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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지상파 가진 웨이브, 비장의 무기 '시청시간'①태생부터 통합 플랫폼…'메가 OTT' 목표, 티빙 통합 성사 '주목'

노윤주 기자공개 2024-10-29 08:11:39

[편집자주]

SK스퀘어는 ICT 핵심 포트폴리오의 밸류업을 꾀하고 있다. 각 자회사들을 중심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 실행에 한창이다. 밸류업과 일부 자회사 매각을 통해 주가를 부양한다는 계획이다. 손익 개선이 선행돼야 하는 부분이다. 티맵, 원스토어 등 기업부터 11번가까지 SK스퀘어 ICT 자회사들의 밸류업 전략과 이익 극대화 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콘텐츠웨이브는 SK스퀘어의 '키운다, 판다, 합친다' 밸류업 전략 중 '합친다'에 속하는 포트폴리오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가장 큰 OTT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티빙과의 합병을 논의하고 있다.

웨이브는 태생부터 두 개 OTT가 합쳐져 탄생한 플랫폼이다. 당시 업계서는 웨이브를 두고 실패하기 어려운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지상파 방송3사의 콘텐츠와 SK텔레콤 가입자가 만나면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예측이었다. 웨이브도 2023년 유료가입자 500만명 등 목표를 자신 있게 말했었다.

시장은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외국계 OTT의 점유율 장벽이 있었고 콘텐츠 투자 비용은 나날이 커져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됐다. 그럼에도 방송3사를 주주로 둔 웨이브의 '실시간 방송'은 여전히 높은 가치를 지닌 무기다.

◇야심차게 출발했지만…넷플릭스 벽 높았다

2019년 1월 KBS, MBC, SBS는 SKT 손을 잡는다. 방송국의 OTT 서비스인 '푹(POOQ)'과 SKT·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를 합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통과해 웨이브가 정식 출범했다. 다른 OTT 사업자가 VOD 공급을 요청할 경우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협상하라는 게 공정위 요구사항이었다.

웨이브는 경쟁사에 비해 확실히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방송국이 가진 막대한 콘텐츠와 SKT의 자본력, 마케팅이 만났기 때문이다. SKT 고객 대상으로 웨이브를 홍보하기만 해도 이용자를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있었다.

이에 웨이브도 2023년까지 유료 가입자 500만명, 연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었다. 이를 위해 외산 OTT처럼 대작을 오리지널 콘텐츠로 제작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출범 1년 후인 2020년에는 제작비 40억원을 투입한 오리지널 드라마 'SF8'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을 선점한 넷플릭스를 넘어 성장하기 쉽지 않았다. 유튜브를 통해서 제공되는 고퀄리티 콘텐츠도 늘어났다. 올해 6월 국회도서관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4월 기준 주요 OTT 중 월간 이용자가 가장 많은 플랫폼은 '유튜브'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유튜브도 OTT로 간주하고 있는데 월간 이용자수가 4546만명에 달했다. 다만 유튜브는 유무료 서비스를 동시제공해 집계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가 어렵다.

유튜브를 제외하고 선별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일반적인 OTT 중에서는 넷플릭스가 월간 사용자수 1129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는 706만명을 기록 중인 티빙이었다. 쿠팡플레이도 쿠팡과의 결합으로 702만명까지 성장시키며 뒤를 바짝 쫒았다. 웨이브는 409만명에 불과했다.

◇TV 대체한 웨이브, 시청시간은 국내 1등

웨이브가 외국계 OTT처럼 막대한 자본력으로 대작을 쏟아내기는 어렵다. 웨이브의 가치는 실시간 방송 중계에서 나온다. 모바일에서는 지상파 3사에서 방송 중인 콘텐츠를 동시간 시청할 수 있다. TV 없이도 '본방사수'가 가능하다.

가장 빠른 다시보기도 웨이브만의 장점 중 하나다. 지상파 프로그램의 경우 방송 종료 후 즉시 웨이브에 콘텐츠가 업로드된다. 타 OTT에 동시 제공 중인 프로그램도 웨이브 업로드 속도가 더 빠르다.

그 덕에 웨이브는 사용시간, 사용일 기준으로 전체 OTT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웨이브만 유일하게 월평균 10일 사용을 넘겼다. 만약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성사된다면 넷플릭스에 대적할 이용자수에 시청시간까지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웨이브와 지상파 3사의 콘텐츠 계약 기간은 이미 종료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웨이브에서 라이브 시청이 가능하다. 묵시적으로 계속해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주 관계로 묶여 있기에 가능한 지점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지상파 3사가)단순한 콘텐츠 공급사가 아니라 주주사이기 때문에 다각도로 논의하고 있다"며 "합병이 성사된다면 넥스트 스텝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측면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 공급 부분은 잘 조율하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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