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밸류업 점검]역대급 순이익…기대감 속 '저PER'은 숙제③순이익 급증 못 따라간 주가…밸류업 공시에 주가부양 전략 담을까
고설봉 기자공개 2024-09-11 07:30:21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대표주자로 거듭나고 있는 기아가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의 밸류업 전략에서 기대되는 부분은 최근의 호실적을 어떻게 주가 부양의 재료로 활용할지 여부다. 기아 주가는 최근 꾸준한 이익창출력 증대에 맞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판매량 호조와 그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주가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모습이다.다만 주가수익비율(PER) 측면에서 살펴보면 여전히 주가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PER이 최근 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5배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기록을 달성하며 순이익 규모는 커졌지만 주가 상승 여력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향후 기아가 내놓을 밸류업 공시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진단하고 미래 전략을 제시할 지가 관건이다. 적절한 PER 형성을 위해 인위적으로 순이익 규모를 낮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중장기 전략에 맞춰 순이익 극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가도 부양할 수 있는 묘수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성장통 넘어 사상 최대 실적기록 쌓은 기아
최근 10년 기아는 성장통을 이겨내고 한층 더 견고한 이익창출력을 만들어내는 회사로 변모했다. 2015년 한차례 호황기를 맞은 뒤 성장세가 꺾이며 성장통을 겪었다. 그러나 코로나19 기간 선제적인 기술 개발과 부품수급 리스크 해소, 꾸준한 신상품 출시를 통해 시장 기반을 다졌다. 이후 완성차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맞춰 신차효과를 누리면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이익창출력을 만들어냈다.
2015년 기아는 매출 49조5214억원, 영업이익 2조3543억원, 순이익 2조630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후 2020년까지 매년 5% 안팎의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이어가며 수익창출력 면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21년이다. 매출은 69조86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조원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은 5조657억원으로 전년대비 두배 넘게 성장했다. 순이익은 4조760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배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기아는 20222년과 2023년 연이어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이전과 다르게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기아는 2023년 매출 99조8084억원, 영업이익 7조2331억원, 순이익 5조409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도 기아는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미 상반기 매출 53조7808억원으로 연간 100조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영업이익 7조694억원, 순이익 5조765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의 70% 정도를 상반기에 채웠다.
수익성 측면에서 기아의 성장세는 한층 더 가파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수익창출력 면에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견고한 모습이다.
기아의 영업이익은 최근 10년간 3배 가량 성장했다. 2015년 4.75%를 시작으로 2017년 1.24%까지저하됐다. 2018년 반등을 시작했지만 2020년까지 3% 중반대 수익성을 기록했다. 변화가 시작된건 2021년부터다. 영업이익률이 7.25%로 높아졌다. 이후 2022년 8.36%, 2023년 11.63%를 거쳐 올 상반기 13.14%로 집계됐다.
순이익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잇다. 2015년 5.31%를 시작으로 2017년 1.81%까지 저하됐다. 2018년 2.13%로 반등을 시작했지만 2020년까지 2.51% 수준에 머물렀다. 2021년 6.81%로 높아진 뒤 2022년 6.25%, 2023년 8.79%를 거쳐 올 상반기 10.72%로 개선됐다.
◇화답하지 않는 주가, 여전히 높은 주가 상승여력
기아의 꾸준한 이익창출력은 주가 측면에선 부담이다. 그동안 미동하던 주가는 최근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기아의 높은 수익성 대비로는 주가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주가수익비율(PER)을 추이를 살펴보면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
PER은 주가가 그 회사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주가를 1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이다. 어떤 기업의 주식가격이 1만원이고 EPS가 1000원이라고 가정하면 PER은 10이 된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고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PER이 10 이하일 경우 저PER주로 분류된다. 기업의 순이익이 주가보다 크면 클수록 PER이 낮게 나타난다. PER이 낮으면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뜻으로 그만큼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PER이 높으면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아의 최근 10년간 PER을 큰 폭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최근 추이를 보면 PER이 5배 안팎에 머물고 있다. 기아의 매년 순이익과 발행주식총수를 기반으로 EPS를 산출하고 주가의 경우 매년 마지막 주식 거래일 종가를 기준으로 PER을 산출한 결과다.
2015년 8.02배를 시작으로 2017년 13.87배까지 상승했다. 이후 2019년 9.72배로 저하된 뒤 2020년 16.82배로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이후 꾸준히 저하되고 있다. 2021년 6.92배, 2022년 4.40배, 2023년 4.51배까지 떨어졌다.
2024년 9월 현재 기아의 PER은 4.24배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가가 13만원 선을 형성했던 지난 6월말 기준으론 5.27배 정도까지 회복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이익창출력만큼 주가가 상승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향후 기아가 내놓을 밸류업 공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중장기 전략에 맞춰 어느 정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따라 주가 흐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높아지는 수익성에 맞춰 주가가 지속 상승할 수 있는 밸류업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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