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 리뉴얼]생존력 키우는 이사회…방향성은 '지속가능한 성장'③이사회 내 'SK이노 관계자' 첫 제외…독립성 강화 목표
박완준 기자공개 2024-11-07 09:12:16
[편집자주]
SK그룹이 올 초부터 고강도 리밸런싱(사업 구조조정)에 나서며 잠재적 매물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곳이 있다. 이차전지 소재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다. 하지만 SKIET는 시장에서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SKIET는 리더를 젊은 피로 교체해 매출 다각화와 흑자 전환을 목표한다. 기업 가치를 높여 매력적인 매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SKIET의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5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의 변화를 보면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이사회는 인사부터 재무, 투자, 내부통제 등 기업 경영을 둘러싼 다양한 안건을 통과시키는 곳으로, 안건에 담긴 키워드를 살피면 경영진의 관심사 사업 방향성이 드러난다.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테크놀로지(SKIET)는 올 초부터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이사회 내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줄곧 선임해 온 SK이노베이션 고위 임원을 더 이상 선임하지 않으며 생존력을 기르고 있다. 모회사 그늘에서 벗어나 체질 개선과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SKIET는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사업이 물적분할해 설립된 곳이다. 성장성을 인정받은 SKIET는 2021년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체계적인 이사회를 구축했다. 그룹이 신사업으로 낙점한 이차전지 부문의 소재를 주력해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SKIET는 상장 초기 SK이노베이션과 연결고리를 가져가며 기업가치 제고 관점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이사회도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를 SK이노베이션 출신 인물로 배치해 모회사와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꾀했다. 사외이사로는 경영과 재무, 법률 전문가를 선임해 체계적인 이사회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IET의 상장 초기 이사회는 대표이사 1인과 기타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해 총 5명으로 출발했다. 사내이사는 노재석 SKIET 대표이사가 이름을 올리며 이사회 의장까지 도맡았다. 노 대표는 SK이노베이션 I/E소재사업부장과 소재사업 대표를 역임한 인물로, 연구개발(R&D)과 사업 개발에 강점을 지녔다.
기타비상무이사는 김철중 SK이노베이션 전략본부장이 맡았다. 이차전지 시장의 성장 속도에 발맞춰 SKIET의 중장기 성장전략 수립 및 사업구조 구축을 SK이노베이션과 연결하기 위한 목적이다. 사외이사는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 교수와 김태현 중앙대 경영학 교수, 강율리 변호사를 선임해 윤리 경영 강화 등 투명성 확보의 역할을 맡겼다.
SKIET 이사회는 2022년 3월 기타비상무이사에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부회장을 선임하며 변화를 꾀했다. 김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카본 투 그린' 전략에 따라 이차전지(SK온)와 분리막(SKIET) 사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사업 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SKIET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했다.
아울러 감사위원회와 인사평가보상위원회, 전략·ESG위원회를 출범해 이사회를 재편했다. 위원회 기능 조정 및 재편을 통해 이사회의 실질적 권한과 역할 강화를 도모했다는 평이다. 특히 각 위원회 위원장은 모두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처음으로 강화했다.
하지만 SKIET 이사회는 지난해부터 큰 변화를 맞이했다. 최대 고객사인 SK온의 수율 문제 및 이차전지 출하량이 감소해 부진한 실적을 거둔 탓이다. 이에 SKIET는 상장 초기 기타비상무이사로 중장기 전략을 구축한 김철중 SK이노베이션 전략본부장을 지난해 3월 대표로 선임하는 등의 변화를 꾀했다.
SKIET는 지난해 32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SK온향 매출 비중이 80% 이상으로 치솟으며 지속가능한 성장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이에 SKIET는 올 1월 SK온향 비중을 낮추는 등 고객사 다변화를 위해 류진숙 SK㈜ 그린TF 리더(사진)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류 리더는 SK그룹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마케팅, 사업개발, 전략 업무를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그의 첫 과제는 SK온향 비중을 기존 80%에서 50%까지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비상무이사에 SK이노베이션 관계자가 아닌 인물이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기타비상무이사가 맡아온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에 넘겨 독립성도 확보했다.
하지만 SKIET는 올 상반기 1261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류 리더는 SKIET의 소재 관련 사업 현안과 투자, 전략 등을 살피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SK온의 전략 부문을 담당한 경험을 앞세워 SKIET의 북미 진출 전략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이사도 1년 6개월 만에 교체했다. SKIET는 연구원 출신의 이상민 SK엔무브 Green성장본부장을 이달 1일 대표로 선임했다. 기타비상무이사와 사내이사의 주력 업무를 분리해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목적이다. 이 대표는 차세대 이차전지 분리막 기술 확보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SKIET 관계자는 "미국 대선 이후 최적의 북미 진출 전략 옵션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전고체 이차전지를 위한 고체전해질 개발과 차세대 탄소포집 분리막 개발도 속도를 높여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에누리 가격비교, 난방·방한용품 최저가 할인 행사
- SK 컨트롤타워에 'AI' DNA 심는다
- [1203 비상계엄 후폭풍]최창원 SK수펙스 의장, 사장단 소집…키워드는 '환율'
- [1203 비상계엄 후폭풍]금융시장·실물경제 위협, 긴급 대응 나선 기업들
- [i-point]에이스엔지니어링, 1억 달러 수출의 탑 수상
- [IR Briefing]조창현 아이에스티이 대표 "반도체 장비 국산화 노력 결실"
- [i-point]한컴, 배당 위한 권리주주 확정 "잉여현금흐름 25% 상회"
- [i-point]라온시큐어, K-DID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동 본격화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제61회 무역의 날' 산업포장 수상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동원산업, '총주주수익률 40%' 목표 달성 방안은
박완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동국제강, 체계적 운영 돋보여…약점은 '재무'
- 배경 숨기는 대기업 '투자 계열사'
- [Red & Blue]'코스피 이전' 에코프로비엠, 주가 반등…캐즘 악재 선방할까
- [유동성 풍향계]코스모신소재, 늘어난 순차입금 '원재료 확보 차원'
- 롯데정밀, 위기 타개책 인사…새 대표이사로 정승원 부사장
- [LG엔솔 밸류업 점검]기업가치 반등 열쇠는 '현금흐름 회복'
- 문 열린 '4세 경영'…젊어진 '칼텍스·건설·리테일'
- [LG엔솔 밸류업 점검]'배당보다 투자 우선'…밸류업 공시에도 주가 제자리
- [SK그룹 인사 풍향계]체계 갖춘 대관 조직, 역량 강화까지 나설까
- [LG그룹 인사 풍향계]LG엔솔, 임원 승진 역대 최소…김동명 대표, '유임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