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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파워 네트워크]여성 150여명 포진 WCD…전·현직 은행장도 참여④2016년 40여명 이사 주도 설립, 3대 분과 주도 150여명 회원 등재

이돈섭 기자공개 2024-10-29 08:10:25

[편집자주]

이사회를 구성하는 건 사람이다. 어떤 이사를 영입하느냐에 따라 이사회 역량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사회 역량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요소 중 하나다. 더벨은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멤버들 간 네트워크를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 어떤 요소들이 기업 이사회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10:0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 이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 중 하나는 다양성 강화다. 여성 이사와 외국인 이사 비율을 확대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16년 40여 명 국내 기업 여성 이사진을 중심으로 세계 74번째 지부로 설립된 세계여성이사협회(WCD, Women Corporate Directors)의 역할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지금까지 여성 이사 확대와 전문성 강화에 힘써온 WCD는 국내 대표적 여성 이사 단체로 꼽힌다. 40여명이었던 회원 수는 현재 150여명으로 확대했다. 다양한 분야의 여성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만큼 회원 간 공통분모를 찾기는 어렵지만, 협회 그 자체가 이사 간 교집합으로 작용해 여성 이사 네트워크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 권선주 회장 중심으로 3개 핵심 분과 중심 운영

WCD는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사회가 대표를 선임하고 대표가 각 분과를 통해 협회 실무를 운영하는 구조다. 2016년 9월 40여 명 여성 등기이사 중심으로 설립된 WCD는 매출 300억원 이상 외감 대상 기업 등기이사 등을 회원으로 구성, 회원수를 150여 명으로 확대했다. 국내 여성 이사 그룹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WCD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권선주 회장이다. 1956년생 권 회장은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 기업은행에 입행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은행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2020년부터 올해로 5년째 KB금융 사외이사로 재직, 이사회 의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008년 KB금융지주 설립 이후 여성 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것은 권 회장이 처음이다.

실무는 회원분과와 교육분과, 전략·커뮤니케이션분과 등 3개 분과가 주도하고 있다. 분과장은 회장 추천 뒤 이사회 승인을 거쳐 선임된다. 회원분과는 포스코홀딩스의 이유경 경영지원팀장이 이끌면서 신규 회원 확대를 비롯해 결속력 강화에 집중한다. 이 팀장은 포스코 설비자재구매실장을 거쳐 포스코그룹 엔투비 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교육세션을 통해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교육분과는 전영순 중앙대 교수가 주도하고 있다. 회계사 출신 전 교수는 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 포스코케미칼 등을 거쳐 KT알파 사외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비상임이사와 한세실업 사외이사 등을 거쳐 유니드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정다미 명지대 교수는 전략 분과를 이끌고 있다.

현재 WCD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사진은 권선주 회장과 3명의 분과장을 포함해 모두 22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씨티은행 유명순 은행장을 비롯해 이승연 조비 대표, 메리츠증권 양재선 사외이사, 교보생명 문효은 사외이사 등이다. 회원으로는 상장기업과 공기업을 비롯해 매출 300억원 이상 외감대상 기업 등기이사가 가입하고 있다.

◇ WCD 이사진 면면 화려…여성 이사 핵심 네트워크

WCD는 일정 규모 이상 상장사로 하여금 최소 1명 이상 여성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당시 최운열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WCD 구성원이 대외활동을 활발히 전개했다는 후문이다. 한 WCD 회원은 "2020년 여성 이사 의무 조항이 생긴 이후 WCD 영향력이 훨씬 더 커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여성 이사들의 역량 개발을 도모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여성 이사 확대를 위한 인식 개선 사업을 주도하는 것이 WCD의 주요 활동 내용인데, 최근 기업 이사회 다양성 확보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여성 인재를 공급하는 채널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기업 요구 요건에 맞는 여성 이사 후보를 추천함으로써 상호 간 네트워크를 확대는 것.

WCD 구성원 간 교집합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WCD 이사진만 하더라도 연령대가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데다, 전·현직 대학교수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기업 경영에 참여했던 인사와 법무법인과 회계법인 소속 전문가, 정부 부처 고위공무원 출신까지 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특정 업계 쏠림 현상도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WCD 이사진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로는 한국씨티은행의 유명순 은행장을 비롯해 이승연 조비 대표와 천지산업 한지혜 재무부문장 등 다수의 사내이사를 비롯해 롯데카드 이복실, 티쓰리 최정혜, LS일렉트릭 송원자, 메리츠증권 양재선, 롯데렌탈 이윤정, 교보생명 문효은, 넥스틴 김수진, 메디포스트 양윤선 사외이사까지 다양하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 여성 이사 단체는 사실상 WCD가 유일하다시피 하다"면서 "WCD가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고 그 안에서 다양한 업종 리더들이 교류하면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사회 다양성이 화두에 오를수록 WCD 역할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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