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부품사, 인도 줌인]에스엘 푸네 확장 주체, 루막스 JV⑤현대차 현지 헤드램프 공급 담당, 흑자 유지·낮은 부채비율 강점
김동현 기자공개 2024-11-11 08:18:14
[편집자주]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공모금액 현지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인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이자 현대자동차 해외 자회사 중 현지 증시에 상장한 첫 사례다. 현대차는 생산능력 확대·연구개발(R&D) 등 지속적인 현지 투자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에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들의 계속되는 성장도 기대된다. 이미 인도 현지에 진출해 현대차그룹 공급망의 한축을 담당해 온 회사들이다. 더벨이 현대차 공급망에 속한 부품사의 인도법인 성장 과정과 미래 전망을 다각도로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09: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인도법인을 현지 증시에 상장하면서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푸네공장에 9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스마트공장 전환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단계별 생산능력 확대가 마무리되면 현대차의 인도 생산능력은 82만대에서 110만대 규모까지 늘어난다.현대차의 인도 첫 진출 당시 함께 현지에 들어간 부품사들도 이에 발맞춰 생산능력 확대를 준비 중이다. 별도의 푸네법인을 설립하거나 기존 법인에 자금을 내려보내는 등의 방식을 택했다. 자동차의 '눈'과 같은 헤드램프를 공급 중인 에스엘(SL)은 후자에 가까운 선택을 했다.
1997년 인도 현지 부품사인 루막스와 설립한 합작사(JV) SL루막스(SL Lumax Industries)를 푸네공장 증설의 주체로 결정했다. 다만 아직까지 별도의 출자나 차입 채무보증 등의 방식으로 본사에서 직접적인 지원을 하진 않았다. SL루막스의 탄탄한 재무구조가 그 바탕이 된다.
SL루막스의 최대주주인 SL은 본래 자전거 부품을 주력으로 하던 회사다. 1954년 삼립자동차공업회사라는 이름으로 출발하긴 했으나 1968년 삼립산업으로 사명을 바꾸고 이듬해부터 현대차에 헤드램프 어셈블리(Head Lamp Assembly)를 납품하며 자동차 부품사로 변화했다.
SL의 첫 해외법인인 SL루막스는 현대차가 인도 현지법인을 세우고 이듬해에 출범했다. 설립 초창기 SL의 지분율은 45%였지만 이후 유상증자를 거쳐 2001년부터는 지분을 70% 이상으로 유지 중이다. 현재 보유 지분율은 78.72%다.
인도 진출 초창기에 법인을 세워 가동을 시작한 만큼 고객사인 현대차의 관심도도 높았다. 2005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인도 현장경영을 나섰을 당시 SL루막스를 찾았다. 이 시기 현대차는 인도 2공장 건설에 나서기도 했다.
SL루막스는 2017년 또다른 인도법인 SL AP가 출범하기 전까지 모회사 SL의 인도 매출을 홀로 책임졌다. 현대차라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바탕으로 매년 흑자를 냈고 외형도 확대됐다. SL도 SL루막스와 SL아메리카(미국법인) 등 2곳을 글로벌 사업의 핵심 계열사로 평가한다. 신규 인도법인인 SL AP는 기아의 현지 물량을 뒷받침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2011년 1046억원 수준이었던 SL의 인도 매출은 SL루막스의 성장과 SL AP의 출범으로 2018년 2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2020년대 들어서는 성장 속도가 무섭게 붙기 시작하며 2021년 4016억원, 2022년 5379억원 등 높은 매출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SL은 인도 지역에서 5491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는데 이중 75%(4101억원)가 SL루막스에서 나왔다.
꾸준한 매출 성장과 순이익 덕분에 SL루막스의 부채비율은 최근 10년 사이 100% 아래에서 관리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당시 부채 급증으로 부채비율이 80%대까지 오르긴 했으나 여전히 관리 가능한 선에서 유지 중이다. 이후 SL의 인도 푸네공장 신증설이 본격화하면 사업 주체인 SL루막스의 자본금과 부채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L루막스와 SL AP는 1970년대생의 젊은 임원들이 이끌고 있다. 1976년생의 이태성 경영리더가 SL루막스·AP 총괄법인장을 맡고 있으며 1975년생의 김민석 경영리더가 SL AP 법인장으로 있다. SL은 올해 초 부사장 이하 임원 전체를 '경영리더'로 바꿨다. 현재 경영리더 외 직급을 가진 인물은 오너 2세 이충곤 회장과 그의 아들 이성엽 부회장(대표이사), SL 사장 출신의 최병식 고문 셋뿐이다.
1970년생의 이성엽 부회장이 아버지를 대신해 이사회 내 유일한 오너 사내이사로 남은 2021년부터 1970년대생 임원들이 약진했다. 39명의 SL 미등기임원 중 3분의 1인 12명이 1970년대생 경영리더다. 마찬가지로 1970년대생인 2명의 인도 법인장들 역시 임원 직급 체제 변화로 올해부터 미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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