속출했던 반면 하반기 들어선 '오버 금리'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AA-급 회사채(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면서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영향이 컸다. 5년물 이상이 있어야 비로소 언더 금리가 관측됐다.
반면 트리플 B급 이슈어들의 언더 발행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하반기 공모채 발행을 완료한 BBB급 이슈어 9곳들 가운데 수요예측에서 '오버 금리'로 모집액을 채운 케이스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전반적으로 금리가 하향 추세를 그리다 보니 트리플 B급의 상대적 고금리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 결과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보기 힘들었던 기관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8월 27일 한솔테크닉스의 공모채 태핑에서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참여해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증권사 리테일이나 운용사, 하이일드 펀드들이 주요 기관으로 들어왔지만 이례적으로 트리플 B급 회사채를 담은 것이다.
◇'금리 메리트'에 이끌린 협동조합들…적자 탈출 위한 '수익 다각화' 필요성도 제기
협동조합들의 회사채 투자가 트리플 B급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종근당의 태핑 과정에서도 협동조합들이 기관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AA-급으로 올라서고 처음 맞이한 수요예측이었지만 새마을금고를 포함해 신협중앙회도 들어왔다. 종근당 측도 당시 이들의 참여를 특기할 만한 부분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물론 협동조합 중앙회의 회사채 투자는 일상적인 행위다. 그럼에도 타 기관 대비 자금 운용이 보수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이와 같은 행태가 투자 정책의 변화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새마을금고는 이에 대해 "채권 포트폴리오 구성 측면에서 금리 조건이 유리하고 발행사가 안정적이라고 판단해 투자를 단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협동조합의 포트폴리오상 트리플 B급 비중이 특별히 높아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새마을금고 기준 개별 금고는 A- 미만의 회사채를 담을 순 없지만 중앙회는 별도의 제약이 없다. 중앙회에는 개별 금고들이 예치한 여유 자금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부서가 있지만 리스크 관리상 더블 A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 투자 비중이 여전히 크다.
다만 수익 다각화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순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창립 이후 최악의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상반기 기준 새마을금고는 1조2019억원, 신협은 1586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연체율도 상승 추세를 그리는 등 이를 만회할 만한 수익원이 필요한 시점에서 회사채 운용 비중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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