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양증권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KCGI는 SPA를 체결했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양증권은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아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SPA를 맺은 KCGI 역시 자금력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다. 한양학원이 KCGI에 부여한 우선협상 대상자의 배타적 협상권 부여기간은 2차례나 연장됐는데 이를 놓고 IB업계에서는 자금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SPA 직전까지 KCGI가 지방을 내려가 돈을 구하러 다녔다는 말까지 돌았다.
인수자금을 빌리러 다니는 과정에서 KCGI 측은 한양증권 여의도 본사를 비롯한 부동산의 세일앤리스백을 거론하고 다닌 것으로 전해진다. KCGI가 베팅한 한양증권 몸값에는 본사 건물 매각가격과 임재택 대표 취임 기간의 자기자본 증가율 등이 모두 고려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KCGI 측의 예상대로 한양증권의 실적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KCGI가 한양증권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소들을 깔아놨기 때문이다.
최근 부정적 이슈로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는 OK금융그룹이 펀드의 주요 출자자가 된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한양증권의 IB들은 대부업을 영위했던 곳이 주주가 되면 영업력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본사 매각에 더해 대부업 꼬리표가 달린 OK금융그룹이 KCGI 측 출자자에 이름을 올리자 한양증권의 IB들은 향후 영업력을 걱정하고 있다. 내부에선 벌써부터 내년 초 인력유출이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자칫 지금까지 잘 달려왔던 임재택 대표의 한양증권이 최대주주 변경의 여파로 씁쓸한 마무리를 하게 될까 걱정스럽다.
최근 KCGI의 한양증권 인수 행보를 보면 이솝 우화 하나가 생각난다. 바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황금알을 노리고 한양증권을 인수하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황금알 생산 조건을 훼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성과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양증권을 옥죄기라도 한다면 다시는 황금알을 받아보지 못하고 후회하는 농부의 처지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임 대표는 2018년 2699억원이던 연결기준 자본을 올 상반기 5057억원까지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자본 증가는 온전히 임 대표와 한양증권의 임직원들이 일궈낸 성과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의 지원은 전무했다. 그러나 거론되고 있는 KCGI 인수 이후 조건이라면 임 대표라도 이전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KCGI는 향후 한양증권이 주춤하거나 부진하더라도 그 원인이 임 대표에게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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