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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영풍 돈 빌린 MBK, '조달 속도·수수료 절감' 다 잡았다추가 브릿지론 활용시 비용 증가 불가피, NH증권 투심위 부담도 덜어

감병근 기자공개 2024-09-30 08:07:31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고려아연,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을 높였다. 추가로 들어가는 공개매수 자금은 영풍이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지원하는 구조다. '플랜B' 가동 상황에서 조달 속도 증대 및 비용 부담 최소화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MBK는 고려아연,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 가격을 각각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26일 상향했다. 전날 고려아연 종가는 70만4000원, 영풍정밀 종가는 2만2760원으로 기존 공개매수 가격을 웃돌았다.

영풍은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에 3000억원을 대여하기로 했다.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는 데 필요한 추가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차주는 공개매수 주관사인 NH투자증권으로 금리는 연 5.7%로 정해졌다.

MBK는 당초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 중 대략 4분의 3을 NH투자증권의 브릿지론으로 조달할 예정이었다. 공개매수에 필요한 약 2조원 가운데 MBK 펀드 자금 약 5000억원을 제외한 1조5000억원을 NH투자증권의 브릿지론을 활용해 마련하는 구조다.

예정보다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이 늘었지만 MBK는 영풍의 자금 대여로 브릿지론을 추가 활용할 필요가 없게 됐다. 브릿지론을 추가로 활용하게 되면 현재 설정된 여러 조건들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NH투자증권이 제공하기로 한 브릿지론 금리는 연 5.7%다. 업계에서는 별도 담보 없이 차주 신용을 기반으로 하는 브릿지론 금리로는 일반적 시장 수준보다 낮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이 금리는 MBK의 신용과 브릿지론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MBK가 공개매수 가격 상향을 염두에 두고 이보다 큰 금액을 차입하려 했다면 금리 상승이나 대출 주선료 등 수수료를 추가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영풍이 일으킨 대출은 브릿지론과 직접 연관이 없다. 담보가 명확하기 때문에 NH투자증권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부담해야 할 리스크가 낮다.

영풍이 이번 대출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은 169만여주로 현재 주가 기준으로 가치가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주식담보대출 비율(LTV)이 20% 중반대로 일반적인 시장 수준을 상당히 밑돈다.

이는 자금조달 속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반적 수준보다 월등히 우량한 담보를 제공하면서 NH투자증권 측도 투자심의위 등 대출 절차를 간략히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자금조달 구조가 사전에 협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영풍의 주식담보대출과 MBK의 브릿지론 금리가 연이율 5.7%로 같다는 점이 대표적 근거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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