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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신기사 심사 강화 “개인투자자 줄여라” 사모펀드 규제 강화에 풍선효과, 고액자산가 몰려

황원지 기자공개 2024-10-04 08:30:46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08:52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신기사) 등록 신청 줄이 다시 길게 늘어지고 있다. 신기사는 2020년 전후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풍선효과로 한때 신청부터 등록까지 기간이 1년 넘게 걸리기도 했다. 올해에는 신청이 몰리지 않았음에도 금융감독원 측에서 까다롭게 심사하면서 등록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금융감독원에 등록을 마친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는 13개다. 1월 에스제이엠인베스트먼트를 시작으로 이번달 제이더블유앤컴퍼니가 등록을 마쳤다. 새롭게 등록된 신기사 수는 2021년 33건을 기록한 이후 2022년 24건, 2023년 17건으로 줄어들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등록 신청을 한 신기술금융회사의 관계자는 “한창 조합 신설이 많았던 2년 전처럼 신청에서 등록까지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다만 신설되는 곳이 많다기보단 금융감독원에서 검토를 까다롭게 해 늦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신기술투자조합 투자를 경계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등록한 곳들 중 몇몇은 추후 조합을 만들 때 개인을 투자자로 받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신기술투자조합은 2020년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진입이 본격화됐다.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 이후 규제가 촘촘해지면서다. 특히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되면서 펀드 가입 자체가 어려워진 영향이 컸다. 예를 들어 사모펀드는 최소가입금액이 3억원으로 허들이 높다. 또한 가입 절차가 번거로워 딜이 시작되고 펀딩 후 투자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반면 신기술조합은 최소가입금액에 대한 제한이 없어 유연하다. 금소법 적용대상에서도 제외되면서 가입 절차도 간편하다. 2021년 말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사모 신기술조합에 대해서는 금소법을 적용하도록 했지만 권고에 그쳤다. 수탁사를 구해야 하는 사모펀드와 달리 수탁사 없이도 운용할 수 있어 설정부터 투자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때문에 고액자산가와 같은 개인투자자들이 사모펀드가 아닌 신기술조합으로 이동했다. 특히 비상장 법인에 대한 투자 수단으로 많이 활용됐다. 이자가 높으면서 안정성이 보장된 양질의 메자닌이나 비상장 투자 기회가 열리면 일부 고객들만 모아 조합을 결성하는 식이다. 자금이 필요한 비상장법인도 투자자만 모아오면 증권사에서 신기사 라이센스로 조합을 결성해주는 등 사실상 사모펀드처럼 이용된 사례도 종종 나왔다.

그간 금융감독원에서는 개인투자자가 신기술조합에 유입되는 것을 경계해왔다. 사모펀드와 비슷한 구조다보니 과거 라임사태처럼 잘못 운용돼 대규모 손실이 날 위험이 있어서다. 몇 차례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투자자를 구성하라고 권고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최근 신기사 등록에 대한 심사를 강화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규제의 차이를 해소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한다. 앞선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비해 신기술조합의 규제 수준이 낮은 현 상황에선 개인투자자들이 신기사로 몰릴 수 밖에 없다”며 “규제를 해소하지 않고, 새로운 신기사들에만 개인투자자를 받지 말라고 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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