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공익법인 점검]현대백화점재단, 계열사 향한 '높은 기부금 의존도'정기예금이 전체 자산의 대부분 차지, 부동산·주식 등 전무
변세영 기자공개 2024-09-11 07:42:04
[편집자주]
기업이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기부금이나 물품 기부 등 직접적인 활동 외에도 공익재단을 만들어 사회적 효용을 높이는 방식으로 안팎에 기여하기도 한다. 특히 ESG가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기업 오너일가가 직접 손을 걷어붙이며 공익활동 범위를 점차 확대하는 추세기도 하다. 더벨은 국내 유통기업들이 어떤 비영리법인을 두고 있는지 살펴보고 수익 구조와 공익 활동 내역 등을 다각도로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별로 진행하던 복지사업을 전문화하기 위해 일찌감치 공익법인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과 정지선 회장이 직접 사재를 출연해 사회 환원에 앞장섰다.이 같은 기조를 이어받아 현대백화점그룹에 속한 계열사들은 매년 공익법인에 기부를 단행하며 재단 운영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배당수익 등 기타사업 수입이 사실상 전무하다 보니 계열사로부터의 기부금 의존도가 크다는 점은 과제로 거론된다.
◇오너 개인회사 청산자금으로 복지재단 설립, 전액 현금 출연
2006년 정몽근 명예회장과 정지선 회장(당시 부회장)은 사재를 출연하여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출연금은 정몽근 명예회장이 20억원, 정지선 회장은 무려 55억원을 내놨다. 이밖에 현대쇼핑 20억원, 현대홈쇼핑도 5억원을 출연하는 등 총수 일가와 계열사가 합심해 완성했다.
당시 현대백화점은 그룹의 SI(시스템통합) 업무를 전담하던 HDSI를 청산하고 청산 대금을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오너일가 정지선 회장이 최대지분을 보유한 HDSI가 계열사의 전산업무를 수행하면서 매출을 올리자 ‘사익편취’ 논란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청산을 결정한 것이다. 당시 HDSI가 갖고 있던 전산시스템 관리 영업권은 타 계열사에 양도하는 방식으로 법인을 정리했다.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 이사회 구성을 살펴보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재단 이사장을 맡아 공익 활동을 이끄는 구조다. 남상만 다우닝산업 대표, 이동호 김앤장 변호사, 박경수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 등 7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로 구성되어 있다. 정 회장을 제외하면 재단 이사회에 현대백화점그룹 소속 인물은 한 명도 없다.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도 재단 업무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전체 자산 중 예금 비중이 90% 육박, 부동산·주식 등 전무
2023년 기준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 자산총계는 257억원으로 이중 예금자산이 90%에 육박했다. 타 대기업집단 공익재단과는 다르게 계열사 보유 주식량이 전무하다는 게 특징적이다. 계열사의 주식 출연이 이뤄지면 공익재단은 이를 통해 지속적인 배당금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배당수익이나 부동산 수익 등이 전무하다 보니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의 수입은 사실상 ‘기부금’이다. 지난해 복지재단 총수입액은 41억원으로 계열사 등을 통한 기부금 수익(30억원)이 70% 이상을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은 2023년 한 해에만 현대백화점으로부터 9억4000만원, 한섬 6억4000만원, 현대그린푸드 4억3000만원, 현대홈쇼핑 3억5000만원, 현대면세점(옛 현대백화점면세점)에서는 2억6000만원을 현금으로 출연받았다. 이밖에 현대리바트, 현대L&C, 현대이지웰, 지누스 등 계열사에서도 현금을 기부받았다.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11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은 기본재산으로 224억원 규모 정기예금을 보유하는데 이를 은행에 예치해 이자수익을 올렸다. 다만 별도의 투자활동 등은 하지 않았다. 주식이나 부동산 없이 자산의 대부분을 예적금 형태로 보유해 사실상 ‘보관’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배당금이나 금융투자 등을 통해 수입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는 여타 재단과는 다소 상이한 운영 방식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의 경우 기타 수익사업 비중이 미미한 만큼 복지활동에 투입하는 비용이 일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이 사업비용으로 투입한 금액은 43억원이다. 2014년 41억원과 비교하면 재단운영비가 10년 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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