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산하 보험사 분석]우리금융, 동양-ABL 인수로 순이익 경쟁 불 지핀다⑤합산 자산총계 51조, 높은 이익 잠재력…ABL생명 추가 증자 가능성 부담
강용규 기자공개 2024-09-11 12:39:08
[편집자주]
금융지주들이 하나같이 비은행 이익 확대를 부르짖는 가운데 금융지주 산하 보험사들의 전략적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높은 이익 창출력이 지주 순이익에 기여한 곳, 포트폴리오 불균형이 고민인 곳, 오히려 지주의 이익을 갉아먹은 곳 등 금융지주 산하 보험사들이 천차만별의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성과와 그룹 차원의 보험업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업 포트폴리오가 없는 우리금융지주가 중국 다자보험그룹 산하의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수 성공시 2~4위권 금융지주의 순이익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는 단순히 지분을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인수 이후의 지원 전략이 중요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두 보험사 모두 자본적정성에 크든 적든 불안감을 안고 있어 추가 자금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불안한 4위' 우리금융, 동양-ABL 인수 시 3위도 사정권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2024년 상반기 합산 순이익 2178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보다 12% 감소한 수치이기는 하나 생보사들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9.4%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문제 삼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금융권에서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된 이후 우리금융이 순이익 경쟁에서 얼마만큼의 약진을 보여줄 것인지에 시선을 집중한다. 올 상반기 우리금융지주는 순이익 1조7554억원을 거둬 5대 금융지주 중 4위에 위치했다. 3위 하나금융지주보다 3133억원 작고 5위 농협금융지주보다는 단 16억원 많다.
우리금융지주는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았으며 이는 5위 농협금융지주에 맹추격을 허용한 이유 중 하나다. 농협금융지주 산하의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보는 상반기 284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지주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일익을 담당했다.
우리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합산 순이익을 단순 가산하면 1조9732억원이 된다. 5위 농협금융지주와의 격차를 2194억원으로 벌리고 3위 하나금융지주와의 차이를 955억원까지 좁혀 5위의 추격을 받는 '불안한 4위'에서 3위를 추격하는 '안정적인 4위'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3위 하나금융지주와의 순위를 뒤집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라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하나금융지주 산하의 하나생명과 하나손보는 모두 자산총계 10조원 미만의 소형 보험사로 이익 창출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두 보험사는 상반기 합산 64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지주의 이익을 오히려 깎아먹었다.
반면 동양생명은 상반기 말 자산총계 33조3475억원, ABL생명은 17조7069억원의 중형사로 양사 합산시 자산총계가 51조544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는 국내 22개 생보사 중 6위에 해당하는 규모로 이익 창출능력의 잠재력이 하나금융 보험사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수준이다.
◇자본적정성 관리 위한 투자계획 마련될까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 이후에도 양사의 자본적정성 안정화를 위해 추가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게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올 1분기 말 기준으로 동양생명은 지급여력비율이 174.7%로 집계됐다. 감독 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웃돌고 있기는 하나 직전 분기보다 18.7%p(포인트)가 낮아진 만큼 관리의 필요성은 존재한다.
같은 기간 ABL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60.6%로 동양생명보다 더욱 큰 25.4%p의 낙폭을 보였다. 심지어 이는 자본감소분 경과조치를 적용한 수치이며 경과조치를 제외할 시 ABL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14.4%까지 낮아진다.
올 1분기 말 ABL생명의 경과조치 적용 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은 1조5234억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은 1조3323억원이다. 경과조치 없이 당국 권고 기준인 150%를 달성하려면 약 4800억원의 가용자본 보강이 필요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는 두 보험사 인수를 위해 당국으로부터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하나 최근 내부통제 관련 이슈가 불거진 탓에 심사가 더욱 엄격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적어도 ABL생명에 대해서는 증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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