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제일기획, 내부 피드백 활발…다양성 부족 '아쉬워'3개 항목 평균 3점 넘으며 '고득점'…'사외이사 구성' 개선 필요
박완준 기자공개 2024-11-12 08:00:0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14: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광고업체인 제일기획은 상법상의 의무가 비교적 가벼운 자산총계 2조원 미만의 상장사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와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 다양한 소위원회를 설치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했다. 특히 선임사외이사도 운영해 체계적인 이사회 운영 프로세스를 구축했다.하지만 제일기획은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맡고 있으며, 사외이사 비율도 40%에 불과해 이사회 독립성은 낮은 편에 속했다. 아울러 사외이사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운영하지 않아 경영진 견제 기능은 아쉬움을 남겼다.
◇아쉬움 남긴 구성 점수…사외이사 비율 40%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한 결과 255점 만점에 151점으로 산출됐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를 기준으로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했다.
제일기획은 '구성' 항목에서 45점 만점에 17점, 평점은 5점 만점에 1.9점을 획득해 제일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사회 총원은 5명으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됐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 독립성 확보에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사외이사도 모두 남성에 50~60대 연령대에 편중되면서 다양성 확보도 거리가 멀었다.
이사회도 활발하게 개최됐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12건의 이사회가 열렸으며, 11건의 정기 이사회에서 평균 출석률은 93.9%로 집계됐다. 아울러 이사회 안건과 관련해 이사회 구성원들에 자료를 14일 전 제공해 충분한 검토 기간을 제공한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에 '참여도' 항목의 점수는 40점 만점의 29점, 평점은 5점 만점의 3.5점을 획득했다.
'견제기능' 항목은 45점 만점에 32점, 평점은 5점 만점에 3.6점을 획득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모두 설치되지 않았다. 다만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한 상근감사 1인을 확보해 감사 업무의 전문성을 높였다.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한 부분과 이사의 보수를 주주가치 제고와 연동한 부분이 만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감사위원회가 설치되지 않은 점과 사외이사만 참석하는 회의가 연간 4회 미만에 속한 부분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제일기획이 아직 별도기준 총자산 2조원 미만의 상장사이기 때문이다. 법규상 이사회의 구체적인 내용과 평가를 공시할 의무가 없으며, 별도의 소위원회나 별도조직 구축 의무도 받지 않는다.
◇높은 배당수익률 '장점'…부채비율은 평균치 '상회'
'정보접근성' 항목에선 30점 만점에 16점이 나왔다. 평점으로는 5점 만점에 2.7점이다. 2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미리 발표하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이사회 활동 내역과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공시해 접근성을 높였다. 이에 제일기획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66.7%를 기록했다. 다만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가 불투명하며, 이사회 안건도 단편적인 내용만 공개하고 있는 점은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35점 만점에 27점, 평점은 5점 만점에 3.7점이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한국ESG 기준원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해 평가에서 만점을 획득했다. 아울러 사외이사 개별 평가를 진행해 결과를 재선임 여부에 반영하고 있다. 사회적 물의 및 사법 이슈에 연루된 임원도 이사회에 들어가 있지 않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경영성과' 항목은 55점 만점에 31점, 평점 5점 만점에 2.8점을 획득했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배당수익률 5.45%를 기록하며 KRX300 평균(1.42%)을 상회하며 만점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들어 주당 배당금이 1150원에서 1110원으로 하락하긴 했으나 배당성향 60%는 지켰다. 지난 3년간 배당금 지급으로 매년 1000억~1100억원가량을 썼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2년 대비 줄어들며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에 시장의 평가는 이전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 2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늘 2배 이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부터 국내외 경기 둔화 조짐에 광고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해 올 상반기 PBR 1.38배로 떨어지며 KRX300 평균(2.38배)을 하회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120%대를 유지하며 KRX300 평균(91.96%)보다 높았다. 다만 순차입금/EBITDA는 마이너스(-) 1.4배, 이자보상배율은 30.9배를 기록해 KRX300 평균치를 하회하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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