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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메디컬 IPO In-depth]40년 한방기업의 미용기기 변신, 준비된 글로벌 진출 전략김근식 동방메디컬 대표 "미용의료 성장성 '확신', 40% 한방 매출 절반 축소 예정"

이기욱 기자공개 2024-10-07 09:11:14

[편집자주]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바이오텍이 넘어야 할 관문은 기술성평가, 상장예비심사 뿐만이 아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공모가를 산정해 투자자들과 조율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회사인지 회사는 숫자로 입증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더벨은 바이오텍의 이 같은 상장 과정을 따라가며 성장전략과 위험요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방메디컬은 1985년 설립된 기업으로 약 40년에 달하는 오랜 업력을 자랑하고 있다. 연 매출 기준 역대 최대 실적도 기대되는 안정적인 경영 상황. 재무구조에도 문제가 없는 현재 동방메디컬이 기업공개 시장에 뛰어든 배경은 무엇일까.

김근식 동방메디컬 대표이사(사진)는 '가능성'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미용의료 시장의로 영역을 넓힌 의료기기 기업들이 상장 이후 더 큰 성장을 이룬 사례들을 직접 눈으로 지켜봤다. 그들을 통해 미용의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향후 3년간 실현할 글로벌 시장 로드맵을 이미 구상해놨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남미 시장 확대를 통한 매출 증대를 자신한다.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 상장사에 걸맞는 지배구조 선진화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안정적 경영 환경, IPO로 성장 가속화…미용의료 비중 80% 목표

더벨은 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동방메디컬 판교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IPO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그는 동방메디컬의 IPO 추진 배경, 기업 현황, 상장 이후 계획 등에 대해 얘기했다.

동방메디컬은 한방침과 필러, 흡수성봉합사(리프팅실) 등 의료기기를 전문으로 생산, 판매하는 기업이다.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해외법인을 통해 현지 생산·판매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작년 기준 동방메디컬의 매출은 총 90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06억원으로 연매출 1000억원 돌파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 대표 역시 역대 최대 매출 경신을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 순익이 11억원 순손실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는 일회성 요인 때문이다. 상장 전 투자자들의 상환우선전환주(RCPS) 265만6000주를 보통주로 전환 과정에서 87억원의 파생상품거래손실이 발생했다.

이를 제외할 경우 상반기 순익은 75억원 흑자로 늘어나게 된다. 일회성 요인을 포함해도 연간 순익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말 기준 151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50% 미만의 부채 비율 등 재무구조도 탄탄한 편이다. 예상 공모자금 300억원이 급하게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동방메디컬이 IPO에 나선 이유는 성장에 대한 열망 때문이다. 동방메디컬과 규모가 비슷했던 미용의료 기업들이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급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게 자극이 됐다. 동방메디컬은 현재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한방의료기기 매출의 비중을 20%까지 낮출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한방침과 부항으로 대표되는 한방의료기기는 이미 국내 시장에서 굳건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금도 연 400억원 수준의 꾸준한 매출을 내지만 동양권 밖 판매처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방침과 관련이 있는 통증용 매선침을 한국 최초로 사업화에 성공했고 2012년 식약처 허가 이후 의료미용으로 많이 사용하게 됐다"며 "의료미용 시장의 시장 확장성이 훨씬 크다고 판단해 필러 등 의료미용 시장에 진출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로 미용의료 성장 공략…내년 중국 합작법인 2개 가동 예정

미용의료 사업의 핵심은 글로벌이다. 동방메디컬은 전신인 동방침구제작소을 설립한지 1년만인 1986년부터 해외사업을 시작했다. 1987년 국내 판매허가가 나기 전에 이미 미국 수출에 먼저 나섰다. 1990년대 중국 수교 전후 중국시장에도 나섰다. 40년에 가까운 글로벌 사업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우수한 지위를 유지하고 한방의료 사업과는 달리 필러로 대표되는 미용의료 시장에서는 국내 많은 회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에 김 대표는 한방의료기기로 개척해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미용의료 사업에도 활용하기로 했다.

핵심은 중국시장이다. 현재 중국에는 자체 현지공장 2개와 합작법인 2개, 총 4개의 시설이 있다. 우선 동방메디컬은 자체 공장을 침 생산기지에서 필러 생산 기지로 변화시킬 예정이다. 기존 침 생산 기능은 신축 예정인 인도네시아로 옮길 예정이다. 중국 소주에 있는 공장을 이전하면서 받는 보상금액과 자체 자금 등으로 올해 11월 중국에서 새로운 공장을 착공한다.

그는 "한방침은 개당 단가가 10원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지 않다"며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공장은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미용의료 쪽에 집중하고 인도네시아로 침 생산 기지를 옮기는 중"이라고 말했다.


자체 공장뿐만 아니라 합작법인들도 실질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 최대 미용회사 '아이메이커'와 합작한 동방메이커는 안면거상용 리프팅실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이 계획대로 내년에 완료될 경우 매출 외 새로운 지분법 손익이 추가된다.

또 다른 합작법인은 중국에서 성형 애플리케이션으로 유명한 신양그룹과 힘을 합쳤다. 이미 3년전부터 동방메디컬 필러 제품의 판매를 맡고 있었던 신양 측에서 먼저 합작법인 설립을 제안했고 최근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해당 공장은 동방메디컬 자체공장과는 다른 필러 라인업을 생산한다. 내년 하반기 본격 가동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이 단기간 내 성과가 기대되는 시장이라면 브라질은 장기적 관점의 공략 대상이다. 국제비용성형수술협회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은 세계 2위의 미용성형 시장으로 약 2조6000억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인구도 2억1000만명으로 많은 수를 자랑하고 있고 중남미 시장의 거점이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동방메디컬은 브라질 현지에서 20여년동안 업력을 쌓은 PHD와 합작법인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미용의료도 시장이 가장 큰 미국으로 진출하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필러 허가 등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브라질의 경우 파트너사가 이미 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기 때문에 향후 중국 시장을 넘어설 신시장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밖에 인도네시아로 옮긴 한방침 생산 기지와 최근 필러 상품 허가를 받은 태국 등 동남아 시장도 동방메디컬의 글로벌 성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연 30~40% 매출 증가 자신…2026년 배당 및 주주환원책 논의 가능

김 대표는 상장 후 기업가치 성장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증권신고서 내 구체적인 잠재 매출 추정치를 언급해놓지는 않았지만 연 30~40% 수준의 매출 증대를 예상 중이다. 매출로 잡히지 않는 합작법인의 지분법 손익까지 더하면 순익 증대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상장 첫 해인 올해와 내년까지는 중국 합작법인 안정화 등에 투자하고 2026년부터 주주환원 방안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동방메디컬의 소액주주들의 주식 수는 235만2037주로 지분율 13.44%에 해당한다.

신주 340만1029주 중 일반 청약의 비중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최저 25%로 가정하면 85만258주가 추가된다. 약 320만주로 상장 후 지분율은 14~15% 수준이다. 원익뉴그로쓰2020(12.35%), 엔에이치엔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5.79%) 등 주요 투자자들의 엑시트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그 지분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김 대표는 "내년 중국 합작법인 공장 준공 등을 생각하면 충분히 배당을 검토할 수 있는 여유가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며 "3년 후 기준 매출 두 배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 후 기업의 성장이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지배구조 부문의 선진화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기업 규모에 맞게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각자 대표 체제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김 대표는 "3~5년 정도는 글로벌 합작법인들 로드맵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시기"라며 "주주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충분한 매출을 내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 구조가 중요하다"며 "현재는 대표 개인 위주의 경영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점차 경영을 나눠 맡아줄 수 있는 전문경영인 보강 등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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