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수원' 그랜드 오픈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향후 사업 방향성 전환 계획을 밝혔다. 정준호 대표가 직접 새 출발을 선언한 가운데 쇼핑몰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다.간담회가 열린 롯데호텔 가넷 스위트룸 정문으로 당당히 입장한 정 대표는 "여러분들도 이 소중한 가을을 사색과 독서와 함께 보냈으면 좋겠다"며 날씨와 계절에 대한 이야기로 운을 뗐다. 급하지 않은 그의 모습에서는 여유와 자부심까지 느껴졌다.
여유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정 대표가 직접 밝힌 청사진에는 향후 롯데백화점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모두 포함됐다. '미래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게 골자로, 2030년까지 최대 7조원을 투입해 13개 쇼핑몰을 운영하고 매출 6.6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근거는 유사한 성장 곡선을 보여 온 일본 리테일 시장으로부터 찾았다. 1990년대 이후 일본 리테일 시장 성장을 주도한 건 쇼핑몰이다. 2023년 기준 시장 규모로 따지면 쇼핑몰이 117조원, 백화점이 52조원 수준이다. 다만 국내는 아직 백화점 중심 소비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마저도 신장률이 5% 미만에 그친다.
기존 쇼핑몰 운영 성공 신화도 '쇼핑몰 대전환'에 확신을 준 요소 중 하나다. 잠실 '롯데월드몰'은 연간 5500만명이 방문하는 국내 최대 랜드마크로 자리했다. 베트남 시장도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바탕으로 지배적인 사업자 위치에 올랐고 올해에만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새 출발과 함께 파격적인 브랜드 정체성(BI)도 도입했다. 영국 소재 디자인 회사 'SPIN'과의 협업으로 '타임빌라스(TIMEVILLAS)' 브랜드를 설계했는데, 이 과정에서 정 대표가 직접 움직이는 로고를 제안했다고 한다. 디지털 전환 속 브랜드 로고 역시 정적인 형태보다 소비자에게 새로움을 선사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새로움을 제공하기 위해 롯데백화점은 건물 외관에서의 일관성마저 포기했다. 통일된 외관을 사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감축할 수 있지만 롯데는 건축적 가치와 다양성을 택했다. 오픈이 계획된 쇼핑몰마다 각기 다른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협업하며 '미래형 쇼핑몰'에 걸맞은 설계를 구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전환은 어떻게 보면 경쟁사보다는 다소 늦은 변화일 수도 있다. 다만 롯데가 구상하고 있는 새로움과 계획의 구체성으로 미뤄볼 때 이번 피봇은 롯데백화점의 큰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격변의 시기에 놓인 국내 리테일 시장에서의 새로운 출발을 앞둔 롯데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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