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 매직 통했다' LGD 덕에 출시일 맞춘 아이폰16 이전 모델은 부품수급 차질, 이번엔 서둘러 납품…상위 2종 정상 진입
김도현 기자공개 2024-09-19 07:55:55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플의 첫 인공지능(AI)폰 '아이폰16' 시리즈가 베일을 벗었다. 전작에서는 일부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예년 대비 출시가 늦었으나 이번 신작은 정상적으로 일정을 맞췄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의 발 빠른 대응이 한몫했다는 평가다.1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6프로, 아이폰16프로맥스 등 상위 2개 모델의 패널을 담당하게 됐다. 각각 6.3인치, 6.9인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 상급 기종 패널 납품을 맡았지만 당시에는 초도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초기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에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가 적용됐다. LTPO는 저온다결정실리콘(LTPS)과 옥사이드(Oxide)의 장점을 결합한 기술이다. TFT는 디스플레이 기본 단위 레드·그린·블루(RGB) 픽셀을 제어해 빛의 밝기를 조절하는 전기적 스위치다. LG디스플레이는 LTPO 경험이 부족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6프로 패널 납품을 두고 삼성디스플레이와 거의 동시에 인증을 받았고 아이폰16프로맥스 패널 경우 올 5월 경쟁사보다 먼저 납품 승인을 받았다. 매번 삼성디스플레이가 납품을 선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애플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과거와 달리 신제품 패널 납품은 제때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할당 물량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LG디스플레이는 4000만대 내외 패널을 납품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작 대비 약 1.5배 불어난 수준이다. 아이폰16 시리즈가 흥행하면 공급량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번 성과는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애플과 관계를 형성해온 부분도 있다. 다만 지난해 말 부임한 정철동 사장의 역할이 적잖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로 복귀하기 전 LG이노텍을 이끌었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최대 카메라 모듈 조달처다. 일본, 중국 등 경쟁사가 여러 이유로 밀려나면서 LG이노텍이 압도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견인한 게 바로 정 사장으로 그는 '애플 전문가'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정 사장이 LG디스플레이로 온다는 소식에 회사 안팎의 기대가 컸다. 더욱이 LG디스플레이는 장기간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기에 반등이 절실한 상태였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정 사장도 취임 메시지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남다른 각오로 온 힘을 다해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도록 할 것"이라며 "품질과 원가, 개발, 생산 등에서 핵심 역량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서막은 올 초 애플이 선보인 OLED 아이패드다. 애플이 태블릿에 OLED를 적용한 건 처음으로 LG디스플레이는 11인치와 13인치 패널을 모두 맡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1인치만 수주했다. 아이폰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이같은 결과는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OLED 등에서 선제적으로 '투 스택 탠덤' 구조를 채택한 데서 비롯됐다. 투 스택 탠덤은 유기발광층을 2개로 두는 방식으로 OLED 수명, 효율 등 개선에 효과적이다.
추후 애플은 아이패드에 이어 맥북 등에도 OLED를 활용할 계획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쌓은 OLED 노하우를 다른 디바이스에서도 심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올 6월 업계 최초로 노트북용 탠덤 OLED를 양산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추고 싶어한다. LG디스플레이가 성능과 생산능력(캐파)을 보장한다면 가져가는 물량은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3분기 LG디스플레이가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내겠지만 4분기부터 수천억원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16 판매가 본격화하는 10~11월 납품량 확대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다. 4분기에는 대형 세일 이벤트 등을 통한 OLED TV 확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소니드에이아이, KADEX 2024 특별전시관에 '브레인봇' 전시
- [i-point]시노펙스, 대한신장학회 20회 부울경 혈액투석 심포지엄 참가
- [빅블러 시대, 텔코와 금융의 만남]KT·신한금융, 사업 효용·글로벌 투자 연계력 강화 '방점'
- [i-point]노을, 아세안 AI 의료기기 시판 허가 획득
- [i-point]'미국 진출' 제이엘케이, 20% 무상증자 추진
- [i-point]딥마인드 AI드론, 금천구 '등산로 안전감시' 시범 운영
- [Red & Blue]'중동 전쟁 반사이익' 중앙에너비스, 유가급등 '수혜'
- [삼성 반도체 50년 비포&애프터]'LG 과장에서 삼성 CEO까지' 전영현, DS 부활 이끈다
- [i-point]위세아이텍, '공공데이터포털' 개편 사업 수주
- 셀트리온에서 삼성에피스까지…시밀러 투톱 잡은 바이넥스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삼성 반도체 50년 비포&애프터]'LG 과장에서 삼성 CEO까지' 전영현, DS 부활 이끈다
- 1년만에 메모리 가격 하락, 모건의 경고 '현실화 vs 기우'
- [삼성 반도체 50년 비포&애프터]이건희의 메모리, 이재용의 파운드리
- [삼성·SK 메모리 레이스]12단 HBM3E 개화, '하이닉스·엔비디아 천하' 이어진다
- '최초 타이틀' 놓친 삼성, 내년 폴더블폰 라인업 확대
- '벼랑끝' 인텔, 최신 AI칩 출시…네이버 동맹 주목
- 삼성 '엑시노스2500' 탈락 후폭풍, 불똥 튄 협력사
- [thebell interview]넥스트칩, 차세대 반도체 '아파치6' 잭팟 눈앞
- 내주 '이재용 2심' 시작, 이찬희 준감위원장 "사법부 신뢰"
- 이종민 대표 지배력 '탄탄', 중장기 변수 '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