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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유도 미사일, 'RPT' 시장의 개화]치료제 아닌 민감제 브이에스팜텍, 꼭 필요한 파트너 선점③우울증 약에서 종양억제 가능성 확인…안전성 발판으로 2상 속도

정새임 기자공개 2024-10-08 08:18:35

[편집자주]

유도미사일처럼 암세포에만 정확하게 도달해 공격하는 약물 기술이 있다면. 이 같은 개념을 구현한 게 항체-약물 접합체(ADC)다. 그리고 이를 이을 차세대 기술로 방사성 동위원소를 암세포에 직접 전달해 파괴하는 방사성 치료제(RPT)가 주목받고 있다. RPT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려는 빅파마들의 조단위 M&A 등의 거래가 이어지고 있고 국내 기업도 앞다퉈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시장 현황과 국내사들의 전략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 설립된 브이에스팜텍은 남들과는 조금 다른 전략으로 방사성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치료제가 아닌 보조제라는 키워드다. 방사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항암제와도 병용할 수 있는 방사선민감제다.

경쟁이 치열한데다 약효 등이 완전하게 정립되지 않은 치료제보다는 기존 항암제에 더한 병용 및 보조요법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산이다. 신약재창출 전략을 활용해 남들이 진입하지 않은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가 명확하다. 독성 등 안전성 우려를 덜고 확장성을 높이면서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지의 시장 '방사선민감제', 신약재창출 차별화 전략

방사선민감제는 방사선 치료를 받은 암 환자에 주사해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다. 특히 항암제가 많이 쓰일 수 없는 암종에서 방사선민감제를 주로 사용해 치료 내성을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 한다.

최근 방사성치료제(RPT)가 업계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병용 약제로 쓸 수 있는 방사선민감제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기존 방사선 치료뿐 아니라 RPT 시장이 확대할 수록 브이에스팜텍의 사업 확장성도 커지는 구도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과거 3조원의 잠재력을 가졌던 시장은 최근 10조원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다.

이제 막 개화하는 시장인 만큼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건 사실이다. 독일 머크는 야심차게 도입했던 방사선민감제 후보물질 '제비나판트'의 임상시험을 올해 6월 중단했다. 주요 평가지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서 개발을 이어가지 못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신약지정(BTD)까지 받았던 약물의 허무한 결말이었다.

브이에스팜텍은 VS-101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VS-101은 '세포자멸사 관련 기전'에 작용해 방사선 치료 시 암 세포 사멸을 촉진한다. 비임상 실험에서 VS-101은 방사선 단독치료 대비 60% 이상의 종양크기 성장 억제 효과를 보였다.

브이에스팜텍 파이프라인 개발전략

VS-101의 가장 큰 특징은 '신약재창출 약물'이다. 신약재창출은 이미 상용화된 약물을 새로운 질병 치료제로 개발하는 전략이다. 고혈압 치료제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로 개발된 '비아그라', 신경안정제에서 다발골수종 치료제로 허가된 '탈리도마이드'가 대표적이다. 더 적합한 치료제로 탈바꿈 하면서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랐다.

VS-101은 일본 제약사가 개발한 우울증 치료제로 브이에스팜텍은 연구를 통해 방사선민감제 효능을 확인했다.

물론 신약재창출은 명확한 장단점을 지닌다. 장점은 널리 사용되면서 독성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크게 던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개발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브이에스팜텍이 신약재창출을 택한 가장 큰 이유도 안전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빠르게 시장의 니즈를 채울 수 있다는 점에 있었다.

신약재창출의 가장 큰 단점은 특허 문제다. 오리지널사가 아니라면 원천특허와 용도특허 간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으면 추후 특허 분쟁의 소지가 발생한다. 브이에스팜텍도 개발 초기부터 김앤장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특허 전략에 공을 들였다. 오리지널 물질특허가 2014년 만료된 까닭에 원 개발국가인 일본에서 용도특허를 등록하고 국가를 전 세계로 넓히고 있다.

◇작용기전 밝혀 다양한 병용요법으로 확장, 빠른 개발속도 자신

브이에스팜텍의 핵심 파이프라인 VS-101은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시장 규모가 작은 두경부암에서 규모가 큰 유방암 등 다양한 고형암으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올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VS-101 2상이 타깃하는 질환은 유방암이다. 장기적으론 미국 임상에서 확인한 용량을 토대로 교모세포종, 폐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브이에스팜텍은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파이프라인을 VS-101로만 한정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방사선민감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병용요법을 도출해낼 수 있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이를 위해 신약재창출 물질의 작용 메커니즘(MOA)을 연구해 제2, 제3의 물질을 도출하는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추가적인 항암병용효과를 확인해 항암효력증진제로 개발 중인 VS-301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아직 정식 파이프라인으로 등록되지 않은 다양한 새로운 후보물질들을 도출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물질의 기전을 밝히면 비교적 짧은 시간 내 새로운 물질을 도출할 수 있어 효율적인 방안이 된다.


브이에스팜텍이 또 하나 자신하는 부분은 철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한 빠른 개발 속도다. VS-101 원료의약품에 대해 실제 임상 사용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안전성에 대한 리얼월드데이터(RWE)를 마련했다. 더불어 국내 1상 데이터를 추가해 2상 임상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본래 용량 단계별로 증량하며 진행해야 하는 임상을 모든 그룹에 동시 투약함으로써 기간이 3분의 1로 단축됐다.

박신영 브이에스팜텍 대표는 "1상까지의 데이터를 근거로 2상에서 각 용량에 따른 그룹 투약을 단계적이 아닌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FDA와 협의를 마쳤다"며 "올해 승인된 유방암 임상뿐 아니라 지난해 승인받은 두경부암 임상을 빠르게 마칠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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