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는 지금]악화된 재무 건전성, 지주사의 백기사 역할 '주목'②지급보증 실시하며 신용도 보강, 토지 활용 담보대출 확대 가능성
변세영 기자공개 2024-11-28 12:40:50
[편집자주]
1세대 가전 양판점 사업자 전자랜드가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며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경기 침체로 가전 수요 자체가 줄어든 데다 이커머스 발전으로 소비자들의 가전구매 환경도 변화한 탓이다. 전자랜드는 유료 멤버십 모델을 신규 먹거리로 육성하는 동시에 재고 등 효율화를 통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8년 만에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실탄까지 확보한 상태다. 더벨은 전자랜드의 사업 현주소를 짚어보고 지배구조와 승계, 앞으로의 전망까지 폭 넓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2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세대 가전 양판점 사업자인 전자랜드(법인명 에스와이에스리테일)는 최근 3년간 적자기조를 이어오면서 재무구조가 상당히 악화됐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9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이라는 위기에 직면했다.이때 해결사 역할로 등장한 건 모회사 에스와이에스홀딩스다. 지주사인 에스와이에스홀딩스를 대상으로 3자배정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급한 불을 껐다. 에스와이에스홀딩스의 경우 당장 현금성 자산은 많지 않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토지를 보유하는 만큼 담보대출 등 방안을 다양하게 활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자회사 지급보증하며 신용도 보강, 300억 유상증자로 현금실탄 제공
전자랜드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영업손실로 돌아선 후 매년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21년 영업손실 17억원에서 2022년 109억원, 2023년에는 228억원 적자를 봤다. 순손실 폭은 더욱 크다. 2022년 당기순손실 243억원을 기록한 후 2023년에는 296억원 커졌다.
자연스레 기초체력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전자랜드 부채비율은 2021년 590%에서 2022년 1980%,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자본총계가 -19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미처리 결손금 규모가 2021년 302억원, 2022년 545억원, 2023년 842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전자랜드는 가전제품을 직매입한 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간 마진을 올리는 사업구조를 갖는다. 제조사와 다르게 사실상 가격 결정권이 미미한 만큼 이익률이 높지 않다. 실제 코로나 직전에도 영업이익률은 1%대에 그쳤다. 이는 전자랜드가 이익잉여금을 쌓아두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의미기도 하다. 실제 전자랜드는 2012년부터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로 전환돼 결손금이 쌓이기 시작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건 전자랜드의 지주사인 에스와이에스홀딩스다. 최근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따른 것이다. 전자랜드는 일찌감치 2001년 임대사업부를 인적분할해 에스와이에스홀딩스로 떼어냈다. 전자랜드는 현재 일부 부동산을 임대해 사용하고 에스와이에스홀딩스에 일정 부분 임차료를 지불한다.
2019년 에스와이에스홀딩스가 2억원 규모 소규모 유증을 단행한 적은 있지만 수백억원 단위 증자가 이뤄진 건 이번이 15년 만이다. 에스와이에스홀딩스는 2009년 전자랜드에 28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사업 확장에 힘을 실어 준 이력이 있다. 간접적인 지원도 상당하다. 전자랜드가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에서 운영비를 차입할 때 에스와이에스홀딩스가 지급보증을 단행하며 자회사 신용도를 보충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
◇차입금 압박 여전히 높아, 지주사의 추가지원 가능성은
지주사의 긴급 지원으로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차입금 부담이 크다는 건 우려 요소다. 지난해 말 전자랜드의 차입금 의존도는 80.4%에 달한다. 특히 1년 안에 갚아야 할 돈으로 분류되는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77%에 육박했다. 차입금 압박은 영업외 비용인 이자비용으로 이어지며 순손실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작용한다. 전자랜드의 이자비용은 2021년 25억원, 2022년 44억원, 2023년 83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지주사의 추가적인 지원이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에스와이에스홀딩스의 2023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85억원 수준이다. 단기금융상품의 경우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해 LX세미콘, 에코프로 등 주식 투자를 통해 보유 현금을 굴리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금융자산을 다 처분해도 전자랜드 유상증자 자금을 대기도 빠듯하다는 점이다.
이때 고민해 볼 수 있는 게 부동산 유동화 카드다. 에스와이에스홀딩스는 용산 금싸라기 지역에 위치한 전자상가를 비롯해 지방에 부동산을 보유한다. 2023년 에스와이에스홀딩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비유동자산은 4976억원으로 이중 토지 장부가액만 4650억원에 달한다. 건물자산도 789억원 규모에 달한다. 매년 건물 임대수익으로만 벌어들이는 매출이 110억원대다.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늘려 추가적인 증자에 나서는 방식도 가능하다. 에스와이에스홀딩스는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871억원을 단기차입, 355억원을 장기차입한 상태다. 채권최고액을 모두 합해도 3360억원으로 추가로 차입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아직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가전양판 리테일 사업에 대한 의지가 크다”면서 “에스와이에스홀딩스가 안팎으로 전자랜드에 꾸준한 지원을 펼치며 리테일 사업 반등을 모색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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