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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IPO]공모가 싼가 비싼가…'카뱅 추락' 배경에 달렸다희망 밴드 3.9조서 5조 책정…유일한 국내 비교기업, 주가 최악 구간

양정우 기자공개 2024-09-23 13:11:46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1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도전하는 케이뱅크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적정한 가격대인 것일까. 결국 가격에 대한 판단을 좌우할 키는 가장 명백한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일 수밖에 없다.

다만 근래 들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상장 이후 최저점 부근을 계속 멤돌고 있다. 이런 최악의 주가 흐름이 지속되는 배경에 대한 진단도 잇따르고 있다. 만일 국내 인터넷은행의 한계가 드러난 탓이라면 케이뱅크도 고밸류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그러나 그룹 총수 구속에 따른 여파가 절대적이었다면 카뱅과의 선긋기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비교기업, 국내외 인터넷은행 3사…국내사 카카오뱅크 PBR, 평균치 이하

최근 케이뱅크는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희망 공모가는 9500원~1만2000원이다. 공모 금액은 7790억~9840억원, 시가총액은 3조9586억~5조원이다. 모두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다.

기업가치를 산출하기 위한 비교기업으로 카카오뱅크, SBI스미신넷뱅크, 미국 뱅코프등 국내외 금융사 3곳을 선정했다. 이들 피어그룹의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 2.56배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계산했다. SBI스미신넷뱅크는 일본 인터넷전문은행, 뱅코프는 미국 인터넷전문은행 뱅코프뱅크를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사다.

비교기업 선정의 적정성을 놓고 IB업계에서는 별다른 논란이 제기되지 않고 있다. 과거 카카오뱅크의 상장 때엔 인터넷은행이 아닌 핀테크 기업을 다수 포함시키면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었다. 하지만 이번 국내외 피어그룹은 사업 모델이 일괄적으로 인터넷은행이어서 가격에 대한 적정성으로 초점이 맞춰진 상태다.

비교기업의 PBR을 각각 살펴보면 카카오뱅크 1.62배, SBI스미신넷뱅크 2.96배, 뱅코프 3.11배다. 유일한 국내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가 평균 PBR을 끌어내리고 있다. 역으로 보면 해외로 피어그룹의 외연을 넓힌 덕에 케이뱅크의 공모가 밴드가 PBR 2.5배 수준으로 뛴 것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국내와 해외는 비즈니스의 여건 자체가 다르다. 무엇보다 금융업은 규제 산업인 터라 한국과 해외 금융사의 성장 여력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게 힘들 수밖에 없다. 수익 모델, 경쟁 강도 등부터 거시 경제와 인구 구조 등에 이르기까지 가장 합리적으로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상대는 국내 기업이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보다 PBR이 크게 높은 해외 기업 2곳을 피어그룹에 포함시킨 셈이다.

케이뱅크 상장 비교기업 현황.

◇창업주 구속, 카뱅 추락에 결정타?…수사 전부터 하락세, 플랫폼 한계 시각 '상존'

다만 카카오뱅크를 둘러싸고 대형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만일 케이뱅크와는 무관한 이슈 탓에 주가가 주저앉았다면 오히려 비교기업에서 제외해 판단을 내리는 게 더 합리적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 7월 결국 구속됐고 국민주로 불리던 카카오는 물론 그룹 계열사의 주가도 하락 일로를 걸어왔다. 카카오 주가는 팬데믹발 양적완화로 주식시장이 호황이던 2021년 급등했다. 그 해 6월 16만3000원(종가 기준)까지 올랐고 장중엔 17만3000원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해 말 3만원 대에 진입했다. 이후 다소 반등세를 보이며 5만원 대를 유지했지만 다시 주가가 폭락해 3만원 대로 되돌아왔다. 카카오 주가가 내린 이유로는 김 위원장의 검찰 수사 본격화가 꼽히고 있다. 구속 당시엔 카카오뱅크 역시 급락했고 그룹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1조7000억원 이상이 증발했다.

이런 오너 리스크는 현재 케이뱅크와는 무관한 이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 추락이 온전히 김 위원장의 구속에 따른 여파로 진단된다면 케이뱅크의 몸값은 오히려 PBR 2.5배 수준을 넘어서는 게 타당하다. 국내 인터넷은행 상장사가 카카오뱅크뿐이기에 해외기업을 피어그룹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 이유로 국내 시장에서는 고속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당초 기대를 받았던 플랫폼으로서 이익 창출 효과는 미미했고 기존 시중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초기 투자자였던 우정사업본부, KB국민은행 등이 줄줄이 블록딜에 나선 것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오너 리스크가 불거지기 전부터 하락세의 기미가 보였던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단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최악의 구간에 머물고 있는 건 오너 리스크 탓이라는 게 중론"이라며 "하지만 창업주에 대한 수사 본격화 이전부터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데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IPO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공모 실패의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상장 뒤 주가의 향방을 두고 이견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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