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지주사 전환]'인적 분할' 후 자사주 소각 결정, 승계 시계추는②김동환 사장 중심 승계 여부 '촉각', 가족회사 '제때' 승계 지렛대 활용 무게
정유현 기자공개 2024-12-02 09:36:00
[편집자주]
빙그레가 지주사 전환에 나섰다. 해태아이스크림 인수에 따라 규모가 확대돼 효율적인 경영을 이어나가기 위한 결정이다. 지주사는 그룹 전반의 투자 및 사업 포트폴리오를 담당하고 빙그레 사업부는 유가공 제품의 생산·판매를 담당한다. 지주사 전환으로 나타날 사업적 변화부터 승계 지형도까지 다각도로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이 '지주사 전환'에 나서면 항상 연관 검색어로 따라오는 단어가 있다. 바로 '경영권 승계'다.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도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빙그레 지주사 체제 전환 소식을 발표하자 3세 승계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배경이다.빙그레는 올해 초 김호연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김동환 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후 해를 넘기지 않고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이에 따라 3세 승계를 위해 가속 페달을 밟았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바로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상황은 아니다. 물론 긴 호흡으로 승계를 준비하기는 하나 당분간은 지주사 체제 안착과 글로벌 사업 강화 등에 더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빙그레에 따르면 내년 5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분할 후 지주회사(가칭 빙그레홀딩스)는 신규사업투자, 자회사 관리 등 투자사업 부문으로 사업회사는(빙그레) 분할대상사업 부문에 각각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인적 분할' 방식을 활용했다.
향후 출범하는 빙그레홀딩스(가칭)은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해 빙그레의 지분을 공개매수할 예정이다. 빙그레의 지분을 매수하고 대가로 빙그레홀딩스의 신주를 발행해주는 방식이다. 계획대로 절차를 마치면 대주주→빙그레홀딩스→빙그레 구조가 돼 지주회사 전환이 완료된다.
최근 몇 년간 기업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있어 '물적 분할'은 비판의 대상이 됐다. 주력 사업을 물적 분할해 분할 자회사를 다시 상장하는 사례가 생기면서 주주 반발이 거세졌고 금융 당국의 모니터링 대상이 됐다. 이에 대다수의 기업들이 물적 분할 방식을 피하고 인적 분할을 선택하고 있다.
인적 분할을 택하면 자사주를 지주사 지배려 강화해 활용할 것이란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빙그레는 자사주 10.25%까지 전량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사실상 당장의 승계보다는 사업 경쟁력 강화에 더 무게추를 두고 있다는 의지를 자본 시장에 드러낸 것으로 해석이 된다.
그럼에도 빙그레의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승계로 연결 짓는 시각이 짙다. 빙그레의 유력 후계자는 김호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환 사장이다.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이름이 알려졌지만 2014년 입사 후 부친 아래서 경영 수업을 착실하게 받아왔다. 올해 3월 경영기획·마케팅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이 됐다.
다만 김 사장이 직접적으로 빙그레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빙그레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36.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재단법인 김구 재단이 2.03%, 주식회사 제때가 1.99%를 들고 있다.
제때는 1998년 빙그레에서 분사한 물류 업체로 작년 말 기준 빙그레의 3남매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동환 사장도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래전부터 빙그레의 승계 작업에서 제때가 활용될 것에 무게가 실렸다.
이번에 지주사 전환을 위해 빙그레홀딩스가 주주 대상을 공개 매수를 진행하는 만큼 3대 주주인 제때도 이 과정에서 빙그레홀딩스 지분을 취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제때와 빙그레홀딩스 합병 방안도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제때를 활용해 김동환 사장이 지주사의 지분을 대거 확보해 사실상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하는 방식 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도 이번 지주사 전환을 승계를 위한 첫 단추 정도로 해석하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슈도 있는 상황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한 것은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 등 적절한 관리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의 목적이 더 커보인다"며 "승계가 중장기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은 되나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계기로 속도가 앞당겨질 것이란 분석은 아직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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