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산업은행 뉴욕지점, 미주 진출 한국기업 든든한 조력자⑪대출외 채권 투자 비중도 높아…현지 100% 조달 후 유동성 지원
뉴욕(미국)=이기욱 기자공개 2024-11-08 08:11:37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09: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설립 목적은 한국 금융산업 및 국민경제 발전 지원이다. 때문에 산업은행 뉴욕지점 역시 미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타 한국계 은행 대비 우수한 신용도를 바탕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기업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한다. 또한 국책은행 신용도를 활용한 보증으로 각 회사의 직접 조달까지 적극 지원하고 있다.
◇10% 대 자산 성장세 유지…대출 비중 30% 불과
산업은행 뉴욕지점은 1969년 뉴욕사무소 형태로 처음 뉴욕 선진 금융시장에 진출했다. 1977년 10월 설립된 KASI(Korea Associated Securities Inc.)도 뉴욕지점의 전신으로 볼 수 있다.
KASI는 산은 주도 하에 시중은행과 공동으로 설립한 미국 내 외자도입 창구로 산은 지분율은 79%였다. 한국 및 한국 증권 중개 업무, 투자금융 및 매매자문, 증권투자 및 매매, 대출 등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1996년 8월 산은 자체적으로도 New York State Department of Financial Services (뉴욕주 금융서비스 감독국)과 연방준비제도(FRB)로부터 지점 개설을 승인받았고 1997년 4월 현재의 뉴욕지점을 개점했다.
그러던 중 1997년말 IMF 사태가 발생했고 각 한국계 은행들이 외국 지점들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KASI도 1998년 해산됐다. 산은의 뉴욕 채널은 뉴욕지점으로 일원화 됐다.
지점 설립 시점만 기준으로 놓고 보면 일반 민간은행들보다 늦은 시기 뉴욕 시장에 발을 디뎠다. 하지만 작년말 기준 산은 뉴욕지점의 총 자산은 37억2600만달러(약 5조원)로 한국 은행 현지 지점들 중 최상위권 규모에 해당한다.
산은 뉴욕지점의 자산은 최근 몇 년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말 29억8300만달러였던 자산은 이듬해말 33억7500만달러로 13.1% 증가했고 작년에도 10.4%의 자산 증가율을 보였다.
산은 뉴욕지점의 포트폴리오 구성은 타 은행의 지점들과는 차이가 있다. 신디케이트론을 IB 부문으로 나눠 별도 분류하는 타 은행들과는 달리 산은 뉴욕지점은 모두 대출업무로 구분해 처리하고 있다.
신디케이션론과 일반 기업대출을 모두 합친 대출 잔액은 10억3300만달러로 전체 자산 대비 27.7% 수준에 불과하다. 대신 유가증권 투자 부문 자산이 11억달러, 29.4%로 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은행간 대여금, 예치금 등 기타 자산이 11억달러로 비슷한 규모를 기록 중이다.
◇신디케이션론도 종합금융 지원 강화에 초점…보증으로 회사채 발행 간접 지원
타 은행들은 하지 않고 있는 투자 자산 부문에서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다. 국책은행 특성에 맞게 국채와 회사채 등 안전 자산만을 취급한다. 회사채는 모두 BBB 이상 투자등급만을 취급가능하며 대부분 A등급 이상으로 운용 중이다.
한국 내에서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글로벌 대기업들이 즐비한 뉴욕 시장에서는 회사채를 발행할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할 수밖에 없다. 산은이 본점과 한국 기업간 관계를 기반으로 보다 낮은 금리의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보증을 제공하는 등 도움을 줄 수 있다.
전체 대출 내 신디케이션론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30~40%로 그리 크지 않다. 2015년 PF데스크 설립 이후 현지 전문인력과 함께 미주 지역 글로벌 PF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중이지만 급격하게 자산을 늘리지는 않고 있다.
PF데스크는 국내기업의 미주진출 사업, 미주지역 우량 랜드마크 사업을 적극 공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수익 확대보다는 시장 네트워크 강화 및 우량자산 확보의 의미가 더 크다. 최근에는 캐나다 Cedar LNG사업 등 LNG영역과 신재생에너지, 디지털인프라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PF 주선을 도왔다.
윤태정 산은 뉴욕지점장은 "지점 및 데스크간 협업체계 구축으로 미주시장 진출 국내기업에 대한 다양한 종합금융지원을 강화하고 동시에 미주 우량자산 축적에 기여하고 있다"며 "산은 뉴욕지점은 '뱅킹' 라이선스를 받은 곳이기 때문에 투자은행 역할보다는 금융지원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 이상으로 산은 뉴욕지점에게 중요한 영역은 자금조달이다. 민간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신용도를 바탕으로 낮은 금리로 조달 하고 이를 타 한국계 은행들이나 현지 한국 기업들에 빌려주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산은 뉴욕지점은 현재 자금 100%를 모두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사채 발행시 보증 역할도 수행한다. 현지 진출 기업들이 단기 채권 등을 발행할때 필수적으로 금융사의 보증이 필요한데 이 역시 국책은행인 산은의 보증이 이뤄지면 보다 낮은 금리의 발행이 가능하다.
윤 지점장은 "객관적 신용등급에서는 한국의 민간은행들과 큰 차이가 없지만 시장에서 평가하는 신용도는 아무래도 국책은행으로서 이점이 있다"며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로 한국 기업들에게 지원할 수 있고 현지 진출해 있는 한국계 은행들에게도 빌려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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