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특수가스 협상 결렬, SK스페셜티 가격에 영향 미치나 업황 부진에 가격 눈높이 안 맞아…SPA 체결 전까지 협상 여지
윤준영 기자공개 2024-11-25 08:17:18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이 진통을 겪으며 비슷한 업종인 SK스페셜티 매각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우선협상대상자로서 인수를 진행하는 가운데 인수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앤코는 SK스페셜티를 인수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으로 이르면 다음달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두고 있다. 한앤코는 올 9월 진행된 예비입찰에서 우협 지위를 얻어 본실사를 진행해 왔다.
SK스페셜티는 SK㈜의 100% 자회사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 과정에서 쓰이는 특수가스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삼불화질소(NF3)와 육불화텅스텐(WF6) 제조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앤코가 제시한 기업가치는 약 4조2000억원 수준이다.
최근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를 진행하던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 컨소시엄이 해당 결정을 철회하면서 SK스페셜티 매각가격이 재조명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특수가스 사업도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IMM PE-스틱 컨소시엄은 SPA 체결 직전 특수가스 사업부 가격을 약 8000억원 수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당초 컨소시엄이 우협에 선정될 당시 제시 가격인 1조3000억원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상세 실사 후 1조1750억원으로 낮아졌는데 급격한 업황 악화로 이보다도 더 낮은 가격이 제시된 셈이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는 전방산업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삼불화질소(NF3)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해당 사업부는 매출의 70% 이상이 삼성전자에서 나올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데,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SK스페셜티는 SK하이닉스가 주요 고객사이지만 전반적인 NF3 수익성 저하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효성화학이 납품하는 NF3가 전방산업 부진으로 가격이 낮아진다면 SK스페셜티의 납품 가격도 연동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NF3와 같은 특수가스는 일반용 산업가스와 달리 최소구매물량보전(MTOP) 계약이 있는 경우가 드물어 전방산업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앤코는 예비입찰 후 SPA 체결을 위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사례를 토대로 SK그룹 측과의 협상에서 가격 우위를 주장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실제로 우협 선정 후 SPA 체결 전 가격이 조정되는 사례는 적지 않다.
앞서 언급한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가격도 1조3000억원에서 1조1750억원으로 낮아졌고 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이 인수하고 있는 SK넥실리스 박막사업부 가격 역시 1000억원대로 거론됐지만 결국 950억원으로 조정됐다.
최근에는 SPA 체결 이후에도 딜 클로징(잔금 납입)까지 급격한 손익 변동이 있을 경우 가격 협상의 여지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국내 여러 산업 업황들의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통상 수개월이 걸리는 딜 클로징까지의 기간 내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다만 SK스페셜티의 매출 구조상 효성화학 특수가스보다 수익성 차원에서 우위에 있어 딜 무산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NF3에 집중된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보다 SK스페셜티 매출 구조가 안정성이 더 높다는 의견이다.
SK스페셜티 제품은 NF3와 모노실란, WF6, SiH2Cl2(디클로로실란), Si2H6(다이실란) 등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NF3와 모노실란, WF6이 주요 제품이다. NF3의 경우 전방산업에 영향을 받아 수익성이 높지 않지만 대신 모노실란의 이익 기여도가 높다.
SK스페셜티는 모노실탄 글로벌 점유율이 약 35%로, 전세계 1위다. 일본 도쿠야마와 함께 해당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일종의 과점 시장 체제로 수익성이 좋다는 의견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업황 부진으로 (SK스페셜티 매각) 가격이 일부 조정이 될 순 있겠지만 한앤코의 그간 딜 거래 특성을 살펴보면 우협 자격까지 얻은 상황에서 딜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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