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유럽우리은행, 바르샤바지점 통해 고객 기반 확대③개설총괄팀장 파견, "중심지 수도에서 더 많은 기회 찾을 것"
바르샤바(폴란드)=조은아 기자공개 2024-11-06 12:48:44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은 2017년 2월 폴란드 남부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시중은행 가운데선 2014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연 신한은행에 이어 두 번째였다.이후 한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우리은행의 중동부 유럽 공략법 역시 전환을 맞이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폴란드 바르샤바에 지점을 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르샤바 현지에서 2대 폴란드사무소장과 3대 폴란드사무소장이 의기투합해 준비에 한창이다.
◇폴란드사무소→바르샤바지점으로 전략 변화
우리은행이 처음 선택한 도시는 카토비체였다. 다른 은행들이 바르샤바 혹은 브로츠와프를 선택할 때 우리은행의 선택은 달랐다. 이유는 지도를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폴란드뿐만 아니라 인접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전반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들 4개 국가는 비세그라드 그룹으로 묶이는데 중부 유럽 지역협력체를 의미한다. 카토비체는 이들 국가의 정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사무소의 입지로 봐도 우리은행이 폴란드뿐만 아니라 동유럽 전반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과 관계를 구축하겠단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르샤바로의 이동이 전략적으로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유럽우리은행 바르샤바지점 개설총괄팀장을 맡고 있는 이정우 팀장은 "폴란드의 수도인 바르샤바가 금융, 상업, 정치의 중심지로서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또 여러 면에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바르샤바 이동을 통해 폴란드 전역에서 더 넓은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한층 빠르고 효율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부에서 기대하고 있다.
바르샤바지점이 문을 열면 국내 금융회사 중동부 유럽에 지점을 둔 최초의 은행이 된다. 바르샤바지점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우리은행,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헝가리사무소와 협력 및 상호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폴란드를 비롯한 중동부 유럽은 기존 자동차, 방산, 이차전지뿐만 아니라 원전 및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된 국내 기업들의 진출 및 금융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이다.
특히 폴란드는 유럽 내 생산 및 물류의 중심지로 한국 기업들이 동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거점이 되고 있다.
이정우 팀장은 "지점 전환을 통해 보다 많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현지 시장에 더욱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럽우리은행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독일 금융감독청(BaFin)으로부터 바르샤바지점 설립을 승인받았다. 현재 지점 전환에 필요한 나머지 절차는 바르샤바에서 진행 중이다. 이정우 팀장이 바르샤바로 파견돼 현재 폴란드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한영하 소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폴란드 성장과 한국 기업 활발한 진출" 체감
이정우 팀장은 폴란드사무소 소장을 지낸 경험이 있다. 한영하 소장 바로 직전 폴란드사무소를 맡아 이끌었다. 2022년 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중책을 맡아 올 7월 폴란드로 서둘러 복귀했다. 과거와 지금, 가장 실감하는 차이점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는 "가장 큰 변화는 폴란드 경제의 성장과 국내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이라며 "폴란드의 전략적 위치와 EU 회원국으로서의 이점 덕분에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폴란드에 진출하고 있어 금융 서비스의 필요성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폴란드 경제와 금융 환경이 달라지고 있는 만큼 체감하는 변화는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럽 전반의 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은 다소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에너지 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망 문제 등이 유럽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현지에서 보고 듣는 이차전지 및 전기차 시장의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조정하면서 폴란드사무소가 지원하는 기업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영하 소장은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지연하거나 조정하고 있다"며 "이는 유럽우리은행을 포함한 모든 금융기관에게 큰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소장은 이어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폴란드사무소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을 위해 신중한 신용평가를 바탕으로 우량 기업을 선별하고 있다"며 "이차전지 및 전기차 시장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에게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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