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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코닉테라퓨틱스 IPO In-depth]신약 상용화에도 1700억 밸류 '보수적 책정', 숨겨진 가치상용화 미현실 파이프라인 제외, 자큐보 실적 자신감…상장 후 유통물량 25%

정새임 기자공개 2024-10-24 09:03:43

[편집자주]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바이오텍이 넘어야 할 관문은 기술성평가, 상장예비심사 뿐만이 아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공모가를 산정해 투자자들과 조율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회사인지 회사는 숫자로 입증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더벨은 바이오텍의 이 같은 상장 과정을 따라가며 성장전략과 위험요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의 잠재력만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보통의 신약 개발 전문 바이오텍과 뚜렷이 다른 점이 있다. 신약 품목허가를 받고 실제 매출을 낼 수 있는 '돈 버는 신약 개발 벤처'라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상용화에 성공한 신약 외 다른 유망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반영하지 않으면서 향후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을 남겼다. 상용화 신약이 전무한데도 수천억원대 가치로 상장을 추진하는 보통의 신약 바이오텍과는 다른 양상이다.

◇자큐보 매출 가시화 시점 2027년 기준 PER 활용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최근 공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주당 희망 공모가액을 1만6000~1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 후 발행주식 총수를 적용한 예상 시가총액은 1729억~1945억원이다.

공모가 산정은 주당순이익과 기업주가 비교(PER) 방식을 활용했다. 1차로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135곳을 추린 뒤 재무·사업 유사성을 따져 JW중외제약, 한미약품, HK이노엔 총 3곳의 피어그룹을 선정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2027년 추정 당기순이익의 현재가치와 비교기업 PER를 곱한 뒤 상장 후 전체 주식수로 나눈 주당 평가가액은 2만3821원으로 책정됐다.

2027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적용한 근거는 상용화에 성공한 P-CAB 신약 '자큐보'의 본격적인 매출이 가시화되는 시점인 동시에 두 번째 파이프라인 '네수파립'의 2상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술이전(L/O)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가 산출한 2027년 추정 순이익은 192억원, 중립적 실적 시나리오를 적용한 값이다. 여기에 3개 기간 20% 연 할인율을 적용해 111억원이라는 현재가치를 산출했다.

◇국내 마케팅·해외수출계약으로 실적 현실화…미래추정이익 달성 가능성 '성큼'

통상 신약 개발 전문 바이오텍이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하락하거나 고전하는 이유는 예상과 달리 상용화나 기술이전을 실현하지 못해 공모가 산정 시 반영한 미래추정이익과 괴리가 커지기 때문이다. 추정 순이익을 달성하기는커녕 순적자를 면치 못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 지점에서 P-CAB 신약 상용화에 성공한 온코닉테라퓨틱스의 강점이 두드러진다. 올해 10월 출시한 자큐보는 모회사인 제일약품과 국내 대형 제약사 동아에스티가 공동으로 판매해 공격적으로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P-CAB 시장이 나날이 커지는 점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간 BCC리서치가 추정한 국내 P-CAB 시장 규모는 2023년 2117억원에서 2027년 5286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국내 각 병원 랜딩 처수와 처당 처방량, 공급가와 예상 생산량 등을 적용해 자큐보 국내 처방액을 △2024년 7억원 △2025년 134억원 △2026년 370억원 △2027년 624억원으로 예상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실적에는 판매권을 지닌 제일약품에 자큐보를 납품하는 시점에 양사 간 합의된 공급 단가에 따라 매출로 반영된다. 이를 감안한 국내 추정 매출은 △2024년 49억원 △2025년 75억원 △2026년 274억원 △2027년 372억원이다.

해외 기술이전 매출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해외 파트너사와 계약을 체결해 중국과 인도, 멕시코 및 남미 진출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브라질 진출도 조만간 확정될 전망이다. 현지 회사와 계약이행각서(텀싯) 작성 단계로 2025년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 지역 수출을 위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모 다국적제약사와 비밀유지계약(CDA)을 체결하고 2025년 계약 체결을 목표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기술이전을 통한 계약금 및 마일스톤으로 △2024년 47억원 △2025년 88억원 △2026년 127억원 △2027년 205억원의 매출을 예측했다.

◇가치산정서 제외된 '네수파립', 추가 밸류업 이벤트 기대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상용화를 이뤄 실제 매출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자큐보 외 다른 파이프라인의 가치는 공모가 산정에 반영하지 않았다. 오로지 자큐보로만 가치를 매겨 예상 공모가를 책정했다.

이에 따른 공모금액은 밴드 최하단 기준 248억원이다. 보수적으로 밸류에이션을 책정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예상 시총이 2000억원이 안된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같은 시기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오름테라퓨틱의 경우 온코닉테라퓨틱스 보다 두배 이상인 7000억원대 시총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상용화 신약이 전무한 상황에서도 추후 잠재력에 밸류를 베팅한 모습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의 경우 상용화 신약인 자큐보 외 대표 파이프라인으로는 PARP/탄키라제를 동시 저해하는 이중 표적항암제 '네수파립'이 있다. 기술성평가를 받을 때도 주요하게 평가됐던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이중저해로 경쟁품이 등장하기 힘든 점, 탐색 임상에서 우수한 향종양 효능 등을 확인했다는 점, 한국과 미국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점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현재 네수파립은 진행성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국내 1상 임상시험을 마치고 난소암 2상, 췌장암 1상, 자궁내막암 연구자주도 2상(키트루다 병용)을 진행 중이다. 위암,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등 다른 고형암으로의 적응증 확장도 추진한다.

2025년 췌장암 1b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2026년 자궁내막암 2상 중간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2027년 L/O를 목표로 한다. PARP 저해제 시장과 경쟁제품, 2상 성공확률 등을 적용해 L/O 달성 시 계약 총규모 2000억원, 계약금 규모 190억원, 예상 수익 47억원을 추정했다. 향후 네수파립 L/O가 현실화한다면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네수파립 임상이 상당 부분 진행 단계임에도 공모가 산정에 반영하지 않은 건 자큐보에 대한 자신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실질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어 기업가치를 무리하게 올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L/O 지연, 미달성 등에 따른 주가 하락 리스크를 덜 수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IPO 전 추가 펀딩도 진행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최대주주 지분을 바탕으로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이 제한적인 점도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대목이다. 최대주주인 제일약품 보유 지분은 54.3%로 상장 후 46.3%가 된다. 7.7% 지분을 지닌 2대주주 에스앤피혁신기술1호조합 역시 제일약품이 36%를 쥔 특수관계자로 분류된다. 이를 포함한 상장 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은 52.8%가 된다.


제일약품은 상장 후 2년, 에스앤피혁신기술1호조합은 상장 후 1년간 매각을 금지하는 보호예수가 걸려있다. 기타주주로 분류된 신베스터앤파트너스도 상장 후 0.7%에 해당하는 물량을 1년간 의무보유할 예정이다. 상장 후 유통가능한 물량은 공모주식과 1개월 후 매각이 가능한 기관투자자 물량을 합해 총 25% 정도에 불과하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자큐보로 실제 매출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 리스크를 줄이고자 미래추정이익을 더욱 보수적으로 평가했다"며 "향후 자큐보의 안정적 수익기반을 토대로 항암신약을 통해 밸류업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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