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분쟁 중심' 한미사이언스, 부족한 사외이사 영향력이사회 9인 중 3인이 사내이사…자산 2조원 미만, 사추위 의무 설치 대상 제외
이기욱 기자공개 2024-11-27 08:36:0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10: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서 있는 지주사다. 분쟁 당사자인 송영숙 회장을 비롯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임종윤 사장 등이 모두 이사회에 참여해 있다.오너일가가 중심이 된 사내이사로 인해 사외이사의 영향력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자체 검증 프로세스도 작동하지 않는 모습이다.
감사위원회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님에도 감사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기업 내부통제 개선을 위한 노력은 긍정적인 평가 요소다. 작년 우수한 경영 성과들도 이사회 구성 측면의 부족함을 일부 보완하고 있다.
◇구성·견제기능·평가 개선 프로세스 1~2점 초반대…다양성은 긍정 요소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한미사이언스는 255점 만점에 130점을 받았다.
경영성과와 참여도가 각각 평점 3.2점, 3.1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정보접근성 부문이 2.8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구성과 견제기능은 각각 2.3점, 2.4점으로 중간 값에도 이하의 수치를 기록했고 평가개선프로세스가 1.4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거뒀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총 9명으로 이중 3분의 1을 사내이사가 차지하고 있다.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 사장, 임종훈 대표 등 오너 일가가 사내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도 2명 있기 때문에 사외이사의 비중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사외이사 비중 50% 미만'은 구성 부문 내 사외이사 독립성 항목에서 최하점 1점에 해당하는 요소다. 사외이사만으로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것 역시 쉽지 않기 때문에 소위원회 다양성 항목과 소위원회 위원장 항목에서 각각 1, 2점의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자산 2조원 미만으로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의무 설치 대상도 아니다. 사추위 개최 횟수나 사외이사 추천 경로 등 사외이사 관련 문항에서 모두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나마 구성 부문에서는 여성 이사의 참여 등으로 다양성에서 4점의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사외이사의 부족한 영향력은 견제기능, 평가개선 프로세스 부문 평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회의의 횟수가 타 법인 대비 부족할 수밖에 없고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 체계 자체도 없기 때문이다.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재선임시 반영 여부에서도 1점 최하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사외이사뿐만 아니라 전체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도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감사위 의무설치 대상 아니지만 운영 중…사외이사 3인 참여
감사위원회를 통해서 견제 기능을 보완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자산 2조원 미만 기업으로 사추위와 마찬가지로 감사위 역시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 감사위를 설치, 운영 중이다.
조세·경제 전문 검사 출신 신유철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김용덕, 관태선 등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작년 총 5차례의 감사위원회를 개최하며 참여도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감사위를 넘어 전체 이사회 측면에서도 참여도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총 10회 개최된 이사회에서 모든 이사들이 100% 출석률을 기록했다. 평가는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기 전인 작년을 기준으로 시행했다. 평가 항목에는 없지만 출석률뿐만 아니라 가결·찬성 비율도 100%로 나타났다.
참여도 중에서도 사외이사와 관련된 '사외이사 교육 실시 여부' 항목은 상대적으로 낮은 2점에 머물렀다. 사외이사와 관련된 전체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우수한 경영성과는 이러한 구성 측면의 부정 평가를 일부 보완해줬다. 작년말 기준 3.3배의 주가순자산비율로 5점 만점을 받았으며 매출 성장률 19.3%, 영업이익성장률 102.81%, 자기자본이익률(ROE) 9.86%, 총자산이익률 9.86% 등 영업 관련 지표도 모두 5점을 받았다.
재무 관련 지표 중에서는 부채 비율이 55.71%로 5점 기준 73.57%보다 17.86%포인트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최고점을 받았다. 다만 순차입금/EBITDA는 2.87배로 2점 기준 1.12배를 훌쩍 뛰어넘었고 이자보상배율도 5.61배로 9.72배에 크게 모자랐다. 두 재무 지표는 최하점인 1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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