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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어디에 청약해야 유리할까' 투자전문가 분석은매수가·물량·세금 복잡한 셈법…투자 목표따라 갈릴 청약 '분할 비율'

허인혜 기자공개 2024-10-14 15:05:4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영풍정밀의 매수가는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올리면서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모두 '우리쪽 진영에 청약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각각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한 득실이다. 양측이 스스로의 유리함을 치열하게 증명하는 건 그만큼 누구도 확실하게 승기를 가져가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고려아연 "확실한 이익", 영풍 측 "사법리스크·세율 따져야"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는 한편 매입 수량도 약 15.5%에서 17.5%로 확대했다. 베인캐피탈 매수 지분까지 고려하면 약 20%가 된다. 고려아연의 이점은 명확하게 더 높은 매수가다.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취득한 주식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수에 청약하는 편이 '확실한' 이익"이라며 "실질적인 유통물량이 약 20% 수준이라고 파악하고 있고 청약 물량의 전부를 다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했다.

영풍·MBK 측은 가격을 기존의 83만원, 3만원에서 더 올리지 않는다. 이미 충분히 오버밸류됐고, 더 이상의 가격 인상이 차후 기업 재무구조에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투자자 유인 요소로는 고려아연의 경우 세율을, 영풍정밀은 청약 물량을 강조했다. 세금은 자사주 공개매수인 고려아연에 응하면 배당소득세를, 영풍 측에 응하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고려아연 자사주 매집의 경우 가처분 신청 등의 사법리스크가 남아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추후 건전성에 대해서도 다른 입장을 보였다. 고려아연 측은 현금 보유량이 충분하지만 자금 목적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가 선행돼야해 차입을 택했고, 단기간에 부채비율이 높아지더라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영풍 측은 매수가 인상에 따라 3조2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데 고려아연의 지난 5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97%를 넘어서는 큰 부담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영풍 먼저, 고려아연 나중에' 유리" vs "고려아연 충분히 매력적"

투자 전문가들도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놨다. 어느 전문가도 필승법을 제시하거나 한쪽에 지분 전부를 베팅하는 전략을 추천하지는 않았다.

일부 전문가는 가격이 같았을 때의 중론이었던 먼저 영풍 측에 응모한 뒤 남은 물량을 고려아연에 청약하는 방안이 여전히 가장 리스크가 적은 전략이라고 봤다. 영풍 측의 공개매수는 14일, 고려아연 측의 공개매수는 23일 종료된다.

한 투자 전문가는 "확실한 수익을 노린다고 한다면 영풍 측의 공개매수 한도가 14.6%이니 우선 응모를 하고, 청약이 마무리된 뒤 남는 물량을 고려아연 측에 청약하면 웬만하면 (응모에)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고려아연이 제시한 가격과 물량이 투자 수익률 면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투자 전문가는 "MBK 측의 공모기간이 더 빨리 끝나는 만큼 유통물량이 상당히 소진되면 고려아연 측에서 내놓을 카드가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려한 가격 인상이라고 보고, 세금 문제가 있겠지만 차익실현 금액이 더 큰 쪽에서는 당연히 고려아연으로 매각할 것"이라고 봤다.

◇영풍정밀 "청약 물량 남겨두고 영풍 측에…영풍정밀 과반은 고려아연 우세"

영풍정밀의 경우 가장 수익성이 높은 시나리오로는 가격이 높은 최 회장 측이 받아줄 물량 만큼을 떼어놓고 나머지를 영풍 측에 청약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약 43%인 유통물량에서 1%를 단순하게 1주로 봤을 때 만약 43주를 보유한 주주라면 25주는 고려아연 측에 응모할 분량으로 남겨두고 18주를 영풍 측에 청약하는 전략이다. 영풍정밀의 공개매수는 영풍 측이 14일, 고려아연 측이 21일 마감된다.

이 가정을 기본으로 만약 최 회장 측으로 청약 물량이 몰릴 가능성, 때문에 일부 실패할 것을 염두에 둔다면 투자 목적에 따라 비중을 조절할 것으로 또 다른 전문가는 예상했다. 다만 영풍 측의 추가인상 없이 가격이 유지된다면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고려아연의 제안이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한 투자 전문가는 "영풍과 MBK의 입장과 금감원의 경고 등을 종합해 가격을 더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면 현 상황에서는 고려아연 쪽으로 청약이 더 몰릴 것으로 본다"며 "만약 소액투자자라면 전량을 고려아연에 넣을 것 같고, 물량이 많다면 각각 절반씩 넣는 편이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투자전략과 관계 없이 영풍정밀의 과반 지분을 차지할 승자에 대한 전망은 고려아연 측이 더 우세했다. 만약 고려아연 측이 확보하는 지분이 영풍 측 대비 낮더라도 '과반 지분을 확보한다'는 최종 목적지에는 무리없이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최 회장 일가가 영풍정밀의 지분 약 35%를 갖고 있어 과반을 차지하기 위해 필요한 지분이 영풍 측 대비 크게 낮다. 영풍과 MBK 연합이 영풍정밀의 유통물량 전체인 43.43%를 사들이겠다고 선언한 반면 최 회장 측은 25%를 제시한 이유도 이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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