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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신약 뚝심 한국유나이티드제약]1호 클란자CR부터 14년 산증인, 글로벌BD 선봉에 서다⑤정원태 부사장, 입사하자마자 사내이사로…"좋은 약, 잘 팔려야 의미" 수출 강조

정새임 기자공개 2024-09-25 09:30:41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 26위권 중견 제약사인 한국유나이티드는 수익성으로만 따지면 상위사로 정평이 나 있다. 2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며 알짜 제약사로 이름을 떨친다. 전략은 개량신약. 지난 15년 호시우보와 같이 묵묵히 한길을 팠다. 오로지 개량신약만으로 승부해 외형을 2배 이상 성장시켰다. 매출 3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둔 지금은 신약으로의 도약도 꿈꾼다. 개량신약에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여정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09: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개량신약 시대는 오너의 결단에서 비롯됐지만 이를 뒷받침 할 전문인력의 역량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개량신약 개발부터 글로벌 판매까지 도맡아오며 개량신약 역사의 산증인이 된 정원태 부사장(사진)이 핵심으로 꼽힌다. 그는 글로벌 담당으로 현재 사내이사로까지 활약하고 있다.

1호 개량신약을 시작으로 15년간 19개 제품을 내놓으며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비약적 성장 과정을 함께 했다. 전무 시절부터 이사회에 참여해 주요 경영사항을 결정하는 역할을 했다.

매출 2배 성장을 이룬 현 시점에서도 여전히 그는 국내외를 오가고 평일과 주말 구분없이 일하며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어떻게 더 성장할 것인지 고민한다. 더벨은 정 부사장을 만나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 들어봤다.

◇1호 클란자CR부터 연매출 400억 블록버스터까지 탄생시킨 핵심 R&D 인력

정 부사장은 글로벌개발본부 총괄 수장으로 글로벌 BD와 해외 인허가, 약가, PV 등을 담당한다. 인력은 약 30명이다. 본사 근처에 위치한 유나이티드 갤러리 2층에 자리를 잡고 있다. 회사가 커지고 글로벌개발본부 인원이 많아지면서 본사 내 부서를 두기 어려웠다.

2층 한켠에 자리한 그의 사무실은 각종 서류와 서적이 빼곡했다. 그의 전공인 약학과 관련된 책부터 역사, 거대담론에 관한 책까지 분야를 막론한다. 핵심 연구개발 인력이자 글로벌 BD, 핵심 경영멤버인 그의 역할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일양약품에서 약 15년간 수석연구원으로 일했던 정 부사장은 2009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에서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전에도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연이 있었기에 정 부사장은 입사와 동시에 이사회 멤버가 됐다. 오너인 강덕영 회장의 정 부사장에 대한 신뢰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0년 정 부사장의 손에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1호 개량신약 '클란자CR'이 탄생했다. 신약이 아닌 개량신약으로 비용 대비 높은 매출 효율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게 된 첫 제품이다. 14년이 흘렀어도 정 부사장이 여전히 애정을 갖고 있는 약이다. 그 후 총 19개의 개량신약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2013년 발매된 '실로스탄CR'을 통해 개량신약에 대한 체계적인 마케팅 시스템을 갖췄다. 2016년 '가스티인CR'을 발매하면서 특허침해에 대한 첨예한 소송전도 벌였다. 실로스탄CR과 가스티인CR은 지금까지도 높은 매출을 담당하는 주요 제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실로스탄CR의 경우 작년 매출액이 403억원에 달했다.

정 부사장은 "1호 클란자CR, 실로스탄CR, 가스티인CR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개량신약의 경쟁력을 시장에 확인시킨 약제들이라 특히 기억에 남는다"며 "특히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투입비용 대비 개발시간과 효율이 좋아 꽤나 빠르게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수출 체질개선 '고민'…결국엔 '신약' 도약 필요

오로지 연구개발(R&D)에 전념했던 정 부사장은 점차 글로벌BD로 영역을 확장했다. 잘 만든 약도 제대로 홍보가 안 되면 팔리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웠던 그가 적극적으로 의약품 판매에 나서면서다. 직접 글로벌 제약사들을 방문하며 회사의 개량신약을 홍보했다. "적어도 힘들게 만든 약이 쓰레기통으로 가는 일은 없게 하자"는 마음으로 BD에 나섰다고 전했다.

정 부사장의 BD 열정으로 클란자CR은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TEVA)를 통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뻗어나갔다. 창업주 강 회장 역시 학사 시절부터 국제통상학을 공부하고 한때 무역업을 하며 해외 진출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정 부사장과 합이 맞았다. 강 회장은 일찍이 1990년대부터 미국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베트남 현지에도 진출할 만큼 해외 시장에 공을 들였다.

정 부사장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강점과 약점을 꽤 객관적으로 보고 있다. R&D에서는 타사가 넘볼 수 없는 차별점을 지니고 있지만 회사 규모의 한계로 영업·판매망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자체 개발한 약을 잘 판매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사를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정 부사장이 BD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현재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으로 그는 더 많은 수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잠시 정체기에 빠진 베트남 시장 확대를 포함해 수출 국가 다변화를 고민 중이다. 그동안 선진국보다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수출을 진행해왔는데 가격경쟁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다.

정 부사장은 "한국은 원가가 저렴한 국가가 아니어서 저개발국을 대상으로의 수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개량신약을 무기로 선진국 시장을 어떻게 두드릴지 고심 중이며 품목의 체질개선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결국엔 신약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기와 장기적 시선으로 차근차근 스텝을 밟고 있다. 장기적으론 오너 2세 강원호 대표를 중심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개발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P-CAB 신약 개발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만 3곳 제약사가 이미 P-CAB 신약을 선보인 터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후발주자에 속한다. 하지만 약물의 특성을 보완해 앞선 제품보다 더 진보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흡입기 디바이스에도 신약 물질을 탑재할 계획이다. 제네릭을 우선 개발해 가능성을 엿본 후 신약 개발에 나선다. 천식 치료제로 주로 쓰이는 흡입제는 디바이스 개발이 워낙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제네릭 허가를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정 부사장은 "P-CAB의 경우 충분히 차별점을 갖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에 따른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지금처럼 투입 대비 높은 효율을 유지하며 궁극적 목표인 신약 개발사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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